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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책과 사람, 그리고 맑고 서늘한 그 사유의 발자취)
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책과 사람, 그리고 맑고 서늘한 그 사유의 발자취)
저자 : 김풍기
출판사 : 푸르메
출판년 : 2009
ISBN : 9788992650236

책소개

조선 지식인이 귀하게 여기던 책들 낯선 세상으로 걸어 나온 옛 책과 만나다!

소설책과 시문선집, 불교경전이나 역사책을 비롯해 조선 지식인들이 귀하게 여기며 읽었던 책들을 소개하는 인문서『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이 책은 책의 탄생과 전승 과정, 현재 전하는 판본의 종류, 중국에서 편찬된 책이 조선에 유입된 시기와 경로, 조선 내에서의 전승 과정 그리고 그 책이 조선 지식인들에게 끼친 영향 등을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조선 지식인의 서가에는「수산 광한루기」가 있었다. 이는「춘향전」을 바탕으로 새롭게 쓴 한문소설이다. 주인공 춘향만 이름이 같고 다른 인물들의 이름은 원전과는 다르게 나타나는데, 예컨대 이도령은 이도린, 사또는 원숭, 방자는 김한이다. 이 소설은 원문보다 작품의 중요한 부분을 포착하여 딴지를 거는 ‘평비’를 읽는 재미가 일품이라고 한다. 이는 조선 지식인들에게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을 뿐 아니라 독서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였다.

이 책은 옛 지식인들에게 별난 재미를 주었던 책, 오랫동안 조선 학동들에게 배움의 발판을 마련해주었을 뿐 아니라 당시 지식인들에게 필독서였던 책, 사사로운 욕망에서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고자 했던 책, 조선과 중국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책 등 총 27권의 책을 5부에 걸쳐 소개한다. 저자는 책을 소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책을 매개로 이루어져 온 ‘사유에 관한 탐구서’로 확장시킨다. 옛 지식인들의 맑고 서늘한 사유를 형성하고 새로운 생각을 탄생시켰던 수많은 책들. 책의 생애를 좇으며 그 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들과 만나보자.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조선 지식인이 귀하게 여기던 책들, 그 책들의 생애를 좇는 여행
낯선 세상으로 걸어 나온 옛 책과 만나다!


소설책과 시문선집, 불교경전이나 역사책을 비롯해 조선 지식인들이 귀하게 여기며 읽었던 책들을 소개하는『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가 도서출판 푸르메에서 출간되었다. 오랫동안 옛 책을 읽고 그것이 지금 우리 시대에 어떤 의미로 재해석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온 김풍기 교수는 먼저 책들의 성립 과정과 판본을 정리하면서 그 이면에 스며 있는 옛 사람의 흔적을 추적하고, 나아가 그 책들이 갖는 의미를 되새겨보았다.『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는 그 낱낱의 과정에 대한 충실한 기록물이다. 『천자문』이나『맹자』『소학』『서유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최소한 그 이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이 고전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책이 귀하던 시절 이 책들은 어떻게 세상에 나왔고, 각각의 책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저자는 한 권의 책이 어떤 이유로,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연대기적 사실과 그에 얽힌 내밀한 스토리를 다채롭게 들려줌으로써 이같은 물음에 친절하고도 진지하게 답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비록 우리에게 익숙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책들을 우리 앞에 펼쳐내어 옛 사람과 더불어 한바탕 웃음을 웃게 하고, 비범한 삶을 살다간 인물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하며,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의 지평을 열어주기도 한다. 이처럼 낯섦의 경계를 뛰어넘어 만나게 되는 옛 책들은, 또 다른 책과의 경이에 찬 만남을 기대하며 자꾸만 옛 사람의 서가를 기웃거리게 한다. 어린 시절부터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저자는 담박한 문체로 써내려간 글 속에서 우리로 하여금 ‘깊이’와 ‘근성’을 지녔던 조선 지식인들의 사유의 발자취를 자연스레 따라가게 한다. 이는『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를 단순히 ‘책’을 말하는 책에 머물게 하지 않고, 책을 매개로 이루어져온 ‘사유’에 대한 탐구서로 확장시킨다. 옛 지식인들의 맑고 서늘한 사유를 형성하고 새로운 생각을 탄생시켰던 수많은 책들. 저마다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그 책들은 때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기도 했다. 책의 생애를 좇으며 그 책을 귀하게 여기던 마음들과 만나는 여행길은 진한 책 향기로 가득하다.

