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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요리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
음식과 요리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
저자 : 해롤드 맥기
출판사 : 백년후
출판년 : 2011
ISBN : 9788996498810

책소개

동서양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음식의 파노라마!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을 담은 책 『음식과 요리』. 세계적인 과학자이자 저술가인 해롤드 맥기가 동서양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박식함을 바탕으로 세상의 다양한 음식을 다루었다. 먹는 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위한 레퍼런스 북이지만, 저자의 예사롭지 않은 문장력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스스로를 '주방 화학자'로 칭하는 저자는 화학자의 눈으로 요리의 '왜(Why?)'와 '어떻게(How?)'를 추적한다. 각 재료의 성질을 설명하고 좋은 요리의 조건이 되는 요소를 찾고 있다. 또한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와 오해, 음식 소비자들의 미각을 위한 제안과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담고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ㆍ 1984년 초판 출간
ㆍ 2004년 개정판 출간
ㆍ 제임스 비어드 재단의 키친 에이드 북어워드 수상.
ㆍ 2008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
ㆍ 27년째 아마존 요리 분야 베스트셀러 1, 2위

왜 생선살은 희고 연한데 소고기는 붉고 질길까? 왜 천연효모 빵은 풍미가 풍부하고 대형 체인의 빵은 맛이 밋밋할까? 왜 커피는 생수에서 우려야 맛이 좋을까? 왜 잎은 쓰고 열매는 달까? 채소를 데칠 때는 왜 소금을 넣고, 고기를 구울 때는 왜 센 불에 먼저 익혔다가 약한 불에 오래 익혀야 할까? 왜 와인은 뉘어서 보관해야 하고, 왜 고급 사케는 쌀의 절반 이상을 깎아내 버릴까?

음식을 앞에 놓고 한번쯤 이런 질문들을 떠올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자가 화학자로서, 저술가로서 주방을 무대로 삼게 된 계기도 바로 이러한 질문들이다.
이 책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요리사와 미래의 요리사, 주부, 음식 비평가와 감식가, 소비자들에게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 준다.

ㆍ 음식 세계의 드넓은 파노라마_시공을 넘어 세상의 모든 음식을 다룬다

이 책의 범위는 그야말로 글로벌하다. 세상에 다루어지지 않는 음식이 없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요리도 두루 다루어진다. 우리나라의 김치, 된장, 젓갈 등은 물론이고 감, 밤, 잣, 고사리 등의 식재료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단순히 나열되는 것이 아니라 김치와 독일의 사워크라우트가 연결되고, 젓갈과 안초비와 동남아시아의 민물 생선 소스들이 연결되며, 생선 소스가 생선을 대두로 대체한 대두 소스, 즉 간장으로 발달하는 과정이 지리적 한계를 넘어 거대한 문화적 그물망으로 엮인다.

“한국의 김치는 밥이라는 다소 단조로운 맛을 가진 음식에 필수적으로 딸려 나오는 반찬이다. … 김치는 온전한 배추의 줄기와 잎사귀들을 매운 고추, 마늘, 갖가지 채소, 젓갈과 함께 발효시켜서 만든다. 사과, 배, 참외 등의 과일을 넣기도 한다. 비교적 많은 소금을 쓰며, 상당히 낮은 온도에서 발효시킨다. 이것은 늦가을에 담아 항아리에 넣고 밀봉해 겨울의 차가운 땅속에 묻던 본래의 형태를 반영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김치는 사워크라우트에 비해 신맛은 훨씬 덜하고 염도는 높은 아삭아삭하면서 몹시 자극적인 절임 요리다. 간혹 김치에 거품이 생길 때가 있는데, 이것은 14℃ 이하의 온도에서 가스를 생성하는 박테리아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p.149)

“생선 발효는 수천 년 전에 중국 남서부와 메콩 강 유역에서 시작된 것이 명백하다. 그것이 해안 델타 지역으로 퍼지고, 바닷물고기에까지 적용되었다. 두 가지 크게 다른 방법이 발전되었는데, 하나는 작은 물고기 더미나 물고기 부위들에 그냥 소금을 뿌려서 발효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교적 큰 물고기에 가볍게 소금을 뿌린 다음 그것을 쌀을 비롯한 곡물·채소·과일 등의 발효 유도제에 묻어 두는 것이다. … 밥의 원형도 여기에 포함되는데, 그것은 식초를 살짝 뿌린 밥에 완전히 신선한 생선 살 한 점을 올리는 지금의 초밥과는 전혀 다르다. 대표적인 발 효 생선 몇 가지만 소개한다.”(p.372)

