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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역정
미의 역정
저자 : 리쩌허우
출판사 : 글항아리
출판년 : 2014
ISBN : 9788967351670

책소개

아름다움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어떻게 그것을 추구해왔는가?

‘중국 현대미학의 제1바이올린 주자’ 리쩌허우의 『미의 역정』. 역사와 사회의 소용돌이 속 동양적 아름다움의 본질을 밝힌 리쩌허우의 기념비적 저술로, 중국 인문서를 많이 번역해온 중국 신화연구자 이유진이 꼼꼼하고 신중하게 완역한 정식 한국어판이다. 산딩둥인의 구석기시대부터 청대까지, 방대한 미의 역정을 고도로 압축하여 제시하고 있다.

상고시대의 토템, 청동 도철, 선진시대의 이성정신, 초·한의 낭만주의, 위진풍도, 붓다의 얼굴, 성당지음, 운외지치, 송·원 산수의 의경, 명·청의 문예사조에 이르기까지, 리쩌허우가 안내하는 미의 순례기를 따라가다 보면 구석기시대부터 청대에 이르는 시대정신의 불꽃을 목도하게 된다.

이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리쩌허우는 묻는다. 그토록 오래된 것들이 왜 오늘날에도 여전히 감동과 흥분을 주는지. 이 물음은 미학과 예술의 존재 이유에 대한 물음까지로 이어진다. 우리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미의 순례는 과연 어떤 형태의 것일까? 출간된 지 30여 년이 지나도 여전히 울림의 힘을 지니고 있는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자.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리쩌허우 『미의 역정』 정식 한국어판

완전히 새로운 번역...참고 컬러도판 다수 수록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어떻게 그것을 추구해왔는가?



역사와 사회의 소용돌이 속 동양적 아름다움의 본질을 밝힌 리쩌허우의 기념비적 저술 『미의 역정美的歷程』 정식 한국어판이 출간되었다. 『미의 역정』은 해적판으로 한국에 출간되어 읽혀왔으나 번역 오류로 인해 독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이번 정식 한국어판에서는 중국 인문서를 많이 번역해온 중국 신화연구자 이유진 선생이 꼼꼼하고 신중하게 완역함으로써 원저의 명성에 값하고자 노력했으며, 본문에 언급된 주요 예술작품의 사진을 본문과 어울리게 최대한 수록함으로써 아름다움에 대한 사색의 길을 넓히고자 시도했다.



“중국 현대미학의 제1바이올린 주자”, 리쩌허우의 지기知己인 류짜이푸劉再復는 리쩌허우를 이렇게 평가했다. 리쩌허우 자신은 미학자로 불리는 걸 제일 싫어한다고 했지만, 그의 수많은 저서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책은 단연코 『미의 역정』이다. 덩리쥔鄧麗君의 노래를 들으면서 리쩌허우의 『미의 역정』을 베껴 쓰는 모습은 1980년대 중국 젊은이들의 자화상이었다. 심지어는 『미의 역정』을 통째로 외우는 이도 있었다. 대체 그 무엇이 그들의 가슴에 그토록 큰 울림을 주었던 것일까?



1978년 이후, 문화대혁명의 금욕주의로부터 필사적으로 벗어나고자 했던 중국인은 청바지·선글라스·립스틱의 유혹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의 욕망의 충동에 대한 이론적 지지가 필요했다. 미학은 이때 사상 해방의 조력자가 되었다. 미를 인식하고 추구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한동안 잃어버렸던 자아의 가치를 되찾았다. 여러 해 동안 잠자코 있던 리쩌허우의 철학·미학·사상사 저작이 잇달아 출판되었다. 사상과 문장미를 겸비한 진지한 학술 저작이 뜻밖에도 수십 만 권이나 팔리며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리쩌허우는 그 시대의 학자로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를 얻었다. 각 분야에서 리쩌허우의 책을 다투어 읽었고, 그는 각종 장소에 초청되어 가서 미학을 강의했다. 심찬沈瓚이 이지李贄를 평가했던 다음 말로써 당시의 광경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젊고 초탈하고 호방한 많은 이들이 그를 좋아하고 앙모하며, 후학들이 미친 듯이 그를 따랐다.” (웨이이衛毅, 「적막한 사상가」, 리쩌허우 지음, 이유진 옮김,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 226~227쪽, 글항아리, 2013)