책을 통해 천고의 성현을 벗 삼고, 천하의 잡놈과 어울려 놀던 조선의 지식인들, 그들의 서가에는 어떤 책이 머물렀을까? 조선 지식인의 서가에 머물렀던 책 가운데 『수산 광한루기』가 있다. 이는『춘향전』을 바탕으로 새롭게 쓴 한문소설이다. 주인공 춘향만 이름이 같고 다른 인물들의 이름은 원전과는 다르게 나타나는데, 예컨대 이도령은 이도린, 사또는 원숭, 방자는 김한이다. 이 소설책은 작품 원문보다 거기에 붙은 평비를 읽는 재미가 일품이다. 평비는 평비자가 본문보다 작은 글씨로 그 뒤에 달아놓은 짤막한 글로, 작품의 중요한 지점을 포착하고 거기에 딴지를 걸어 폭소를 터뜨리게 했다. 이는 조선 지식인들에게 소설을 읽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였을 뿐 아니라 독서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였다. 어사는 빈뜰에 우두커니 서서 슬픔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때마침 월매가 밖에서 들어오며 말했다.“웬 사람이길래 대낮에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온게요?”(월매가 정말 몰라보는구먼.) 어사가 앞을 향해 말했다.“그동안 별고 없으셨는지요?”(어사야 물론 알아보시겠지.)월매가 한참 동안 자세히 보더니(이제야 알아보시는군 그래.) 눈이 휘둥그래지고 입이 풀리면서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마음이 슬프겠지.) 어사가 부축하여 일으키며 위로하였다.“걱정하지 마세요.”(제 스스로 도리가 있다는 거겠지.)월매가 다시 자세히 보더니 말했다.“우리 애기 살려내소, 우리 애기 살려내.”(그 말이 간절하네.)어사가 말했다.“춘향이가 어디 있기에 나더러 살려내라는 겁니까?”(모르는 척 하기는…….)
―본문(『수산 광한루기』)중에서

이 책『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는 이처럼 옛 지식인들에게 별난 재미를 주었던 책과 오랫동안 조선 학동들에게 배움의 발판을 마련해주었을 뿐 아니라 당시 지식인들에게 필독서였던 책, 사사로운 욕망에서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고자 했던 책, 조선과 중국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책 등 총 27권의 책을 5부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탄생과 전승 과정, 현재 전하는 판본의 종류, 중국에서 편찬된 책이 조선에 유입된 시기와 경로, 조선 내에서의 전승 과정 그리고 그 책이 조선 지식인들에게 끼친 영향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제1부| 소설의 별난 재미에 빠져들다
구우의『전등신화』는 연산군이 중국에 가는 사신에게 사오도록 명할 만큼 재미있는 소설책이었다. 편찬 연대가 정확히 알려진 바 없고 중국에서는 금서 조치를 받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흥미롭게도 조선에 흘러들어오면서 널리 유통되었다. 당대 최고의 지성 송시열조차 쉽게 구해 읽을 수 없을 만큼 오랫동안 신비의 책이었던 김시습의『금오신화』는 임진왜란 이후에 조선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20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이 땅에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 힘든『기재기이』는 신숙주의 손자 신광한의 단편소설집이다. 근래에 발견된 이 책은 김시습과 허균 사이의 150여 년이라는 우리 소설사 초기 단계의 공백을 상당 부분 메워주고 있다. 불교와 도교의 신이한 상상력으로 가득한『서유기』는 100회에 달하는 매우 긴 장편으로, 형성 과정이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상태라 누구를 대표 작자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제2부| 시문을 통해 열어가는 새로운 사유의 세계
중국 최초의 시문선집으로 방대한 양을 자랑하는『문선』은 소명태자가 편찬한 것으로 모두 3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른 시기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와 고급 독자에게 읽히고 있었던 이 책은 과거 공부를 하거나 문장 공부를 하는 선비들에게는 필독서나 다름없었다. 당나라와 송나라의 율시만을 선별해 수록한『영규율수』는 조선 사대부들에게 널리 읽힌 시선집이다. 방회는 이 책을 편찬하면서 주자학적 사유를 상당히 발동시켰고 따라서 조선 사대부들과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책이었다. 1573년에 편찬된『정언묘선』은 이이가 한나라부터 송나라까지 중국 한시 중에서 성정의 올바름에 도달하기 위해 읽어야 할 모범적인 작품들을 모아 엮은 시선집이다.『증산염락풍아』는 염락풍의 미의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을 모아놓은 김이상의『염락풍아』를 조선의 현실에 가장 적합하게 편집한 것이다. 이 책은 당시 유학자들에게 훌륭한 심성 수양서가 되어주었다.『규장전운』은 정조가 명하고 이덕무가 주동이 되어 편찬한 책으로, 한시를 짓는 데 꼭 필요했던 운서이다. 중국의 경우와는 달리 입성을 포함하여 네 개의 성조를 한 페이지에 수록하는 사단배열 방식을 택해 편리함을 극대화하였다.

