서브메뉴

본문

오적
오적
저자 : 김지하
출판사 : 아킬라미디어
출판년 : 2016
ISBN : 9791195136896

책소개

김지하 시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오적(五賊)』이 근 20년 만에 재출간 되었다. 1970년에 사상계에서 처음 출간되었던 오적은 당대의 부정부패를 일삼던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일제 치하의 을사오적처럼 오적으로 부르면서 이들의 부패 상을 담시(譚詩)라는 독창적 형식으로 통렬하게 풍자하여 비판한 매우 독창적인 시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책 소개

김지하 시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오적’(五賊)이 근 20년 만에 재출간 되었다. 김지하 시인의 오적은 시 창작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한 성취물이자 또 우리 사회 비판의 영역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준 작품이었다. 김지하 시인의 오적은 지금 재출간된 2016년에서 거슬러 올라가 무려 46년 전인 1970년에 사상계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당대의 부정부패를 일삼던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일제 치하의 을사오적처럼 오적으로 부르면서 이들의 부패 상을 담시(譚詩)라는 독창적 형식으로 통렬하게 풍자하여 비판한 매우 독창적인 시이다. 당시 이 시의 발표로 사상계는 폐간되었으며 서른 살 청년 시인 김지하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 수감되었다. 당대에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작품이다.

오늘 2016년 우리 한국 사회에서 오적이 다시 재출간되고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시인은 서른 살에 46년 전 한국 사회의 부패상을 혼의 목소리로 비판하고 규탄하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 한국 사회는? 김지하 시인의 오적의 외침은 여전히 우리 당대에도 유효한가? 만약 유효하다면 우리 당대의 기성세대는 가슴을 치며 통탄해야 할 일일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1970년 오적의 그 불타는 외침은 여전히 우리 당대 한국 사회에 유효한 것 같다. 우리가 오적을 다시 책장에서 꺼내어 읽어야 할 이유다.

출판사 서평

본 작품은 김지하의 담시집이다. 담시(譚詩)란 김지하 시인이 창안한, 말 그대로 이야기 시로서 민족의 전통적 문화유산을 창조적으로 계승한, 극과 노래 서정과 서사가 혼합된 창작 판소리이다. 이 담시를 김지하 시인은 1970년대 군사정권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도구로 삼았다. 당시 시인의 정치 문화적 활동은 문학이 사회에 미치는 힘을 보여준 시대적 사건이었고, 이러한 담시는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돼 읽혀진 바 있다.

‘오적’은 1970년 작으로 군사정권의 부정부패 주범을 오적으로 정하고 이들을 풍자하고 공격한 작품이다. 이는 시인의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린 작품이다. 1972년에 나온 ‘비어’는 권력의 횡포와 민심을 풍자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오행’은 1973년 작으로 박정희 정권의 붕괴를 예언한 작품이다. ‘앵적가’는 1971년에 발표, 일본인의 관광과 경제 침탈을 풍자한 작품이다. ‘똥바다’는 1974년 작으로 시인이 정권에 의해 체포된 후 감옥에서 벽지를 찢어 창작한 대표 작품이다. ‘이 가문 날에 비구름’은 1988년 작으로 동학 창시자 수운 최제우의 사상을 시인이 해석한 작품이다.

‘김흔들 이야기’는 무식한 땜쟁이가 6.25 전쟁에 국군으로 참여하고 인민군에 잡혀 인민군이 되었다가 유엔군과 중공군의 포로도 되는 이야기이고, ‘고무장화’는 천생 농부인 장화삼촌이 해방 이후 일본인한테서 얻은 고무장화에 관련된 우스운 이야기이다. 이 둘은 위 작품들과 달리 사회비판적 요소가 적지만 재미난 작품으로 이 땅의 백성이 당하는 역사의 질곡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자, 그럼 2016년인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이 담시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본 작품의 그로테스크한 묘사와 거친 표현은 현대를 사는 우리 정신에 거부감과 불편함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는 오늘날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거부감과 불편함 때문에 그냥 책을 덮어야 할까? 또는 한번 당시를 고려해 봐야 할까?