“1789년에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난다. 프랑스의 귀족들이 대거 몰락하면서 그들에게 고용되어 있었던 요리사들도 예전처럼 무제한적인 지원과 자원을 가질 수 없었다. 실직을 당했다가 최초의 고급 레스토랑을 개업함으로써 살길을 모색한 요리사들도 생겨난다. 유명한 요리사였던 앙토냉 카렘(1784~1833)은 프랑스대혁명이 요리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카렘은 《프랑스 호텔 요리장 Maitre d’otel francais》 서문에서 ‘옛 요리의 화려함’은 사람과 재료에 대한 영주의 아낌없는 지출 덕분에 가능했다고 썼다.”(p.894)

ㆍ 레퍼런스 북과 에세이의 화려한 통합

이 책은 기본적으로 먹는 행위와 관련된 모든 이들을 위한 레퍼런스 북이지만, 망원경과 현미경을 고루 활용하는 저자의 다양한 스코프와 동서양과 고금을 넘나드는 박식함, 한때 문학을 공부한 사람다운 예사롭지 않은 문장력이 주는 읽는 재미는 전문 에세이스트의 글 못지않다.

“노른자는 암탉이 씨앗과 잎에서 거둬들인 연료의 비축이다. 그 씨앗과 잎은 다시 태양 복사에너지의 비축이다. 노른자의 노란색 색소 역시 식물에서 직접 획득한 것이다. 식물의 노란색 색소는 광합성 작용을 하는 화학공장이 태양에 의해 망가지지 않도록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달걀은 실제로 창조의 사슬을 구현한다. 그 사슬은 병아리 발생에서부터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암탉으로, 그 암탉이 먹은 식물로, 다시 생명의 불길의 궁극적 원천인 하늘의 황금빛 공으로 이어진다. 하나의 달걀은 생명으로 굴절된 태양 빛이다.” (p.119)

“오늘날, 전형적인 산란계는 인큐베이터에서 부화되어, 실험실에서 연구된 배합사료를 먹고, 1년쯤 백열전구 아래 철사 줄 위에서 살면서, 250~290개 정도의 알을 낳은 후 죽는다.”(p.125)

“식물의 세계는 흙냄새 나는 뿌리들, 쌉쌀하고 떫고 생기를 돌게 하는 이파리들, 향기를 뿜어내는 꽃들, 군침이 도는 과일들과 견과와 씨앗들, 단맛·신맛·떫은맛과 기분 좋은 통증, 수천 가지 향을 아우른다. 이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세계는 단순하고 엄혹한 필요의 산물이다. 땅에 붙박인 채 온몸을 드러낸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위대한 화학자가 되었다. 그들은 흙과 물과 돌과 바람과 빛으로 스스로를 만들고, 나아가 흙을 모든 동물들이 생명을 의존하는 음식으로 변형시킨다. 식물들은 색깔과 맛과 향으로 적을 물리치고 친구를 꾄다. 그것들이 바로 아름다움과 맛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빚어낸 화학적 발명품들이다.”(p.389)

“1700년이 되면, 포르투갈 식민지인 상투메를 통해 매년 1만 명 정도의 아프리카인들이 아메리카로 팔려 간다. 설탕 산업은 노예제도의 엄청난 확대를 이끈 유일한 동력은 아니지만 주된 동력이었으며, 남미의 식민지들과 면화 플랜테이션에서 노예제를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도 큰 몫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아메리카에서 노예로 일한 2000만 명의 아프리카인들 가운데 2/3가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일면 아메한다. 설탕·노예·럼주·대량 생산된 상품들의 무역은 당시까지 작은 도시였던 영국의 브리스톨과 리버풀·뉴포트·로드아일랜드를 거대한 항구로 변모시켰으며, 사탕수수 농장 소유주들이 축적한 거대한 부는 산업혁명의 초기 돈줄 노릇을 톡톡히 했다.”(p.988)

ㆍ 화학자의 눈으로 추적하는 요리의 ‘왜’와 ‘어떻게’_요리사들이 책장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들춰보는 이유

