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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이럴래
끝까지 이럴래
저자 : 한창훈|심윤경|주원규|조두진|박정애|박민규|김연|김곰치|권리|윤고은
출판사 : 한겨레출판사
출판년 : 2010
ISBN : 9788984314214

책소개

한겨레문학상의 첫 작품집!

활발하게 생명력을 이어가는 한겨례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끝까지 이럴래』. 한겨레문학상의 탄생 15년만에 첫 작품집이다. 동시대 소설의 유형학이나 문단의 정치학, 그리고 자본의 그물망의 외부나 사이에서 작품 세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해온 한겨레문학상 수상 작가 13인이 새롭게 창작한 소설을 모았다. 정직하게 삶의 의면을 짚어낼 뿐 아니라, 하위문화적 상상력으로 일상적 현실과 사회적 현실을 뒤집어본다. 김연, 한창훈, 박정애, 심윤경, 박민규, 권리 등이 참여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한겨레문학상 시행 15년만의 첫 작품집_『끝까지 이럴래?』

한국문학의 힘찬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제정된 한겨레문학상이 올해로 15년을 맞았다. 1996년 한겨레문학상이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들이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고, 그 중 한창훈의『홍합』(3회), 심윤경의『나의 아름다운 정원』(7회), 박민규의『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8회) 등은 여전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한겨레문학상 계보에서 가장 신인에 해당하는 2010년 수상자 최진영의『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15회)은 뛰어난 감수성과 문장력을 인정받아 한국문단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듯 활발하게 생명력을 이어가는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들이 모여 첫 작품집을 출간했다. 한겨레문학상이 시행된 지 15년 만에 내는 작품집이라 그 의미가 깊다. 김연 한창훈 김곰치 박정애 심윤경 박민규 권리 조두진 조영아 서진 윤고은 주원규 최진영 등(1회, 5회 수상자 없음) 역대 수상자 13인이 참여한 이 작품집은 정직하게 삶의 행간을 짚어내는 작가들에서부터 하위문화적 상상력으로 일상적 현실과 사회적 현실을 뒤집어 보는 작가들까지, 각각의 색깔을 가지고 모인 일종의 ‘문학 전람회’라 칭할 수 있다.

13인의 작가가 만들어낸 특별한 다성악(polyphony)

『끝까지 이럴래?』가 기획될 당시 13인의 작가들에게 던져진 테마는 ‘집’과 ‘성장’이었다. 그러나 작가들은 ‘가족’ 또는 자신들이 겪은 ‘시간과 공간’으로 테마를 확장하여 생의 이면과 각양 각색한 인간의 면면에 투사했다.
문학이라는 공화국 안의 단독자들답게 이들의 세계 인식은 작가들마다 뚜렷하다. 이는 저 멀리 아이오와시티에서 생의 화두를 물고 늘어지는 것과(김연,「핑크바인 드림」) 대한민국 어느 후미진 골방에서 삶과 죽음을 가늠하는 것(최진영,「월드빌 401호」)만큼 멀고, 구멍가게에서 과자를 훔치는 아이와(조두진,「여덟 살」) 엄마의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훔치는 아이(서진, 「홈, 플러스」)만큼 극명했다. 특히 작품집에서 발견되는 가족서사는 정상가족에의 열망(심윤경,「가을볕」)과 해체된 가족을 인정하고 그 부재를 ‘미니홈피의 일촌들과 블로그의 이웃들, 때로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로도’ 채울 수 있을 만큼(윤고은,「1/4」) 가족에 대한 인식 차이는 컸다.
그러나 이 작품집을 구성하는 모든 작품들에는 공통된 기시감이 포착된다. 바로 ‘붕괴(a sense of collapse)’다. 이것은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박민규,「끝까지 이럴래?」)을 다룬 작품이 대다수라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소설 주인공들이 움직이는 장소가 빌라나 아파트(주원규,「come back home」)로 축소되며, 더 나아가 음침한 골방으로까지 축소된다는 점이 이 붕괴에 대한 징후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작중인물들의 감정이 냉정함을 넘어 냉소에 가깝고 타자와의 거리를 두거나 아예 폐쇄해버리는 경향은 ‘징후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끝까지 이럴래?』는 이 붕괴와 폐쇄의 징후에 대면하기 위한 13인의 첫 번째 야심작이자 문학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들만의 실험이기도 하다.
각각의 서사적 음높이는 다르지만 그 음들이 엮어내는 풍부한 다성악(polyphony)을 독자들은 이 작품집을 통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깊이와 넓이,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애착과 냉소의 이분법을 넘어선 生에 대한 13개의 시선


김연 「핑크바인 드림」- “이국땅에서 여행하는 대신 아예 눌러 산다는 것은 무얼까?” 오직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아이오와시티로 향한 ‘나’는 눈이 많이 오는 어느 날, 고국에 계신 엄마와 통화를 한다. 그 통화로 인해 어긋나기 시작한 하루는 끝내 이곳으로 올 때까지 느꼈던 모든 일들을 회상하기에 이른다. 그 떠남의 과정과 내적 동기를 추적하면서 인간의 뿌리내림의 열망과 변신에의 욕망을 소소하지만 진솔하게 서술한다.

한창훈 「그 아이」- 자연의 감성으로 음악을 이해하는 한 아이가 있다. 어느 날, 아버지를 따라 간 집에서 피아노 소리를 듣게 되고,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배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이의 통재 불가능한 태도와 원칙을 강요하며 학습을 시키려는 교사 사이에는 혼란이 일어난다.…… 순수와 학습, 자질과 절제 사이, 소수와 다수사이에서의 경계를 사유한다.