『미의 역정』이 출간된 해(1981)로부터 이미 30여 년이 흘렀다. 개혁개방 이후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미의 역정』은 여전히 울림의 힘을 지니고 있다. 나 역시 이 책을 옮기는 내내 그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요컨대 이 책이 지닌 울림의 힘은 1980년대 중국이라는 시공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울림의 힘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산딩둥인의 구석기시대부터 청대까지, 방대한 미의 역정을 이렇게 고도로 압축하여 제시할 수 있다니! 게다가 그 미의 순례기가 건조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아름답고도 격정에 찬 문체로 이루어져 있다니! 상고시대의 토템, 청동 도철, 선진시대의 이성정신, 초·한의 낭만주의, 위진풍도, 붓다의 얼굴, 성당지음, 운외지치, 송·원 산수의 의경, 명·청의 문예사조. 이 모든 장이 ‘시대정신의 불꽃’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 미의 순례기를 따라가다 보면, 구석기시대부터 청대에 이르는 시대정신의 불꽃을 목도하게 된다. 산딩둥인의 장식품에서 출발한 미의 순례가 명·청의 회화와 공예에서 마무리를 맺으며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을 즈음, 리쩌허우는 궁극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토록 오래된 것들이 왜 오늘날에도 여전히 감동과 흥분을 주는 것일까?

리쩌허우는 인류의 심리구조에서 그 답을 찾는다. 역사가 누적-침전된 산물인 심리구조가 예술의 영원성을 창조한다는 것이다. 농축된 인류의 역사문명인 심리구조를 그는 ‘인성’이라고 본다. 감성과 이성, 개체와 사회, 형식과 내용이 상호 녹아들며 누적-침적된 인성(심리구조)의 결실이 바로 의미 있는 형식이자 미의 형식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시각은 다분히 심리학적인데, 철학이든 미학이든 칸트든 중국사상사든 자신의 연구는 심리에 역점을 두고 있노라고 그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는 누적-침전은, 인간의 심리에 실천과 역사와 문화가 누적되고 침전된 것이며, 역사의 ‘누적-침전’이야말로 자신의 모든 연구를 둘러싸고 있는 동심원의 중심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누적-침전은 심리학적인 동시에 유물론적이다.



물고기를 입에 물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 채도분, 고색창연한 청동기, 진귀한 것들로 가득한 한대의 공예품, 호리호리하고 수척한 북조의 조소, 생동하고 기세가 넘치는 진晉·당唐의 서법,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송·원의 산수화, 굴원·도잠·이백·두보·조설근 등 유명한 시인과 작가가 상상으로 빚어낸 형상들. 이상의 것들이 펼쳐 보이는 것이야말로, 바로 여러분이 이 문명 고국古國의 정신사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시대정신의 불꽃이 바로 여기에 응결되어 누적-침전되어 전해져오면서 사람들의 사상·정감·관념·정서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그 앞에서 찬탄하며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하게 만들지요. 이제부터 발걸음을 재촉하며 지나가게 될 우리의 여정은, 바로 이러한 ‘미의 역정歷程’입니다. 자, 어디서부터 출발할까요? 제대로 헤아릴 수조차 없을 만큼 까마득한 과거로부터 시작해야겠지요. _여는 말



자신이 유물론자임을 거듭 강조하는 리쩌허우는 ‘도度’의 자유로운 운용이 ‘미美’라고 말한다. ‘도’란 생생한 일과 구체적인 실천 속에서 그리고 도구를 사용하는 가운데,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꼭 알맞음’이다. 꼭 알맞음을 느끼는 순간 정감의 승화가 일어나고 이것이 바로 미와 미감의 원천이 된다. 또한 그는 도를 파악해 기쁨을 느끼고 미를 느끼는 순간에 발견과 발명과 창조가 생겨나고 진리를 인식하는 문이 열리기 때문에 “미로써 진眞을 연다”고 말한다. 도로 말미암아 미에 이르고 진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미학은 제1철학’임을 강조한다. 자신이 미학자로 불리는 것을 기꺼워하지 않지만, 사실 그는 미학을 이처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미학은 제1철학’이라는 리쩌허우의 명제는 보다 더 궁극적인 지점을 향하고 있다. ‘제1철학’으로서 미학의 종점은 바로 종교를 대신하는 것이라고 그는 선언한다. 즉 그 명제에는 미육美育으로 종교를 대신하는 생존의 최고 경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리쩌허우 철학의 귀결인 ‘정情 본체’와 통하는 것으로, ‘정 본체’는 인륜의 정에서 훨씬 나아가 우주-자연에 대한 경외의 정을 포괄한다. 미육으로 종교를 대신하는 것, 정 본체로 종교를 대신하는 것, 이 철학이 가정하고 있는 전제는 바로 ‘우주-자연과 인간의 협동 공존’이다. 저녁에 별이 총총한 하늘을 바라보노라면 생겨나는 종교에 비길 만한 감정, 숭배와 경외로 충만한 종교(혹은 준準종교)적 정감, 이성의 신비가 야기하는 정감이야말로 과학의 진보로 인해 자리가 점점 축소되는 경험성의 신비를 대체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구체적인 균형·대칭·비례·리듬으로 형성된 질서감·운율감·조화감·단순감 등의 일반적 형식감에 대한 깨달음에서 나아가 우주-자연과 인간의 협동 공존에 대한 감수성을 지니고 우주-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기르는 것, 미육이란 다름 아닌 바로 이것이다. 미육으로 종교를 대신하는 것, 이것이 추구하는 경지는 바로 신이 없는 ‘무한한 일치’의 정신적 느낌이라고 리쩌허우는 말한다. 그것은 우주-자연에 대한 경외로 신에 대한 경외를 대신하는 것이다. 인간과 우주의 협동 공존에는 명령을 내리며 인간을 주재하는 그 어떤 신도 필요하지 않으며, 경외하는 것은 오로지 하늘 역시 감히 어기지 않는 우주의 합규율적인 운행의 신묘함이라고 그는 말한다.

