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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와 국가 (강연집2)
문자와 국가 (강연집2)
저자 : 가라타니 고진
출판사 : b
출판년 : 2011
ISBN : 9788991706415

책소개

근대국가의 출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국민문학’이다!

『문자와 국가』는 일본의 비평가이자 사상가인 가라타니 고진의 강연과 대담들을 모은 에 이은 두 번째 강연집이다. ‘의회제의 문제’ ‘근대의 초극’ 등 걸프전쟁 전후에 행해진 9편의 강연들은 ‘전전의 사고’라는 날줄과 ‘문자와 국가’라는 씨줄로 구성되어 있지만, 독립된 강연들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문학가들의 정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어 문학비평가로서의 가라타니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의 여덟 번째 책인 『문자와 국가』는 『언어와 비극』에 이은 저자의 두 번째 강연집이다. 이 책 이후 따로 강연집을 출판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마지막 강연집이기도 하다.

가라타니 고진은 뛰어난 사상가이자 저술가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뛰어난 강연자이기도 하다. 그는 오래 전부터 다른 여느 사상가들과는 다르게 대외강연에 열심이었고(그는 스스로를 대학교수라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대학을 그만 둔 지금 대부분의 시간을 강연과 집필로 보내고 있다. 이는 다른 말로 그의 뛰어난 저작들의 뒤에는 수많은 흥미로운 강연이 있다는 말로서, 그의 강연집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저자의 작업실을 엿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 『문자와 국가』는 원래 『의 사고(の思考)』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한국에서 ‘전전戰前’이라는 표현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말을 전해 듣고 직접 ‘문자와 국가’로 제목을 바꿨는데, 이는 결코 편의적인 ‘제목 변경’이 아니다. 그것은 도리어 이 책의 어떤 면에 대한 강조일 수 있다. 즉 본서는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하나가 ‘의 사고’라면, 다른 하나는 ‘문자와 국가’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자와 국가’라는 타이틀은 어쩌면 본서를 출간할 때 ‘의 사고’와 함께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제목이라 하겠다.

걸프전쟁 전후에 행해진 9편의 강연들은 ‘전전의 사고’라는 날줄과 ‘문자와 국가’라는 씨줄로 구성되어 있지만, 당연히 독립된 강연들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예컨대 그의 문학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제국과 네이션(원제: 내셔널리즘으로서의 문학)」과 「한국과 일본의 문학」, 그리고 「걸프전쟁하의 문학자」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제국과 네이션」이 근대문학과 내셔널리즘의 내밀한 관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 「한국과 일본의 문학」은 그의 문제작 『근대문학의 종언』에서 담긴 통찰을 무려 10여 년 전에 선취하고 있으며(더구나 이 강연은 한국문학자들 앞에서 이루어졌다), 「걸프전쟁하의 문학자」에서는 문학가들의 사회참여(또는 문학과 정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어 문학비평가로서의 가라타니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문자’, ‘언문일치’, ‘근대언어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문자론」, 「쌍계제를 둘러싸고」를 그냥 지나치기 힘들 것이고, 『트랜스크리틱』, 『세계공화국으로』에 이르는 가라타니의 정치사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의회제의 문제」와 「자유ㆍ평등ㆍ우애」와 같은 문제적 강연들은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수 있다. 먼저 분량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이 책의 중심논문이라 할 수 있는 「문자론」은 자크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에 대하여』와는 전혀 다른 측면에서 우리에게 많은 자극을 준다고 할 수 있다면, 그 속편격인 「쌍계제를 둘러싸고」는 문제의식을 더욱 확장시켜 그 자체로 이미 한 편의 훌륭한 ‘일본론’이 되고 있다. 즉 일본만의 독특한 표기체제(한자가나혼용)가 일본인의 정신구조(사상)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명석한 논리로 풀어내고 있다.

「의회제의 문제」는 오늘날 가장 바람직한 체제로 이야기되는 사회민주주의(복지국가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의회제(정당제) 정치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어 최근의 ‘최장집 논쟁’ 또는 ‘민주주의 논쟁’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에 있어 최적의 참고문헌이 될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혁명의 3대 이념을 다루고 있는 강연 「자유ㆍ평등ㆍ우애」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 이념의 역사적 연원을 추적하여 원래의 의미를 복원하는 한편, 자칫 혼동되기 쉬운 개념들에 대한 확실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가지며 또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묻는다.

「근대의 초극」은 기존에 소개된 동명의 글과는 완전히 다른 강연문으로서, 어두운 시대를 앞에 둔 1930년대 일본사상과 일본문학이 보인 타협과 저항을 다루고 있으며, 단순히 과거에 대한 해석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초극’이 유행하는 오늘날 문학과 사상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까지 성찰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 『문자와 국가』는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관심 있는 논문부터 찾아 읽어도 무방하다. 사실 강연집의 장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록된 모든 강연을 읽고 나면 어떤 전체적인 상을 가질 수 있는데, 그것이 지금의 가라타니 고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 책 『문자와 국가』는 『트랜스크리틱』, 『근대문학의 종언』, 『세계공화국으로』, 『세계사의 구조』로 이어지는 가라타니 고진의 후기 작업을 이해하는 데에 필수적인 지도라고 할 수 있겠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한국어판 서문 7

제국과 네이션 11
1. 트랜스내셔널한 움직임이 의미하는 것 l 2. 내셔널리즘은 문학적 과제이다 l 3. ‘상상의 공동체’로서의 근대일본 l 4. 우리들이 서있는 장소

의회제의 문제 43
1.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차이 l 2. 의회제의 본질은 ‘비밀투표’ l 3. 홉스 국가론의 양의성 l 4. 대의제의 위태로움

자유 ․ 평등 ․ 우애 63
1. 자유와 평등은 배반된다 l 2. 마르크스가 간과한 것 l 3. 네이션의 기원으로서의 ‘우애’ l 4. ‘우애’라는 이름의 미학 l 5. 자유와 평등이라는 모순을 넘어서는 것

근대의 초극 89
1. 두 가지 ‘미학’의 대립 l 2. ‘정치적 자유’와 ‘문학적 자유’의 차이 l 3. 야스다 요주로와 니시다 기타로의 입장 l 4. 사카구치 안고의 시점

문자론 117
1. ‘국어’는 근대국가가 만들었다 l 2. 문자는 ‘서양화’의 열쇠였다 l 3. 세계에 유래가 없는 문자조직 l 4. 외래적인 것이 내부화되지 않는 이유 l 5. ‘언문일치’는 어떻게 성립했는가 l 6. 한자가나혼용의 본질

쌍계제를 둘러싸고 149
1. 일본은 프리모던인가 포스트모던인가 l 2. 일본의 근대적 ‘주체성’ l 3. 쌍계제(雙系制)의 애매함 l 4. ‘쌍계제’와 ‘혼용’ l 5. ‘쌍계제’의 프래그머티즘

자주적 헌법에 대하여 175
1. 소세키가 말하는 ‘내발적’과 ‘외발적’ l 2. 자기형성의 프로세스 l 3. 강제된다는 것의 의미 l 4. 헌법 9조를 둘러싸고

한국과 일본의 문학 191

걸프전쟁하의 문학자 207

후기 225
학술문고판 후기 227
옮긴이 후기 233
발표 공간 일람 239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