스스로를 ‘주방 화학자’로 칭하는 저자는 “세상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음식 역시 상이한 화학물질들의 혼합물이며, 우리가 주방에서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성질들, 즉 맛, 향, 질감, 색깔, 영양은 모두 그 화학적 성질들의 표출이다.”(p.22)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화학자의 눈으로 요리와 관련된 모든 ‘Why?’와 ‘How?’를 찾아 나선다. 저자는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요리 재료마다 재료의 성질을 설명하고 좋은 요리에서 관건이 되는 요소를 찾아내 적절한 방법을 제시한다. 아래는 몇 가지 예들이다.

“바다 생물과 민물 생물의 맛은 매우 다르다. 바다 생물은 짠물을 마시고 뱉어내기 때문에 체액의 용해 물질 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방법을 발달시켜야 했다. 바닷물은 중량의 3퍼센트가 소금인 반면에 염화나트륨을 포함한 동물세포의 용해 미네랄 적정 농도는 1퍼센트 이하이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바다 생물들은 세포에 아미노산과 그 사촌인 아민을 채워 바닷물의 염도와 균형을 맞춘다.”(p.304)

“왜 닭은 흰색과 붉은색 고기를 다 가지고 있으며, 왜 두 종류의 고기는 맛이 다를까? 왜 송아지고기는 색깔이 옅고 연한 데 반해 어른 소고기는 붉고 질길까? 열쇠는 근섬유이다. 근섬유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저마다 특정한 일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또 저마다 독특한 색깔과 맛을 지니고 있다. 동물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방식으로 운동한다. 먼저 갑작스럽고 빠르고 짧은 움직임이다. 가령, 놀란 꿩이 퍼드덕거리며 1~2백 미터 날아갔다가 내려앉을 때의 운동이 그러하다. 두 번째는 느리지만 지속적인 움직임이다. …흰색 근섬유들은 빠르고 순간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일에 특화되어 있다. 붉은색 근섬유는 장시간의 노동에 사용된다.”(p.215)

“일반적으로 우리는 질기고 마른 고기보다 연하고 육즙이 많은 고기를 좋아한다. 따라서 고기를 조리하는 이상적인 방법은 수분 유실과 섬유조직이 쪼그라드는 현상을 최소화하고, 질긴 결합조직인 콜라겐을 최대한 유동성 있는 젤라틴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두 가지 목표는 서로 모순된다. 섬유가 굳는 현상과 수분 유실을 최소화한다는 것은 곧 고기를 55~60℃를 넘지 않는 온도에서 잠깐 동안만 익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콜라겐을 젤라틴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70℃ 이상의 온도에서 장시간 익혀야 한다. 따라서 모든 고기에 적용할 넘지있는 이상적인 조리법은 없다. 조리 방법은 그 고기의 질긴 정도에 따라 조정할 수밖에 없다. 연한 고기는 육즙이 흥건해지는 시점까지 재빨리 익히는 것이 최선이다. 그릴링, 프라잉, 로스팅은 흔히 쓰는 빠른 조리법이다. 질긴 고기는 삶거나 고거나 슬로 로스팅으로 끓는점에 가까운 온도에서 장시간 익히는 것이 최선이다.”(p.244)

“생선이든 육류든 조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원하는 질감을 얻는 것이다. 그런데 그 질감을 결정하는 열쇠는 근육 단백질의 변화다. 요리하는 사람의 숙제는 근섬유가 딱딱해지고 육즙이 메말라 버리는 지점까지 단백질 응고가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육류를 조리할 때 결정적인 온도는 60℃다. 이 온도에서 각각의 근세포들을 둘러싸고 있는 결합조직의 콜라겐 피복이 붕괴되고 오그라들어 고기 내부에 압력을 가해 육즙을 쥐어짜 내게 된다. 그러나 생선의 콜라겐은 이러한 작용을 하지 않는다. 쥐어짜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할 뿐 아니라 응고되기 전에 붕괴가 일어나며 육즙의 유출이 이미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신, 생선의 질감을 결정하는 것은 섬유 단백질인 미오신과 그 응고다. 물고기의 미오신과 그 동료 섬유 단백질들은 육지 동물들의 그것들보다 더 열에 약하다. 육류는 60℃에서 응고로 인해 오그라들기 시작하고 70℃에서 육즙이 마르지만, 대부분의 물고기는 50℃에서 오그라들고 60℃에서 즙이 마르기 시작한다.”(p.338)

