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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e kind of secret (Korean edition)
Emile kind of secret (Korean edition)
저자 :
출판사 : unknown
출판년 : 2008
ISBN : 9788991510685

책소개

에밀레종소리에 담긴 폭력적 진실과 신라인의 욕망

에밀레종의 설화를 통한 에밀레종의 역사적 의미와 현재적 의미를 고찰한 책. 과연 에밀레종의 설화는 진실인지 만일 실화가 아니라면 어찌하여 부처님 전에 올리는 종 만드는 일에 끔찍한 살상의 설화가 붙은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에밀레종의 비밀》은 에밀레종 전설과 만파식적 설화에 대한 신화학적 해석과 기호학적 접근을 통해 기존 통설들을 뒤집고 에밀레종 설화가 중대 신라 왕실의 정치적 역학 관계를 폭로하는 하나의 알레고리임을 밝힌다.

또한 7, 8세기 신라 사람들이 추구하고 실현하고자 한 무엇인가가 에밀레종으로 표출되고 있음을 통해 정신사로서의 미술사를 지향하고 에밀레종이 단순한 예술작품이 아닌 중대 신라인의 이념과 소망을 한데 담은 것임을 들려준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에밀레종 설화를 읽고 에밀레종의 미학을 이야기하는 일은,
중대 신라의 정치사를 읽는 일이며, 신라의 미학을 읽는 일이다.
또한 전설, 설화라는 가면 속에 감춰진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 책 《에밀레종의 비밀》은,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의 뒤를 잇는 저자의 두 번째 연구서이다. 이 책은 시중에 범람하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아마추어적인 감상문이 아니며, 쇼비니스트의 허황된 프로퍼갠더가 아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치열한 과학적 사유와 실사구시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 저자는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을 둘러싼 그동안의 담론들, 곧 국문학계, 역사학계, 미술사학계 등에서 강조해온 여러 견해들에 처절할 정도의 의문을 던지고 있다. 에밀레종전설은 과연 실화일까. 에밀레종은 단순히 우리나라의 국보 목록의 한 칸을 채워주는 고대예술품의 하나일 뿐인가. 에밀레종의 역사적 의미는 무엇이고, 또 현재적 의미는 무엇인가.
저자는 에밀레종 전설과 만파식적 설화에 대한 신화학적 해석 및 에밀레종 자체에 대한 기호학적 접근을 통해, 기존의 통설들에 대한 전복을 시도한다. 그리하여 에밀레종전설은 무열왕계 중대왕실의 몰락이라는 궁중비극을 고발하고 있으며, 또 에밀레종은 천하를 재편한 문무왕의 욕망--소리로 세상을 다스려라--을 담지하고 있는 신기神器로서 제작되었다는 점을 논증해낸다. 그리고 그것은 삼한통일이라는 역사적 격변을 거쳐 이 땅에 도래한 평화의 선물임을 추적해 낸다. 저자는 7,8세기 이 땅의 사람들이 추구하고 실현하고자 한 그 무엇인가가 에밀레종으로 표출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정신사로서의 미술사’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존학계의 공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고, 우리 학계를 대표하는 연구자들의 학문 태도도 비판을 면치 못한다. ‘창조적 글쓰기’란 어떤 권위에도 굴종하지 않고, 오직 진리에의 복무를 전제로 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저자는 새삼 실감시킨다.


