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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발명
예술의 발명
저자 : Larry E. Shiner
출판사 : 바다출판사
출판년 : 2023
ISBN : 9791166891410

책소개

‘예술’은 본래 존재하지 않았다
예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을 래리 샤이너의 걸작

예술은 어떻게 예술이 되었을까? 일리노이대학교의 철학과 명예교수 래리 샤이너가 『예술의 발명』에서 예술의 기원을 추적한다. 오랜 시간 미술, 문학, 음악 등 예술의 다양한 영역을 탐구한 샤이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 즉 현대 순수예술의 체계가 18세기 유럽에서 수공예와 분리되어 만들어진 발명품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예술에 대한 이해 없이 예술과 수공예로 구분되는 기존의 체계를 의심하지 않은 탓에 예술의 정의는 저마다 다르고, 무엇이든 예술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과 예술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말하는 사람이 혼재하게 되었다.
샤이너는 예술과 수공예의 경계를 구분 짓는 18세기 이전과 이후의 역사적 맥락에서 예술의 기원을 집요하게 추적해나가며, 16~17세기의 예술과 그 이후 분리된 18세기 이후의 현대 순수예술 체계를 지배하는 규범들이 얼마나 다른지 살펴본다.
기존의 예술과 현대 순수예술의 체계의 거리를 좁혀 제3의 예술을 맞이할 수 있을까? 샤이너는 우리가 예술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 개념들을 뒤흔들어 새로운 관점에서 예술을 보도록 하며, 예술을 향유하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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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 예술의 기원을 추적한 역작

무엇이든 ‘예술’이라고 불릴 수 있는 시대다. 일상적인 물건이 미술관에 전시되거나 플랫폼과 형식에 제한 없이 문학이나 음악의 테두리 안에서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 이러한 현상의 반대편 극단에는 미술 ㆍ 문학 ㆍ 고전음악이 ‘죽었다’는 절망의 목소리가 있다. 무엇이든 예술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과 예술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말하는 사람이 혼재한 시대,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저자는 예술 본질이 처한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적 맥락에서 예술의 기원을 추적해나간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예술에 대한 혼란은 결국 예술의 분리를 극복하려는 모색의 과정이 아직 진행 중이며, 그 진행 중인 과정을 이해하려면 먼저 예술이 어떻게 분리되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저자가 말하는 예술의 분리란 무엇을 뜻하는 걸까?
고대에 정의하는 예술은 말 조련, 시 짓기, 구두 제작, 통치술 등 인간의 모든 기술을 포함했다. 당시 인간의 예술과 반대되는 개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공예가 아니라 바로 자연이었다. 그러나 이 개념은 18세기에 결정적으로 분리를 맞게 된다. 우아한 기술로 수행된 인간의 모든 활동이 쪼개져 우리가 알고 있는 시나 회화, 음악과 같은 순수예술이라는 새로운 범주가 탄생했고 이는 구두 제작이나 자수, 대중음악으로 특징되는 수공예나 대중예술과 대립되게 되었다. 이후로 수공예와 대중예술은 기술과 규칙을 이용하여 특정 목적을 가진 것을 의미하는 반면 순수예술은 용도나 재미를 위한 목적을 가지지 않고 영감과 천재성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되었고, 이러한 흐름에 따라 예술가와 장인도 자연스럽게 분리되었다.
18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예술가’와 ‘장인’은 바꾸어 쓸 수 있는 단어였지만 18세기 말에 이르자 ‘예술가’와 ‘장인’은 서로 반대말이 되었다. 이러한 역사를 거쳐 ‘예술가’는 순수예술 작품의 창조자로, ‘장인’은 유용하거나 재미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단순 제작자로 정립된 것이다. 이 분리를 시작으로 예술의 정의만 바뀐 것이 아니라, 개념 ㆍ 관행 ㆍ 제도로 이루어진 예술의 한 체계 전체가 다른 체계로 대체되었다. 예술의 기원을 전체적인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술’과 ‘예술’이 아닌 것, 그 이분법을 넘어서