시체 곁에 광물질의 붉은 가루를 뿌리던 산딩둥인, 그로부터 1만8000년이 지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역사가 인간의 심리에 누적-침전되었다. 그런데 궁금하다. 구석기시대에 살던 이들의 종교적 정감이 오늘날 우리에게 과연 얼마나 남아 있는 것일까? 우주-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배양해야 할 미육美育은 또 얼마나 미미하기 그지없는가. 권위적 체제에서의 해방 역량이자 시대의 조류를 이끌던 돌파구였던 미학이 갈수록 물질화되고 상업화의 장식품이 되었다는 리쩌허우의 개탄은 비단 중국의 상황만은 아닐 것이다. “포스트모던의 엘리트 예술은, 극도로 발달한 금융자본사회와 서양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담론 권력의 지배 아래에 놓여 있는 애완동물”7이라는 그의 진단은 오늘날을 사는 모든 이에게 뼈아픈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미학과 예술이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정말 심각히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우리가 앞으로 마주하게 될 미의 순례는 과연 어떤 형태의 것일까?

리쩌허우 본인은 미학자가 아닌 사상가로 불리길 바란다. 일상의 삶에 의미를 부여해 일상의 삶 자체를 철학적(혹은 종교적)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이야말로 리쩌허우 학술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미학 역시 오롯이 ‘삶’이라는 현실에 발 딛고 있다. 『미의 역정』을 관통하고 있는 시각도 바로 ‘인간’과 인간의 ‘삶’에 기초하고 있다. 30여 년이 지나도록 이 책이 여전히 울림의 힘을 지니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리라. 이 책의 곳곳에서 활활 타오르는 시대정신의 불꽃에는 그 시대의 인간과 인간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다. 심리 본체, 도구 본체, 정 본체 등 리쩌허우 사상의 씨앗이 이미 이 책에 배태되어 있음을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과 의미를 더해줄 것이다. 미학자를 넘어선 사상가의 목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자. 그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부디 “빈천을 근심하지 않고 부귀에 급급하지 않으며”(도연명) “물이 흘러가도 마음은 쫓기지 않고 구름 머무니 마음도 더불어 느긋해진다”(두보)는 삶의 지혜를 길어 올릴 수 있기를.

굴원·도연명·두보·소식, 그들의 삶은 고단했으나 그들의 정신과 작품은 미학의 최고봉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포스트모던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큰 위로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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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여는 말



제1장 용이 날고 봉황이 춤추다

1. 상고시대의 토템

2. 원시 가무

3. 의미 있는 형식



제2장 청동 도철

1. 영려의 미

2. 선의 예술

3. 해체와 해방



제3장 선진시대의 이성정신

1. 유가와 도가의 상호 보충

2. 부·비·흥의 원칙

3. 건축예술



제4장 초·한의 낭만주의

1. 굴원 「이소」의 전통

2. 진귀한 것으로 가득한 세계

3. 기세와 고졸



제5장 위진풍도

1. 인간이라는 주제

2. 문에 대한 자각

3. 완적과 도잠



제6장 붓다의 얼굴

1. 비참한 세계

2. 허황된 송가

3. 세속을 향하여



제7장 성당지음

1. 청춘, 이백

2. 음악성의 미

3. 두보의 시, 안진경의 글씨, 한유의 문장



제8장 운외지치

1. 중당의 문예

2. 내재적 모순

3. 소식의 의의



제9장 송·원 산수의 의경

1. 유래

2. 무아지경

3. 세부 묘사의 충실함과 시의 추구

4. 유아지경



제10장 명·청의 문예사조

1. 시민문예

2. 낭만의 거센 흐름

3. 감상문학에서 『홍루몽』까지

4. 회화와 공예



맺는말

옮긴이의 말│시대정신이 활활 타오르는 미의 순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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