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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명의 청혼자들을 목걸이에 알알이 꿰어버린 피오리몬드 공주 이야기를 비롯해 누구도 사랑할 줄 모르는 얼음처럼 차가운 조안공주의 도둑맞은 심장을 찾아 멀고도 험한 길을 떠나는 마이클 왕자의 이야기 등 이야기 세 편 모음.

옛날 아직 요정들이 살던 시절에, 아름다운 공주에게 청혼하러 온 임금님과 왕자님들이 하나하나 사라져 버린다. 사랑하는 조안 공주의 심장을 찾으러 진홍빛 별을 쫓아 멀리멀리 바다로 떠나는 마이클 왕자, 황금 하프로 변한 크리시아의 애절한 외침을 아라스몬은 끝내 알아들을 수 있을까?

전통적인 옛이야기를 새롭게 창조해내어 요정 이야기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매리 드 모건의 매력적인 단편 동화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작가 특유의 풍부한 상상력, 사람들의 삶과 심리를 꿰뚫는 통찰력, 그리고 이야기의 묘미를 살려주는 극적인 전개, 흥미진진한 내용이 돋보이는 세 편의 간략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오리몬드공주의 목걸이]에서 얼굴은 더없이 아름답지만 마음씨 고약한 요술쟁이 피오리몬드공주는 자신에게 청혼하러 온 왕자님과 임금님을 열한 명이나 목걸이 속에 가두어 버린다. 그 흉악한 음모를 알아차린 욜란다는 피오리몬드 공주처럼 아름답거나 신분이 높은 귀족은 아니지만 용감하고 당찬 아가씨다. 결국 욜란다는 재베스와 힘을 모아 피오리몬드 공주의 사악한 음모를 밝히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간다.

[조안 공주의 심장]의 마이클 왕자는 첫눈에 조안 공주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조안은 못된 요정의 저주로 심장을 잃어버린 얼음같이 차가운 사람이었다. 마이클 왕자는 사랑하는 조안의 심장을 찾기 위해 7년 동안이나 온갖 고생을 겪으면서도 결코 꺾이지 않고 꿋꿋하게 견딘다. 그리고 마침내 조안 공주의 심장을 찾아와 따뜻한 마음씨를 되돌려준다.

[떠돌이 악사 아라스몬]에 나오는 크리시아는 저주에 빠진 마을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마음씨 고운 여자이다. 그러나 도깨비들의 저주로 황금 하프로 변해버리고 남편 아라스몬은 그 사실도 모른 채 하프를 품에 안고 평생동안 크리시아를 찾아 온 세상을 헤매고 다닌다. 세월이 흘러 흘러 아라스몬이 백발 노인이 되어 숨을 거두기 직전, 마침내 저주가 풀리고 아라스몬은 그리던 아내의 품안에서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극적인 전개가 아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게 하면서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준다. 모건의 작품에는 시련에 처한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마이클왕자의 고행, 아라스몬의 유랑등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운명 앞에서 절망하기도 하지만 그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시련을 통해 그를 극복하고야 마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깊은 감동을 준다. 특히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허위의식을 섬세하게 파헤치면서 참사랑을 갈구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진실한 사랑의 정의를 구하고 있다. [피오리몬드 공주의 목걸이]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여주인공들을 의지가 강하고 실천적으로 묘사하여 주목받으면서 영국 여류 소설의 전통을 잇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