“전분 채소, 특히 감자를 통째 또는 큰 덩이로 썰어서 익힐 때는 조금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감자는 중심부가 익는 동안 겉 부분이 과도하게 익어서 부서질 가능성이 크다. 겉 부분이 탄탄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는 약산성의 센물이 유리하다. 또 처음부터 찬물에 감자를 넣고 시작하면 천천히 온도가 올라가므로 그 사이에 세포벽이 강화된다(p.443). 소금은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겉 부분을 빨리 물러지게 하기 때문에 넣지 말아야 한다. 또 끓는 물에서 익히는 것도 절대로 피해야 한다. 80~85℃ 정도면 전분과 세포벽이 충분히 물러지며 겉 부분이 지나치게익는 것도 피할 수 있다. 다만 시간이 좀 더 걸린다.”(p.447)

“과일들이 익는 데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극적이다. 에틸렌에 의해 익기의 첫 단계가 촉발되면 과일은 더 많은 에틸렌을 생성함으로써 스스로를 자극하고, 이전보다 2~5배 더 빨리 ‘숨 쉬기’- 산소를 써서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것-를 시작한다. 과일의 맛·질감·색깔이 급속히 변하며, 이후에는 또 종종 급속히 쇠락한다. 이와 같은 유형의 과일을 ‘전환성’과일이라고 한다. 전환성 과일은 다 자랐지만 아직 녹색인 것을 수확하면 알아서 익으며, 인위적으로 에틸렌을 투여하기도 한다. 이들은 또 종종 당을 전분 형태로 저장하며, 수확 후 익는 동안에 효소들이 이 전분을 당으로 전환시킨다.
‘비전환성’ 과일이라고 부르는 다른 한 가지 유형은 이처럼 극적이지는 않다. 이들은 에틸렌에 자가발전적인 에틸렌 생성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이들은 점진적으로 익으며, 보통 당을 전분 형태로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모체와 연결되어 있어야만 당도가 높아진다. 일단 수확되고 나면 효소의 작용으로 인해 세포벽이 물러지고 향 분자들이 생성되기는 하지만 당도가
높아지지는 않는다. 익기의 이러한 기본 유형에 따라 시장과 주방에서 그 과일을 취급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바나나·아보카도·배·토마토 같은 급전환성 과일들은 물리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 자랐지만 아직 단단한 상태에서 수확해서 포장해 목적지로 배송하며, 목적지에 도달하면 상자에 포장된 상태에서 에틸렌 가스를 주입해 익힌다.”(p.551)

“담백한 밀가루 빵의 비할 바 없는 맛은 세 가지 원천에서 나온다. 첫째는 밀가루의 맛, 둘째는 효모와 박테리아 발효의 산물들, 셋째는 굽는 동안 오븐의 열에 의해 야기된 반응들이다. 추출률이 낮은 흰 밀가루는 바닐라·향신료·금속·지방 미향들(바닐린, 푸라논, 지방성 알데히드들에서 기인한다)에 의해 지배되는 반면에, 통밀가루는 이것들이 더욱 풍부할 뿐 아니라 거기에 더해 오이·프라잉·‘땀’·꿀 미향들이 보태진다(그 밖의 지방성 알데히드들, 알코올, 페닐아세트산에서 기인한다). 효모 발효는 독특한 ‘효모’ 냄새를 생성하는데,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은 과일 에스테르와 달걀 맛의 황 화합물들에서 기인한다. 굽기는 토스트를 한 듯한 갈변 반응의 산물들을 보탠다. 스타터는 아세트산과 그 밖의 유기산들에서 나오는 독특한 신맛과 전반적으로 복잡 미묘한 느낌을 더해 준다.”(p.826)

ㆍ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와 오해

특정 음식물이 몸에 좋거나 좋지 않다는 설왕설래가 너무 많아 소비자들은 헷갈린다. 저자는 상당한 비중을 두어 특정 음식 재료들, 또는 성분들이 우리 인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매운 고추가 위궤양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으며, 커피가 암을 일으키기는커녕 오히려 항산화작용을 한다. 소금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는 것도 공연한 의심에서 비롯된 허구이다. 반면에 우유는 골다공증 예방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가 상식으로 여기는 것들 가운데 상당수가 과녁을 빗나갔음을 지적한다.