중대 신라기 궁중암투극의 생생한 증언, “에밀레종 설화”의 진실 찾기

에밀레종의 정식 명칭은 성덕대왕신종이다. ‘천하의 신품’이라는 명성답게 우아한 자태와 긴 여운을 남기는 종소리를 자랑하는 그야말로 신종神鐘이다. 하지만 이 신품에는 망측한 이야기가 따라다닌다. 종 만드는 일이 실패를 거듭하자 어린 아이를 희생제물로 바쳤더니 종이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이 아이의 한은 종소리에 서려 ‘어미 때문이야’라고 외치듯, ‘에밀레~’ 하고 들린다고 한다. 사람들은 어쩌면 에밀레종의 성대함보다는 이 설화에 더 묘한 매력을 느껴온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한낱 허구로 치부되어 흥밋거리 외에 더한 의미를 갖지 못했다.
이 책은 이렇게 누구나 다 아는 한 이야기에 의문을 품는 것에서 출발한다. 과연 에밀레종 설화는 실화일까? 실화가 아니라면, 가장 성스러워야 할 부처님 전에 올리는 종 만드는 일에 끔찍한 살상의 설화가 붙은 것은 왜일까? 이 반反불교적인 불교설화에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설화란 허구의 이야기일지라도, 그 이야기의 시작은 어떤 사실에 대한 알레고리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오랜 추적 끝에 이 설화는 그 외피를 하나하나 벗어내고 진짜 이야기를 들려준다.
결론적으로 에밀레종 설화는 다름 아닌 중대 신라 왕실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폭로하는 하나의 알레고리이다. 뜨거운 용광로 속에 던져진 어린 아이는 결국 중대 신라기 권력다툼에서 희생된 혜공왕을 상징하며, 제 아이를 제물로 바친 어미는 당시 혜공왕을 쥐락펴락하며 섭정을 한 대비大妃 만월부인임이 추적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다. 따라서 에밀레종 설화는 혜공왕을 동정하고 외척 세력을 비난한 정치고발의 문학적 형상화인 셈이다. 에밀레종전설은 그 어떤 사료보다도 리얼하게 중대신라 궁중에서 벌어진 배신과 음모의 역사를 증언한다. 여덟 살의 유소년으로 등극했으나 모후 만월부인의 배신으로 약관의 나이에 비명횡사한 가련한 청년 혜공왕의 외마디 절규가 들려온다. 서라벌 사람들이 하대 신라 실력자들의 눈을 피해 혜공왕을 추모하는 은밀한 제식祭式에서 나지막하게 읊조리던 피 묻은 제문祭文이 에밀레종 설화인 셈이다.
이러한 결론은 단순한 추론이 아니다. 역사가들은 역사가 아니라고 외면하고, 문학가들은 그저 허구의 문학으로 치부한 설화에서 숨겨진 역사를 찾아내는 일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다년간 수많은 사료를 분석하고 구한말 선교사들의 연구 자료부터 최근의 연구 성과물을 두루 살피면서 사가史家들이 놓친, 또는 현명한 백성들이 교묘하게 숨겨놓은 역사적 진실찾기에 성공한 것이다.