“몇몇 장르를 순수예술이라는 정신적 지위로 끌어올리고 그 제작자들은 영웅적 창조자로 격상하는 반면 나머지 장르들은 오로지 실용성의 지위로 떨어뜨리고 그 제작자들을 가공업자로 격하하는 것, 이는 개념적인 변화를 훨씬 넘어서는 일이다”(41쪽)에서 샤이너가 지적한 것처럼 순수예술의 체계의 밑바탕에는 여성, 소수 민족 등 특정 층과 영역을 배제시키는 제국주의적 전제가 깔려 있다. 자율성과 생활 모두를 포괄한, 분리 이전의 예술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이러한 점에서 순수예술이 가르는 이분법은 인종, 성, 정치적 분리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관조적’이며 ‘미적’인 순수예술의 고결함을 지키려는 행위가 제국주의적 역사의 뿌리를 둔 예술을 강화하는 일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19세기 초 이후로 현대 순수예술 체계가 유럽과 미국을 지배하면서 예술과 수공예를 가르는 이 체계의 근본적인 양극성에 저항해온 예술가와 비평가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호가스, 루소, 울스턴크래프트는 예술의 분리가 일어나고 있던 바로 그 시기에도 예술가와 장인, 미적인 것과 도구적인 것을 구분해서 가르는 데 거세게 반대했으며, 에머슨, 러스킨, 모리스도 ‘예술 대 수공예’ ‘예술 대 생활’이라는 근저의 이분법을 공격했다.
샤이너를 따라 16, 17세기 예술 체계와 18세기 분리 이후의 현대의 순수예술 체계를 지배하는 규범들이 얼마나 다른지를 살펴보면, “미술, 문학이나 음악이 죽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기존의 예술 체계의 품을 너무 좁게 보고,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순수예술 체계의 이분법을 깨닫고 분리 이전의 예술의 기원을 이해하는 일은 예술의 분리에서 파생된 해묵은 위계와 질서를 완화시키고, 다양한 정치, 사회, 문화적 거리를 조정해갈 수 있는 그 시작점에 서는 것과 같다. 그 시작점에 섰을 때야 비로소 우리는 지금 예술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혼란을 극복하고, 기존의 예술과 현대의 순수예술을 화해시키는, 제3의 예술 체계를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예술을 이루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역사

이 책은 미켈란젤로로 대두되는 고전에서부터 모더니즘에 기반을 둔 현대미술을 포함해 문학, 음악, 사진 등 예술을 총망라한 예술서인 만큼 크게 다섯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고대의 ‘예술’이란 여전히 어떤 목적에 바쳐진 인간의 모든 제작 혹은 활동을 뜻했으며, 예술가와 장인의 구분도 아직 규범적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예술의 현대적 이상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진전이 르네상스 시대에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미켈란젤로가 활동했던 이탈리아에서나 셰익스피어가 활동했던 영국에서나 모두 예술과 수공예, 예술가와 장인을 하나로 본 과거의 예술 체계가 규범이었음을 제시한다.
2부에서는 18세기를 지나는 동안 과거의 예술 체계에서 일어난 중대한 분열에 대해 서술한다. 이 분열은 수공예에서 순수예술을, 장인에서 예술가를, 도구적인 것에서 미적인 것을 떼어내고 미술관, 세속 음악회, 저작권 같은 제도들을 설립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또한 이 균열과 연관된 사회, 경제, 성 역할의 측면들도 탐구한다.
3부에서는 미적인 것이란 무관심적이라는 관념에 저항한 호가스, 루소, 울스턴크래프트의 사례를 살펴본다. 아울러 옛 예술 체계의 목적 개념을 소생시키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예술 그 자체를 추구하는, 새 체계의 도래를 앞당긴 프랑스혁명의 대담한 시도들을 검토한다.
4부에서는 순수예술 체계의 구축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19세기에 예술은 최상의 가치로 격상되었고, 예술가라는 직업은 독특한 정신적 소명이 되었으며, 순수예술 제도가 유럽과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대중들에게 올바른 미학적 행동거지를 가르쳤다.
5부에서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걸쳐 순수예술의 범주에 추가된 새로운 예술들과 순수예술 범주에 저항한 새로운 형식들의 사례를 살펴본다. 이는 현대 예술 체계가 기본적인 양극성을 변화시키지 않고 어떻게 새로운 예술(사진)과 새로운 저항 형식(예술 수공예운동, 러시아 구축주의)을 동화시켰는지 보여준다. 아울러 5부의 마지막 장에서는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지속적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순수예술 대 수공예’의 구분과 이 구분이 사용된 사례들을 살펴본다.