“(고추의)캅사이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많고 복잡하다. 이 원고를 쓰고 있는 2004년 현재 그 성적표는 꽤 괜찮은 편이다. 캅사이신은 암 또는 위궤양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캅사이신은 체온조절에 영향을 미치며, 우리가 실제보다 따뜻한 느낌을 갖게 만들어 체온을 내리는 메커니즘의 작동을 유도한다(발한, 피부 혈류의 증가). 또 인체의 신진대사 속도를 높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들며(따라서 비축 지방 양을 줄인다), 허기를 줄이고 포만감을 높이는 뇌 신호를 발화시킨다. 한마디로 덜 먹게 만들고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게 만드는 것이다.” (p.649)

“오래전부터 의학자들은 지속적인 소금의 과잉 섭취가 혈관 속 혈장의 부피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해 고혈압을 유발하고, 고혈압이 혈관을 손상시키고,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의심을 품어 왔다. 그러나 저염식이 혈압을 일부 사람에게서, 조금밖에 낮추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저염식은 그 자체가 깜짝 놀랄 만한 부작용들을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의 상승이다.”(p.975)

“몇 해 전까지 커피와 차는 모두 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발생에 기여하는 것으로 의심을 받았으며, 따라서 약간 죄의식을 느끼게 하는 기호품에 속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커피는 이제 미국인의 식단에서 주된 항산화 화합물들의 공급원으로 인식되고 있다(중간 정도 볶은 것[중배전]이 항산화 작용이 가장 높다). 차, 특히 녹차 역시 동맥 손상과 암 발병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항산화 물질과 그 밖의 보호용 석탄산 화합물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p.669)

“미국 정부 자문위원들은 성인들에게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 1리터의 우유를 마실 것을 권장해 왔다. 그런데 이러한 권고는 특정 음식에 대한 지나친 편중을 초래하는 것으로 대단히 부자연스럽다. 성인의 우유 소화 능력과 우유를 마시는 습관이 북유럽인의 후예들에 한정된 예외적인 현상임을 생각해 보라. 우유 1리터는 하루 단백질 권장량의 2/3에 해당하며, 식단에서 채소·과일·곡물·고기·생선 같은 그 밖의 다른 음식들을 몰아내 버리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음식들은 그 몫의 중요한 영양상의 이점들을 제공해 주는 것들이다. 최선의 대답은 아마도 다량의 하얀 액체 한 가지가 아니라 이미 우리가 잘 아는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일 것이다.”(p.42)

ㆍ 놀라운 사실들을 알려주는 흥미로운 박스들

박스에 실린 기사들도 참으로 흥미진진하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꽃등심 위에 촘촘히 박힌 마블링을 좋은 소고기의 표식으로 여긴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 저자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 준다. 마블링을 소고기 등급기준으로 삼은 것은 미국 소농장주협회의 로비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샌더스와 그의 동료들은 “동물의 근조직은 지방이 많아야 연하고 풍부한 맛을 낸다”며 정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1926년 여름에 ‘믿을 만한’ 목축업자 한 명과 오클리 손(Oakleigh Thorne)이라는 뉴욕의 한 재무 전문가가 농무부 장관을 직접 만나 개인교수를 했는데, 얼마 안 있어 농무부 장관은 연방의 보건 감독하에 있는 모든 포장업체들에서 눈에 보이는 지방 마블링의 양을 토대로 자유로운 품질 평가를 시작하겠다고 제안했다. 미국 ‘프라임’ 소고기가 등장한 것은 1927년이었다. 몇 년 후, 정부에서 비용을 댄 연구들에 의해 다량의 마블링이 결코 소고기의 연한 육질과 맛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마블링이 풍부한 프라임 소고기의 지위는 끈질기게 유지되었으며, 미국은 지방 밀도를 고기 품질의 주된 기준으로 삼는 세 나라 가운데 한 나라가 되었다. 다른 두 나라는 일본과 한국이다.”(p.221)