|제3부| 조선의 서당에서는 무슨 책을 읽었을까
몇 차례의 사화를 겪으며 험난한 행보를 이어가던『소학』은 17세기 들어서면서 다시 지식인들의 필독서이자 초학교재로서의 성가를 드날렸다. 앞부분이 주로 일상생활에서의 세부적인 규칙을 모아놓았다면, 뒷부분은 옛 성현들의 일화를 중심으로 앞서 제시한 규칙들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널리 읽힌 것으로 보이는『천자문』은 웬만한 공부로는 해독해내기가 만만치 않은 이 책이다. 도대체 왜 학동들의 한문 공부 첫 단계로 이 책을 사용했을까?『계몽편언해』는 조선 말기 이후 서당이 역사적 사명을 다할 때까지 전국적으로 매우 널리 읽혔던 책이다. 작자는 물론 편찬 연대조차도 불분명하지만 이 책이 가지는 중요도는 초학교재 중에서 어떤 책에도 뒤지지 않는데, 어려운 한자가 별로 없고 학동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만한 내용을 쉬운 문장으로 간추려놓았다. 사마광의『자치통감』은 16왕조 1,362년간의 역사를 시간 순으로 기록한 책으로, 총 324권에 달하는 방대한 양을 편찬하는 데 무려 19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이 걸렸다. 이는 황제가 역사를 통해 국가의 치란흥망을 분명히 밝히고 선악과 득실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익히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편찬된 것이었다.

|제4부| 중생의 삶을 벗어버리다
『사십이장경』은 성립 시기가 정확히 알려진 바 없지만, 중국과 우리나라 모두에서 이른 시기부터 널리 읽힌 책으로,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철저히 끊을 것인가에 대해 친절하게 이야기하는 책이다.『선가귀감』은 조선 정부의 불교 탄압 정책으로 인해 피폐해진 불교계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조선 중기의 고승 휴정이 편찬한 것으로, 진정 수행하는 자세는 어떠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의 근저에서 시작된 책이다.

|제5부| 조선과 중국의 관계를 엿보다
『사고전서』는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상의 모든 책을 모아서 총서를 편찬하고 정본을 확정하겠다는 건륭제의 야심만만한 생각에서 비롯한 책이다. 하지만 방대한 양과 오랜 편찬과정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지 1백 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이 소실되거나 흩어지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학자들에게는 꿈의 책이었지만 책 자신의 운명은 너무도 기구했다. 유득공의『발해고』는 현재 전해지는 여러 이본들을 감안해볼 때 단박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 편찬된 것이다. 발해가 멸망한 지 9백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과정에서 그 역사적 실체가 완전히 사라진 터라, 유득공이 기록을 확인하려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명나라 사신이었던 동월의『조선부』는 이방인의 눈으로 그려낸 조선 전기 우리 풍속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1488년 당시 조선의 궁궐과 백성들의 모습을 광범위하면서도 꼼꼼하게 기록한 이 책은 우리 조상들의 삶에 대한 귀중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탁오의『분서』는 글 속에 담긴 그의 혁명적 사유로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범상치 않았던 그의 삶은 범상치 않았던 그의 사유에서 나온 것이었고, 그같은 생각과 행동들은 동시대 많은 이들에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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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글머리에
총론 | 지식의 유통과 책의 문화사

제1부 소설의 별난 재미에 빠져들다
귀신 이야기, 동아시아를 뒤흔들다―『전등신화』
귀신의 목소리로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다―『금오신화』
최고의 문장가가 지은 소설집―『기재기이』
『춘향전』에 딴지를 걸다―『수산 광한루기』
내 마음속 요괴와 만나는 여행길―『서유기』
우스갯소리를 우습게 보지 마오―『태평한화골계전』

제2부 시문을 통해 열어가는 새로운 사유의 세계
글 읽는 소리에 더위를 씻고―『고문진보』
문인들의 문장 교과서―『문선』
율시의 아름다움 뒤에 드리운 두보의 그림자―『영규율수』
사람을 바로 세우는 시―『정언묘선』
시를 통해 성현의 지기志氣를 익히다―『증산염락풍아』
한시 읊조리는 선비들의 필수품―『규장전운』

제3부 조선의 서당에서는 무슨 책을 읽었을까
포악한 독재자가 미워한 책―『맹자』
어지러운 일상을 바로 세우다―『소학』
학동들의 애증이 교차하는 자리―『천자문』
서당 학동들이 두번째로 많이 읽던 책―『계몽편언해』
신광왈, 신 사마광이 아뢰옵니다―『자치통감』

제4부 중생의 삶을 벗어버리다
욕망의 뿌리, 번뇌의 근원―『사십이장경』
깨달음을 얻기 위한 매뉴얼―『선가귀감』

제5부 조선과 중국의 관계를 엿보다
세상의 모든 책들―『사고전서』1
『사고전서』와 맺은 조선의 인연들―『사고전서』2
벗으로 삼고 싶은 사람, 박지원―『연암집』
잃어버린 제국, 발해를 찾아서―『발해고』
반역의 책―『정감록』
1488년 봄, 조선의 풍경을 그리다―『조선부』
개처럼 살아온 삶을 벗어나라―『분서』
마음속의 진리, 삶 속의 성인―『전습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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