시인의 작품에는 개인적 자유를 억압하고 또한 가난했던 1970년대의 강력한 정치권력에 저항한 작품이라는 역사성이 엄존한다. 우리가 작품의 역사성을 인정하고 추체험 할 때 그런 그로테스크한 묘사와 거친 표현은 필연성으로 느껴질 수 있다.

생각해 보라. 폐쇄된 공간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공룡과 맞서 싸워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면 과연 고양이는 어떤 의식 상태에 놓이게 될까. 공룡은 여유작작한 반면에 고양이는 극도의 긴장과 공포감 속에서 온전한 정신이 아닐 것이다. 한 개인이 홀로 정치권력과 맞서는 상황이 이와 같다 할 수 있다. 오늘날 한 개인이 정치권력과 다툼이 발생할 시에도 위의 고양이 같은 처지를 면할 수 없을 것인데 하물며 1970년대 한 개인의 심경은 어떠했겠는가? 이런 점에서 이 작품에 대한 불편함을 떨쳐버리고 역사성을 고려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가 된다.

1970년이면 지금으로부터 46년 전인데 그간에 우리 생활에 일어난 변화를 살펴보면 깜짝 놀랄 정도이다. 46년이란 길지 않은 기간에 우리는 절대 빈곤에서 1인당 GDP 3만 불에 육박하는 풍요로, 개인 개념이 희박하던 관존민비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상당 부분 보장되는 시민사회로 변했다.

역사를 냉철하게 볼 때 오늘의 시대가 과거보다 모든 면에서 좋다고는 볼 수 없다. 1960-70년대 군사정권 시대와 오늘의 시대를 비교해 보면 각각 강점과 약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군사정권 시대는 절대 빈곤 상태에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미약했던 한편에서 경제발전 초기의 급격한 성장으로 사람들이 희망에 넘치고 있었고, 가족 간에 이웃 간에 인간적 유대가 긴밀하고 국가를 확대된 가족처럼 각자의 마음으로 승인하던 시대였다. 인간적 유대감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임을 생각하면 이 시대의 장점은 주목할 만하다.

오늘의 시대는 1인당 GDP 3만 불에 달할 정도로 부를 쌓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도 상당히 증진된 시대이다. 그러나 오늘의 시대는 높이 쌓아올린 부의 꼭대기에서 아이러니하게 경제 장기 침체의 먼 미래를 내다보며 사람마다 불안을 느끼는 시대인 동시에 상대적 빈곤감에 몸부림치는 시대이기도 하다. 또한 인간적 유대감이 약화돼 가족이 해체되고 이웃은 무관심에 불신 관계가 되고 국가라는 거대 조직체에 대해 나날이 반감이 커지는 시대이기도 하다. 현대의 우리는 상당한 호화로운 공간에 홀로 고립된 채 고독감을 되씹으며 어두운 미래에 절망해 벌벌 떨고 있는 상태이다. 인간의 현재 행복감에 미래의 밝은 전망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바로 현 시대의 약점, 우리의 새로운 절망 상황, 여기에서 우리가 김지하 담시를 읽고 현대적으로 변용시켜야 하는 의미가 있다. 김지하 시인이 1970년대 흉흉한 정치권력과 부패상을 담시를 가지고 풍자했듯이, 오늘의 우리는 우리의 정신분열증적 고독과 절망을, 우리를 고립시키며 이질적으로 점점 커져만 가는 현대 문명의 정치기구를, 현대의 담시로써 풍자하고 우리를 표현해서 살길을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김지하 담시를 역사적으로 읽고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볼 때 또한 그것을 창조적으로 변용하는 예술가들이 등장할 때, 담시의 생명은 오래 이어질 수 있으리라.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자서 (自序) 6
고(故) 김수환 추기경 발어(發語) 11
편집자 도움글 13
오적(五賊) 17
비어(蜚語) 35
오행(五行) 65
앵적가(櫻賊歌) 97
똥바다 117
김흔들이야기 159
고무장화 185
이 가문 날에 비구름 211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