“소리로 세상을 다스려라”, 신라인의 낭만적인 정치학
에밀레종 설화가 역사적 사실을 담보로 한다면, 그 모체가 되는 에밀레종이 형상화한 것은 무엇인가. 에밀레종이 담지한 이념은 무엇인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설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곧 ‘만파식적’ 설화이다. 이 설화는 삼국통일을 완수하고 평화와 화합의 시대를 열어젖히고, 저 먼 동해바다에 묻혀 있는 문무왕의 신기담이다. 만파식적 설화란 동해용왕으로 환생한 문무왕이 신문왕에게 대나무를 전하며, ‘소리로 세상을 다스리라’ 하는 일종의 신탁을 내린 이야기를 말한다. 만파식적의 원자재가 된 대나무는 이전까지는 죽창이라는 무기에 지나지 않았으나, 문무왕의 신탁으로 말미암아 악기로 환생한다. 신라인은 ‘소리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낭만적이면서도 시적인 소망을 설화 속에 담아낸 것이다. 이 소리의 정치학은 통일 국가를 이룩한 신라에서 화합과 평화의 시대를 상징하였다. 각자의 소리를 내되, 경계를 허물어 조화로운 화음의 세계를 이룩하고자 한 문무왕, 또는 신라인의 소망을 집결한 것이 이 만파식적 설화인 셈이다.
신라인들은 이 신탁을 좀더 확장해서 이룩해 내려고 했다. 원래 문무왕의 의도에 부합하게 세상에 두루 울리는 소리로 환생시키고자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 결과 착안한 것이 전국 방방곡곡에 걸린 범종이었다. 이렇게 만파식적 설화는 극적으로 에밀레종과 만난다. 그렇다면 문무왕의 거룩한 욕망의 산물인 소리의 정치학은 에밀레종에서 어떻게 형상화되었을까.
에밀레종은 양식 면에서 매우 독창적인 면모를 자랑하는데,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위 원통이라 불리는 부분의 변칙성이다. 에밀레종의 이 부분에 유래 없이 대나무 모양의 원통이 떡하니 자리한 것이다. 게다가 기존의 중국의 종들이 이 자리에 다리가 넷 달린 쌍룡을 배치한 것과 달리 에밀레종은 흡사 사람인 양 용이 두 다리를 앞뒤로 힘차게 뻗고 있다. 저자는 이 두 가지 요소에 착안한다. 원통이 대나무라는 점은 문무왕이 전했다는 그 만파식적을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용이 두 다리를 힘차게 뻗어 물살을 가로질러 오는 형상이라니. 이건 다름 아닌 문무왕의 형상화인 것이다. 문무왕이 소리로써 세상을 다스리고자 한 포부를 드러냈을 때, 신라인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그 소리를 세상에 퍼뜨릴 방법을 고민한 것이다. 그것이 곧 범종과의 결합이었다. 그런 고민이 전에 없는 독특한 종의 형상을 착안하게 한 것이다.
이렇게 그저 문학의 텍스트로만 보였던 설화는 한 시대의 이념을 담았고, 신라인은 이를 한층 더 차원 높은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켜 놓았다. 따라서 에밀레종은 단순히 예술 작품에 머물지 않으며, 중대 신라인의 이념과 소망을 한데 담고 있는 하나의 완결된 우주인 셈이다.

에밀레종에 대한 기호학적 독해, 정신사로서의 미술사 읽기
사실 이 책은 에밀레종이라는 예술품에 대한 정치학적 독해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에밀레종이 이룩한 미학적 성취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신라 혹은 신라 중대왕실이 추구한 이념과 소망에 따라 한 타래의 실에 꿰어 있는 황룡사 9층탑, 사천왕사, 능지탑, 대왕암, 감은사와 감은사석탑, 만파식적, 황룡사대종, 상원사종 등 신라의 신품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엮여 있다. 이들은 상보관계를 맺으면서, 중대 신라의 역사를 재현해낸다. 물론 이 논의의 중심에는 에밀레종이 있다.
저자는 일찍이 석굴암에 대한 미학적 성취를 아주 세밀한 시선으로 읽어낸 바 있는데, 이번에는 에밀레종으로 시선을 옮겨 에밀레종 읽기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저자는 두루뭉술한 비평을 넘어, 에밀레종을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를 하나의 기호로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에밀레종이 보여주는 정교한 조형원리는 무작위로 이루어진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철저한 조형원리에 따라서 치밀하게 기획된 것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에밀레종이 가지는 진짜 가치를 알 수 있으며 이것이 천하의 신품,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 중에 하나로 꼽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밀레종은 오랫동안 규범으로 자리한 중국의 쌍룡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두 다리를 앞뒤로 뻗은 형상의 단룡을 종정부에 앉혔다. 이것은 다름 아닌 동해용왕으로 환생한 문무왕의 형상화이며 이 등허리에서 뻗어 나온 대나무 원통은 만파식적을 나타낸다. 종복에 새겨진 아름다운 비천飛天상은 문무왕이 만파식적을 짊어진 채 동해 창파를 헤쳐 뭍으로 치달아오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찬탄하는 장엄요소로 기획된 것이다. 또한 현전하는 신라종과 에밀레종은 꽃집에 36송이의 연꽃을 배치했는데, 이는 다름 아닌 천하를 은유하며, 결과적으로 용왕이 달려오는 천판天板은 바다, 36송이의 연꽃은 땅, 비천이 춤을 추고 있는 종복은 하늘로 읽혀진다. 따라서 에밀레종은 천天?지地?해海가 삼위일체로 어우러진 하나의 우주인 셈이다. 이처럼 에밀레종에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통한전쟁과 대당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이 땅에 최초로 평화의 시대를 열어젖힌 신라 무열왕계 중대왕실의 이념과 욕망이 고스란히 갈무리되어 있는 것이다.
하나의 완결된 기호덩어리인 에밀레종의 각 구성요소가 보여주는 미학적 성취와 예술사적 의의는 실로 대단한 것이어서, 에밀레종의 등장 이후 세상의 모든 종은 ‘신라종과 비非신라종’이라는 대비가 가능해졌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

