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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흐르다 (최진석 산문)
경계에 흐르다 (최진석 산문)
저자 : 최진석
출판사 : 소나무
출판년 : 2017
ISBN : 9788971390993

책소개

백발의 짧은 머리를 한 철학자 최진석은 대개 청바지에 반팔 티셔츠를 걸치고 강연에 나선다. 노자와 장자를 ‘현대의 철학자’로 우리 시대에 소환하며, 이념과 신념에 포박된 무거운 ‘사명들’에 직격탄을 날린다. 일상의 좌표를 명사에서 동사로 전환할 것을 귀띔한다. 곧 내가 ‘바라는 일’ 대신에 ‘바람직한 일’을, 내가 ‘하고 싶은 일’ 대신에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전념해온 우리의 맨 얼굴을 응시하게 만든다.

『경계에 흐르다』는 ‘경계의 철학자’ 최진석의 첫 산문집이다. 그가 경계의 흐름 속으로 비집고 스며들었던 자기 삶과 사유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엮었다. 거칠고 시큰둥했던 유년과 청소년 시절 그가 체득한 두려움과 갈망에 대한 이야기, 철학 공부의 시작과 ‘이상한 눈빛’에 대한 이야기, 칸트에서 장자로 시선을 옮기게 한 무료함에 대한 이야기, 장자와 적대관계로 지낸 이야기 등 그가 불안하고 비밀스러운 경계에서 빚어낸 무늬를 보여준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아침에 일어나면 조용히 앉아 ‘나는 금방 죽는다’고 서너 번 중얼거린다. 그러면 적어도 그날 하루도 덜 쩨쩨해질 수 있다. 나 자신을 번잡하고 부산스러운 곳에 두는 일을 그나마 조금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래도 사는 것이 이 모양 이 꼴인 것을 보면 나는 아직 덜 죽은 것이 분명하다. 더 철저하게 죽어 버려야겠다.” - [금방 죽는다]에서

경계, 그 비밀스러운 접촉에 대한 이야기들

백발의 짧은 머리를 한 철학자 최진석은 대개 청바지에 반팔 티셔츠를 걸치고 강연에 나선다. 노자와 장자를 ‘현대의 철학자’로 우리 시대에 소환하며, 이념과 신념에 포박된 무거운 ‘사명들’에 직격탄을 날린다. 일상의 좌표를 명사에서 동사로 전환할 것을 귀띔한다. 곧 내가 ‘바라는 일’ 대신에 ‘바람직한 일’을, 내가 ‘하고 싶은 일’ 대신에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전념해온 우리의 맨 얼굴을 응시하게 만든다.
경계에 흐르다는 ‘경계의 철학자’ 최진석의 첫 산문집이다. 그가 경계의 흐름 속으로 비집고 스며들었던 자기 삶과 사유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엮었다. 거칠고 시큰둥했던 유년과 청소년 시절 그가 체득한 두려움과 갈망에 대한 이야기, 철학 공부의 시작과 ‘이상한 눈빛’에 대한 이야기, 칸트에서 장자로 시선을 옮기게 한 무료함에 대한 이야기, 장자와 적대관계로 지낸 이야기 등 그가 불안하고 비밀스러운 경계에서 빚어낸 무늬를 보여준다.

“시 아닌 곳으로 자폐하여 시를 멀리하고 스스로를 맷돌 삼아 거기에다 자신을 갈고 또 갈다 보면 몇 방울의 피가 엉겨 붙는다. 그 피들을 긁어모아 놓으니, 거기에 시라는 이름이 다가와 걸릴 뿐이다. 설령 시가 아니어도 된다고 포기한 채, 자신을 학대하다 보면 오히려 빛나는 시가 태어난다.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토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 [시가 잘 써지지 않는 까닭]에서

“빗방울은 그 이름을 받는 순간 낙하의 운명을 실현한다. 빗방울이 낙하하며 겪는 속도는 그가 세상을 읽는 속도와 맞먹는다. 낙하는 빗방울에게 하나의 ‘읽기’다. 빗방울은 운명처럼 대지의 어느 한쪽을 지정받아 송곳처럼 꽂히며 자신의 시선을 대지의 다양한 모습들에 구겨 넣는다.” - [읽기와 쓰기, 그 부단한 들락거림]에서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최진석 첫 산문집

최진석은 10대 초반부터 답답하고 갑갑했다. 정해진 것들은 모조리 그에게 울타리였다. 편안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자신을 막아서는 울타리 말이다. 뭔가를 넘고 싶었다. 그는 ‘단편소설 정도의 길이도 감당이 되지 않는 지구력’ 탓에 자주 시를 읽었다. 짧은 문장들로 조직된 시가 긴말 하지 않고 자신을 이리저리 넘겨주는 탄성에 몸을 실었다. 어떤 권위에도 시큰둥했던 그는 ‘모범생의 얼굴을 가졌지만 내면은 거칠고 삐딱’하게 성장했다.
그는 철학자의 길을 걸으며, 이미 있는 이론에 철두철미해지기보다는 세계에 직접 한번 닿아 보려 했다. 이론을 가지고 세계를 보려 하지 않고, 세계에 직접 접촉하여 문제를 만나 보려 했다. 문제가 보이면 그때 필요한 이론을 얻어다 써 보려고 했을 뿐이다.