김곰치 「졸업」- 열다섯 살의 보경과 순철은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졸업 전날 밤 보경은 순철에게 15년이 지난 후 자신을 기억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보경의 알 수 없는 이야기로 밤을 지샌 순철은 졸업식 날, 보경이 해준 이야기와 자신의 기억이 뒤섞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끝’과 ‘시작’을 동시에 앞둔 소년 소녀의 신비로운 이야기가 성장과 함께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박정애 「피의자 신문조서」- 형사 고종회는 경감 승진에 해가 될까봐 자신보다 계급이 낮은 최평서를 순간순간 참아가며 생활하고 있다. 어느 날, 우발적으로 남편을 살해한 한 피의자에 대한 사건 조서를 꾸미면서 최평서와 고종회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심윤경 「가을볕」- 어느 가을 날, 이민을 앞둔 딸이 친정을 방문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나, 동생 진환, 아버지, 그리고 치매에 걸린 엄마의 시점에 따라 가족사에 깃든 구성원의 불안, 고립감, 체념 등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했다.

박민규 「끝까지 이럴래?」- 지구 멸망 마지막 날, 각각 위층과 아래층에 사는 애덤스와 에드워드 창은 층간소음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 더 이상 소음을 참을 수 없었던 창은 애덤스 집에 따지러 가게 되지만, 둘은 남은 음식들을 함께 먹으며, 지구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낸다. 지구 멸망이 코앞에 있어도, 속이고, 빼앗고,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살아남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을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서술했다.

권리 「그녀의 콧수염」- 48세의 미학과 교수인 ‘그녀’는 18세 사진기자 기파랑과 사귀고 있다.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의 인중 위에 난 콧수염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부터 그녀는 자신이 남자가 되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콧수염을 돋아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모든 관계들을 되짚어보기 시작한다.

조두진 「여덟 살」- 여덟 살 종주가 사는 마을에 ‘반공달’이라는 인물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다. 반공달은 몇 해 전 남의 소를 훔쳐 노름을 하다 마을을 떠난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가 마을에 하나뿐인 구멍가게를 내자 마을의 어른들은 반공달을 친근하게 대하기 시작한다. 반공달에 대한 괴담을 들어온 종주는 반공달을 마냥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어느 날, 종주는 반달이의 가게에서 과자를 훔치게 되고, 반달이와 종주만의 비밀은 다른 사건과 연관이 돼버리는데…… 여덟 살 소년이 어른 세계의 폭력과 부조리를 어떻게 알아 가는지 성장소설 형식으로 서술한다.

조영아 「고래의 죽음을 함부로 논하지 마라」- 동성애자라는 소문으로 대학 시절 내내 자살을 기도하던 기현이라는 친구가 마침내 자살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은 ‘나’는 속초로 내려가고 있다. 갑자기 내린 폭설로 우연히 동승하게 된 돌고래 조련사는 자신이 키우던 돌고래가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친구의 죽음과 돌고래의 자살을 통해 타인과의 소통을 가로막는 비극적인 현실을 서술한다.

서진 「홈, 플러스」- 사람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 뱀파이어 ‘k'에게 자신의 신용카드를 훔쳐 가출한 아홉 살짜리 의붓아들을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아이를 찾아 대형마트에 들어선 뱀파이어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의뢰인의 아이, 동규와 마주치게 된다…… 실종자를 찾는 뱀파이어의 이야기를 통해 폭력의 공동체로서의 가족이라는 새로운 시선을 던진다.

윤고은 「1/4」- “두 달 전 우리 가족은 네 등분되었다. 그건 그냥 케이크 자르기 같은 거였다.” 아빠의 빚 때문에 헤어지긴 했지만, ‘나’의 가족은 이미 분리되어 있었다. 가족의 존재를 가늠하는 것은 집으로 날아오는 각종 고지서와 택배였을 뿐 가족이 함께한 식사는 까마득하고 그것조차 단두대 같았다.
그렇게 헤어진 가족은 하나가 되지 않아도 잘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결혼을 앞둔 언니의 요구로 ‘행복한’ 가족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마는데…… 한 가족의 해프닝을 통해 가족은 친밀함을 가장한 개인들의 집합이 아닐까 하는 포스트 가족서사를 시도하는 작품이다.

주원규 「come back home」- 3년 전 교통사고로 죽은 아버지가 돌아왔다. 아버지의 보험금으로 사십 평짜리 아파트와 치킨 가게, 그리고 사십이 인치짜리 텔레비전을 가지게 된 ‘나’와 엄마, 새아빠는 이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돌아온 아빠는 근친상간을 강요하고, 새아빠를 수시로 폭행하며 가족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기 시작한다. 급기야 새아빠의 제안으로 가족은 아빠를 한 번 더 죽이기로 결심하기에 이른다. ‘감정’ 없는 가족을 묘사한 씁쓸하고도 하드보일드한 소설이다.

최진영 「월드빌, 401호」- ‘나’는 월드빌이라는 빌라, 그 안의 작은 방에서 살아가는 히키 코모리다. 이 안에서 함께 숨을 쉬는 유일한 생명체는 삼 년 전 나와 함께 이 방으로 들어온 ‘종철’이라는 개다. 어느 날, 텔레비전도, 컴퓨터도 작동을 멈추고 며칠째 바깥세상은 암흑에 휩싸인다. 급기야 ‘나’는 종철이를 데리고 바깥세상에 나가보기로 결심을 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김연- 핑크바인 드림
한창훈_ 그 아이
김곰치-졸업
박정애_ 피의자 신문조서
심윤경_ 가을볕
박민규_ 끝까지 이럴래?
권리- 그녀의 콧수염
조두진_ 여덟 살
조영아_ 고래의 죽음을 함부로 논하지 마라
서진_ 홈, 플러스
윤고은_ 1/4
주원규_ come back home
최진영_ 월드빌, 401호

이명원 문학평론가_ 단독자들의 진정성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