박스에 실린 음식 용어들의 어원도 흥미롭다. 유제품을 뜻하는 dairy가 lady와 함께 ‘빵을 반죽하다’라는 뜻의 ‘dey’에서 유래했다는 사실, 샐러드가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아하, 그랬군’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또 테이트 갤러리의 테이트가 과립형 설탕을 개발한 단순한 아이디어로 떼돈을 벌어 그 돈으로 엄청난 컬렉션을 모아 갤러리를 지었다는 사실 등도 책을 읽는 동안 놓칠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ㆍ 음식 소비자들의 미각을 위한 제안과 흥미로운 이야기들

“우리는 특정한 허브 또는 향신료가 그만의 고유한 맛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들 역시 언제나 여러 가지 상이한 향 화합물들의 혼합이다. 정향, 계피, 아니스, 타임처럼 그 화합물들 가운데 하나가 특별히 도드라져서 주된 특징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특징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향신료가 여러 가지 상이한 재료들을 통합시키는 다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혼합이다. 예컨대 고수 씨는 꽃과 레몬의 미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월계수 잎에는 유칼립투스, 정향, 소나무, 꽃의 미향들이 조합되어 있다. 분석적인 태도로 향신료를 맛보면서 그 성분 하나하나를 느껴 보고, 그 맛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대단히 환상적이고 또 유용하다.이때, 향수 제조에 쓰이는 용어들이 도움이 된다. ‘톱 노트(top note)’는 즉각적으로 인지되지만 공기처럼 금세 희미해지면서 사라진다. ‘미드 노트(mid note)’는 풍미의 몸통이라고 보면 된다. ‘바텀 노트(bottom note)’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서서히 발달하지만 오래간다.”(p.604)

“와인 감식가들에게 와인에 드러난 테루아의 효과를 찾아내는 것은 하나의 큰 즐거움이며, 또 그들은 이웃한 밭에서 난 포도로 제조한 와인에서 뚜렷한 차이가 나는 것에 놀라워한다. 다른 한편, 와인 제조자는 일반적으로 이상적이지 못한 테루아와 빈티지의 효과를 관리하고 최소화하려고 애쓴다.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한 이러한 노력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 프랑스인들은 수백 년 동안 불완전하게 익은 포도를 보완하기 위해 발효 중인 포도에 설탕을 첨가해 왔다. 오늘날에 새로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수확한 이후에 포도의 구성을 조작할 수 있는 정도다. 그래서 와인은 점점 어떤 특정 장소와 특정 연도의 산물이 아니라 현대적인 발효와 기술의 산물이 되어 간다.”(p.1093)

“맥주를 얼음처럼 차갑게 해서 캔이나 병째 마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습관은 갈증을 해소해 주는 가벼운 맥주인 경우에는 괜찮지만, 나름의 풍미를 가진 맥주들에게는 온당치 않은 처사다. 어떤 음식물이든 찰수록 풍미가 덜해진다. 라거 맥주들은 대개 냉장고 온도보다 좀 높은 10℃ 정도의 온도로 마시는 것이 가장 좋으며, 윗면 발효한 에일은 서늘한 실내 온도인 10~15℃ 정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 음미할 만한 맛을 지닌 맥주들은 유리잔에 따라 이산화탄소 일부를 날려 보내고, 까칠한 느낌을 완화시킨 후에 마시면 그 색깔과 거품을 더 잘 즐길 수 있다.”(p.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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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추천사
감수자의 글

감사의 말
들어가는 말: 요리와 과학, 1984년과 2004년 17

1장 젖과 유제품 27
2장 알 117
3장 고기 193
4장 생선과 조개?갑각류 289
5장 식용식물들: 과일과 채소, 허브와 향신료 입문 387
6장 자주 먹는 채소들 467
7장 자주 먹는 과일들 545
8장 식물에서 얻는 향료들: 허브와 향신료, 차와 커피 595
9장 씨앗들: 곡물, 콩, 견과 691
10장 곡물 반죽으로 만든 음식: 빵, 케이크, 페이스트리, 파스타 785
11장 소스 883
12장 설탕, 초콜릿, 당과 977
13장 와인, 맥주 그리고 증류주들 1071
14장 조리 방법들과 조리 기구의 재질 1163
15장 음식물의 네 가지 기본 분자들 1191
부록 주방 화학의 기초: 원자, 분자, 에너지 1221

참고 문헌 1236
찾아보기 1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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