제1부 음습한 진실, 에밀레종의 전설-에밀레종 전설에 감춰진 폭력적 진실을 파헤치고 설화의 원형적 사건에 대한 가능성을 중대 신라의 정치적 상황에서 추적한다.

제2부 신라 신3보에 담긴 무열왕계의 꿈-신라 역사의 황금기로 일컬어지는 무열왕계 탄생 과정을 살펴보고, 이 시기에 등장한 신라 보물들을 살펴보면서 이 왕실이 추구한 이념과 소망을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신기신앙과 중대왕실이 추구한 소리의 정치학을 집중 탐구하며, 이 과정에서 에밀레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유추한다.

제3부 에밀레종의 신비-에밀레종에 대한 기호학적 독해를 통해, 미학적 성취뿐 아니라 그것이 담고자한 당대 신라인의 욕망과 소망을 살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라종의 역사, 더 나아가 여타 종들과 신라종의 차이가 드러나며, 기존의 신라종에 대한 논의의 허점이 조목조목 드러난다.

제4부 거장들의 세계-천하의 신품을 창조한 신라 장인에 대한 헌사의 장이며, 잊혀지거나 버림받은 우리 종에 대한 되살림의 장이다. 국보로 지정되었으나 몇몇 학자들의 단편적인 지적으로 국보자리에서 쫓겨난 ‘구 조계사종’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과, 에밀레종과 함께 신품의 반열에 오를 만한 오대산 상원사종에 대한 찬사 등이 주 내용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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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에밀레종의 비밀
-소리로 세상을 다스려라

심는 글 : 성덕대왕신종에 바치는 헌사

제1부 음습한 진실, 에밀레종 전설
01. 에밀레! 에밀레! 그 폭력적 진실
02. 아이의 죽음, 실화가 아니다
03.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쳐다보다
04. 전설 속의 가계도와 왕실 가계도
05. 잊혀진 지아비, 경덕왕
06. 소심한 아들, 혜공왕
07. 드센 어미, 만월부인
08. 종장과 오라비, ??원구??와 김옹
09. 제2의 아이, 김양상
10. 음습한 진실들

제2부 신라 신新3보에 담긴 무열왕계의 꿈
11. 대기大器의 시대
12. 무열왕계 중대왕실의 탄생
13. 문무왕, 천하판도를 바꾸다
14. 평화를 위한 장례식
15. 만년지계의 시나리오
16. 감은사여, 이욕離慾의 탑이여!
17. 만파식적과 흑옥대
18. '소리'로 세상을 다스려라


제3부 에밀레종의 신비
19. 에밀레종, 그 독특함에 대하여
20. 에밀레종, 모욕당하다
21. 거룩한 기호 1번 원통─만파식적
22. 에밀레종의 용은 벌레가 아니다
23. 거룩한 기호 2번 용─문무왕
24. 거룩한 기호 3번 비천─찬탄의 여신
25. 거룩한 기호 4번 연꽃─천하
26. 천ㆍ지ㆍ해의 삼위일체, 신라종

제4부 거장들의 세계
27. 신라 장인의 창조적 연대기
28. 한반도의 초기 범종
29. 잊혀진 종, 버림받은 종
30. 보리사종은 우리종이다
31. 불세출의 거장들
32. 에밀레종, 신기신앙의 결정체
33. 평화의 선물, 우주의 대음大音

부록
거두는 글
참고문헌508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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