“나는 문제아로 남고 싶었지, 정해진 이론에 의하여 모범적으로 정련되는 것을 싫어했다. 구멍이 좀 듬성듬성 나고 허점이 가려지지 않더라도, 그냥 그렇게 걷고 싶었을 뿐이다.” - [불손함이 빚어내는 생각의 기울기]에서

낯설고 깜짝 놀라는 그 순간 시작되는 것들

지난 몇 해 동안 최진석은 인문학 특히 철학을 우리 곁에 강력히 밀착시켰다. 그는 인문(人文)을 ‘인간이 그리는 무늬’라고 명명하며, 인문학은 고매한 이론이나 고급한 교양을 쌓기 위함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도구임을 단호히 말해 왔다.
이 책은 중진국 트랩에 갇힌 우리 사회에 건네는 창의적 시선의 높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성의 폐허를 딛고 독립적 사유를 시도하는 지성의 두께를 갖추는 일은 처절한 고독에서부터 시작한다. 경계의 불안을 감당하는 눈빛, 비밀스러운 경계에서 오직 혼자서 덤비는 쓸쓸한 눈빛이 지배적이며 독립적인 삶으로 우리 시선을 옮겨 줄 것이다.

“사자의 눈을 보자. 늑대보다 더하다. 한없이 쓸쓸한 그 눈빛에 나는 무섬증보다 사자가 지키는 그 고독의 지경으로 빨려들 것만 같다. 이제 알겠다. 강한 놈일수록 눈빛은 더 쓸쓸하고 처연하구나. 호랑이도 그러하더라. 강한 자의 눈빛은 쓸쓸하다. 쓸쓸한 눈빛은 고독에서 나온다. 고독을 감당하는 놈이라야 강하다.” - [오직 혼자서 덤비는 눈빛]에서

경계에 서야 자유롭고 강렬해진다는 인문적 통찰의 첫 걸음을 거칠고도 유려하게 제시해온 철학자 최진석, 그의 첫 산문집 『경계에 흐르다』를 펼쳐 보자.

“경계에 서 있으면 과거에 붙잡히고 않고 미래로 몸이 기운다. 미래가 열리지 않는 것을 한탄하지 마라. 내가 그저 한쪽을 지키는 성실한 투사임을 한탄해라. 경계에 서 있는 상태를 자유롭고 독립적이라고 한다. 자유롭고 독립적이어야만 창의적이고 혁명적이다. 거기서 모든 위대함이 자란다. 하지만, 경계는 안타깝게도 비밀스럽다.” - [경계, 비밀스러운 탄성]에서

“두 면을 동시에 장악하거나, 두 면 사이의 경계에 처하지 않으면 전면적 인식이나 진보적 삶은 구현되지 못한다. 한쪽을 택하면 과거에 박히고, 경계에 서면 미래로 열린다. 한쪽을 택하면 얼굴에 짜증기가 새겨지고, 경계에 서면 밝고 환해진다.” - [앞서기 위해 물러선 다]에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서문 - 경계, 비밀스러운 탄성

1부 늑대의 털은 쓸쓸한 눈빛을 데우지 못한다
고향, 나의 까닭
금방 죽는다
불언不言의 가르침
배반의 출렁거림
우물에 물이 차오를 때
보는 사람
오직 혼자서 덤비는 눈빛
비틀기와 꼬임
약 오르면 진다
‘읽기’와 ‘쓰기’, 그 부단한 들락거림
심심하기 때문에
나를 만나는 일
경계에 선 불안을 견딜 수 있는가
‘사람’으로 산다는 것
잔소리에 대하여
원심력과 중력 사이
직職과 업業

2부 게으른 눈, 부지런한 손발
앞서기 위해 물러선다
위대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철학이 의자가 되는 방법
진리냐 전략이냐
정치란 너의 혀를 굽히지 않는 것
친구를 기다리지 마라
투명한 벽
공부의 배신
덕德에 대하여
문자를 지배하는 사람 1
문자를 지배하는 사람 2
새로워지는 일
봅슬레이와 마늘 밭의 진리
신뢰에 대하여
외우기의 힘
이익(利)을 논하라
모르는 곳으로

3부 아득한 하늘이여, 이것은 누구의 탓이더냐
이탈자들
무엇부터 할 것인가
거칠고 과감하게
너 자신을 알라
돈과 자본, 부자와 자본가
혁명을 꿈꿀 때
시가 잘 써지지 않는 까닭
지식보다 지루함을
흘러야 썩지 않는다
지성의 폐허
지식인의 몰락
과거와 벌이는 전면적 투쟁
잡스러워진 손에 담아야 할 것
움직임, 그곳에서, 홀로

4부 무거운 주제에 관한 가벼운 이야기
불손함이 빚어내는 생각의 기울기
낯설고 깜짝 놀라는 그 순간 시작되는 것들
타이어가 아니라 바람일 뿐
놀이와 여가, 그 비밀스럽고 찰나적인 접촉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