예술을 향유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술 교양서

모두를 위한 예술서인 만큼 정확하고 읽기 쉬운 번역을 위해 옮긴이가 각별히 신경을 썼다. 미학과 미술 이론 전공자인 옮긴이가 여러 가지 의문 사항을 저자와 직접 상의할 뿐만 아니라, 영어판에 있던 몇 가지 오류를 지적할 만큼 해박한 지식으로 전문 학자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학생들에게도 유용한 책이 되도록 했다.
간결한 문체와 각주, 참고 자료를 최소화하면서도 과거의 예술가들과 사상가들의 말을 인용해 그 속에 담긴 힘과 운치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80여 장에 이르는 도판은 글로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부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뿐 아니라 책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다.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을 따로 집필해 이 책이 나온 지 2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꾸준히 제시되었던 연구 결과와 비평들을 실었고, 이에 수정이 필요한 지점들도 세심히 짚었다.
“예술의 현대적 체계는 본질이나 운명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바의 예술은 겨우 200년 전에 유럽인들이 발명해낸 것일 뿐이다. 그전에는 훨씬 광범위하고 실용적인 예술 체계가 있었는데, 이 체계는 2000년이 넘도록 지속되었고, 앞으로는 세 번째 예술 체계가 현대적 체계의 뒤를 잇게 될 것 같다”(36쪽)에서 말했듯이 이 책이 예술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단번에 흔드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예술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논의가 이루어지는 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저자의 태도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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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차례


책머리에 · 5
한국어판 서문 · 17
들어가는 글 · 35

1부 순수예술과 수공예 이전
1. 고대 그리스에는 ‘순수예술’이라는 말이 없었다 · 61
예술, 테크네, 아르스 · 62
장인 / 예술가 · 66
미와 기능 · 70

2. 아퀴나스의 톱 · 75
‘종속적’ 예술에서 ‘기계적’ 예술로 · 75
기술자들 · 78
미의 관념 · 83

3. 미켈란젤로와 셰익스피어: 예술의 상승 · 87
교양 예술의 개방 · 89
장인/ 예술가의 지위 변화 · 92
장인/예술가의 이상적인 특성들 · 102
셰익스피어, 존슨, 그리고 ‘작품’ · 104
미학의 원형? · 112

4. 아르테미시아의 알레고리: 이행기의 예술 · 117
신분 상승을 위한 장인/ 예술가의 지속적인 분투 · 121
장인/ 예술가의 이미지 · 128
순수예술의 범주를 향한 발걸음 · 130
취미의 역할 · 137

2부 예술의 분리
5. 고상한 사람들을 위한 고상한 예술 · 149
순수예술이라는 범주의 구축 · 150
순수예술의 새로운 제도들 · 161
새로운 예술 공중 · 168

6. 예술가, 작품, 시장 · 175
예술가와 장인의 분리 · 176
예술가의 이상적 이미지 · 191
장인의 운명 · 197
천재의 성별 · 204
‘예술작품’의 이상 · 207
후원 체제에서 시장으로 · 211

7. 취미에서 미적인 것으로 · 217
미적 행위의 학습 · 221
예술 공중과 취미의 문제 · 226
미적인 것의 구성 요소 · 231
칸트와 실러, 미적인 것의 집약 · 239

제3부 대항의 흐름
8. 호가스, 루소, 울스턴크래프트 · 253
호가스의 ‘쾌락주의 미학’ · 253
루소의 축제 미학 · 257
울스턴크래프트와 정의로운 아름다움 · 264

9. 혁명: 음악, 축제, 미술관 · 271
후원 제도의 붕괴 · 272
대혁명의 축제들 · 275
대혁명기의 음악 · 280
대혁명과 미술관 · 286

제4부 예술의 신격화
10. 구원의 계시로서의 예술 · 301
예술 영역의 독립 · 302
예술의 정신적 승격 · 308

11. 예술가: 신성한 소명 · 313
예술가 이미지의 승격 · 313
장인의 몰락 · 325

12. 침묵: 미적인 것의 승리 · 335
미적인 행위의 학습 · 336
미적인 것의 상승과 미의 하락 · 344
예술과 사회의 문제 · 347

제5부 순수예술과 수공예를 넘어서
13. 동화와 저항 · 359
사진술의 동화 · 360
저항의 다양한 입장: 에머슨, 마르크스, 러스킨, 모리스 · 366
예술수공예운동 · 372

14. 모더니즘, 반예술, 바우하우스 · 381
모더니즘과 순수성 · 381
사진의 경우 · 388
반反예술 · 391
바우하우스 · 397
예술의 분리에 대한 세 철학자 - 비평가의 견해 · 404
모더니즘과 형식주의의 승리 · 410

15. 예술과 수공예를 넘어서 · 413
‘원시’ 예술 · 414
예술로서의 수공예 · 421
예술로서의 건축 · 427
예술 사진 붐 · 432
문학의 죽음? · 435
대량 예술 · 437
예술과 생활 · 442
공공 미술 · 452

맺는 글 · 461
옮긴이 후기 · 469
도판 목록 · 477
참고문헌 · 481
찾아보기 ·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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