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자 : 코리 스탬퍼
출판사 : 윌북
출판년 : 2018
ISBN : 9791155811535

책소개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차장에선 이따금 마약 거래가 이루어지고, 건물 뒤편 안전유리에 총알 자국이 남아 있는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의 변화 중인 동네. 벽돌 건물의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사람들의 흔적은 있지만 소리가 없는 기묘한 사무실이 나온다. 그 안에는 하루에 8시간 이상 칸막이 책상에 앉아 종이 맛 나는 커피를 들이부으며 오직 단어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전의 작가이자 편집자인 그들은 긴 침묵 속에서 신중히 언어를 채집해 체에 거르고, 분류하며, 정의 내린다.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사전 출판사 메리엄 웹스터의 사전 편집자인 코리 스탬퍼는 수도승처럼 속세를 등지고 전적으로 언어에만 헌신하며, 남들과 교류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 더 각광받는 이 특별한 직업을 천국의 직업으로 여기며 20년째 언어와 연애 중이다.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느리지만 바쁘게
세상의 언어를 담아냅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사전에 대해 별생각이 없거나, 오류 없이 그냥 존재하는 것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사전은 사람이 만든다. 어떤 단어를 새로 넣을지부터 단어의 품사를 결정하고, 인용문을 찾고, 정의 내리고, 배열하는 일까지 모두 사람의 손을 거친다.
메리엄 웹스터에서 사전 편집자가 되기 위한 공식 요건은 두 가지뿐이다. 전공을 불문하고 공인 4년제 칼리지나 대학 학위가 있어야 하며, 영어 원어민 화자여야 한다. 여기에 비공식 요건이 추가된다. 하루에 8시간씩 거의 완벽한 침묵 속에서 전적으로 혼자서 일하는 것이 기질에 맞아야 한다.

사전 편찬 일은 고체로 분류될 만큼 느리게 움직이지만,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사전은 완성된 바로 그 순간 낡기 시작하기 때문에 사전이 출시되는 즉시 다음 개정판을 준비해야 한다. 이런 사전 편집자의 일에 대해 새뮤얼 존슨은 “세상의 낮은 업에 노역하며, 칭찬받을 가망 없이 비판에 노출되고, 성실함에 보답받지 못하는 무해한 노역자이자, 불행한 필멸자”라고 말한 바 있다. 저자 코리 스탬퍼 역시 한 단어의 의미를 확장하는 바람에 독자들로부터 수천 통의 항의 메일을 받기도 하고 인터넷 사전의 성장으로 정리 해고를 걱정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무해한 노역자들은 사전에 올바르게 기술할 적확한 단어를 찾느라 매일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며 흠뻑 젖은 뇌를 쥐어짜고 숙명적으로 천천히 눈이 멀어간다. 그들이 바로 사전 편집자다.

모든 단어는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새로운 단어가 사전에 등재되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첫째,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
둘째, 특정 기간 (일반적으로 수년간) 지속적으로 사용될 것.
셋째,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

매일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는 누군가의 입에서 세상에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용되었다가, 사전 편집자에 의해 정의내려지면서, 사전에 등재된 것이다. 또 사전에 담겼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의미와 문법, 쓰임이 변하기도 하고 더 이상 사용되지 않으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즉, 단어는 살아 있는 생명체다.

단어는 점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950년에 한 단어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사용되는 데 20년쯤 걸렸다면, 지금은 1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만큼 사전에 단어를 담아내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take'처럼 아무도 찾아보지 않을 것 같은 작은 단어도 정의와 인용문을 손보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더 어려운 것은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단어가 사용되는 맥락이 바뀐다는 것이다. 원래 ‘bitch'는 단순히 ‘암캐’를 의미했는데 점차 의미가 변화되어 ‘음란하거나 부도덕한 여자’, ‘심술궂고, 못되고, 군림하려 드는 여자’를 의미하게 됐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여성의 위상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그런가 하면, 단어의 정의 하나가 세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marriage'라는 단어에 단지 ‘동성인 사람과 맺어진 상태’라는 작은 하위 의미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재판에 인용되어 동성 결혼의 합법성에 영향을 미치는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단어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그대로 사전에 실린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단어는 자꾸 쓰여서 사전에 올라간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나, 단어는 스스로 성장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사전 편집자들은 그 단어들 모두에 경의를 표하며 의미를 담아낸다.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전 편집자 코리 스탬퍼는 하루 종일 칸막이 사무실에서 언어 속에 팔꿈치까지 푹 빠져 하루를 보내고 난 뒤, 회사 건물을 나서면서도 몸에 묻은 것들을 말끔히 씻어낼 수 없다. 길거리를 지나가다가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간판을 읽거나, 자신이 찾은 것보다 더 좋은 인용문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지 계속 두리번거린다.

퇴근 후 시간까지 일을 내려놓을 수 없는 사람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일과 삶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직업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바로 언어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혹시 당신도 엉덩이가 평평해질 때까지 책상에 앉아 틀린 표현을 쓰지는 않았는지, 조금 더 문장을 다듬을 수는 없을지 모니터를 눈이 빠져라 들여다보지 않는가? 지금 쓰인 것보다 더 적확한 단어는 없을까 고민하며 강박적으로 동의어 사전과 유의어 사전을 뒤져보지 않는가?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는 사전 편집자로서 살아온 저자의 오랜 경험을 토대로 언어에 대한 새로운 면모를 만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매일 언어를 어루만지며 살아가는 언어 노동자의 직업 분투기로 언어에 얽힌 저자의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아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공감의 하트를 보내며 절로 미소가 입가에 머문다.

매일 좋은 단어를 찾아 헤매본 사람이라면, 그 단어를 만드는 사람의 땀을 떠올려보시길.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서문
1장. Hranfkell - 언어와 사랑에 빠지는 것에 관하여
2장. But - 문법에 관하여
3장. It’s - ‘문법’에 관하여
4장. Irregardless - 틀린 단어에 관하여
5장. Corpus - 뼈대를 수집하는 일에 관하여
6장. Surfboard - 정의에 관하여
7장. Pragmatic - 예문에 관하여
8장. Take - 작은 단어에 관하여
9장. Bitch - 나쁜 단어에 관하여
10장. Posh - 어원과 언어적 기원주의에 관하여
11장. American Dream - 연도에 관하여
12장. Nuclear - 발음에 관하여
13장. Nude - 독자 편지에 관하여
14장. Marriage - 권위와 사전에 관하여
Epilogue - 끝내주는 일
감사의 말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