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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의 온통(온전하게 통하는) 손자병법
화산의 온통(온전하게 통하는) 손자병법
저자 : 화산
출판사 : 뿌리와이파리
출판년 : 2016
ISBN : 9788964620793

책소개

『화산의 온통 손자병법』 저자 화산은 중국 광고계의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최고의 컨설턴트로서, 중국 고전과 서양의 철학까지 두루 섭렵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일가를 이루었다. 이 책은 20여 년간 꾸준히 『손자병법』을 연구한 저자의 내공이 그대로 축적되어 있다. 저자는 병법의 핵심 사상을 장악한 후 155개 전형적인 전투 사례를 통해 『손자병법』의 본뜻을 상세하고 철저하게 해부했다. 그와 동시에 지난 2000여 년 동안 『손자병법』을 해설했던 11명의 대표적인 주석가 조조, 맹씨, 이전, 가림, 두우, 두목, 진호, 매요신, 왕석, 하씨, 장예의 연구 성과를 적절히 인용하며 다양한 각도로 손자의 뜻을 조명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화산華杉의 온통 손자병법

“이 세상에는 두 권의 전략 서적이 있는데 기타 모든 병법서를 능가한다.
그것은 『손자병법』과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다. 그런데 『전쟁론』도
『손자병법』에 비하면 시대에 뒤떨어졌다.” -리들 하트(군사전략가)

이 책은…

조조, 두목, 매요신 등 『손자병법』의 주석가 11명에서 청말의 증국번,
인민해방군 곽화약 장군에 이르는 권위 있는 해설을 온전하게 담아내고
국가조직의 통치술, 군사학, 기업 경영전략, 인생철학까지 두루 온전하게 통하는
『손자병법』의 결정판!

지금, 왜, 다시 『손자병법』인가?
『손자병법』 열풍이 뜨겁다. 2500년 전에 쓰인 이 병법서는 나폴레옹, 이순신 장군, 베트남의 전쟁영웅 보응우옌잡, 걸프전 사령관 노먼 슈워츠코프 등이 읽고 실전에 적용했을뿐더러, 손정의와 빌 게이츠 같은 기업인들의 경영철학, 미국 MBA의 필독서,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군사전략 교재로까지 사용되는 등 명실상부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의 고전이 되었다.
거대한 굿판이 벌어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손자병법』이 그토록 강조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그 울림이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무겁게 다가온다. 이 엄중한 시기에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 ‘싸우기 전에 이기는 법’, ‘기본기를 갖추는 법’에 대한 상식적이고도 단순한, 기본적인 메시지를 전해주는 『손자병법』이 우리에게는 더욱 절실하다. 또한, 중국의 한 고위 외교소식통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향후 대응이 궁금하면 『손자병법』을 보라고 말했다고 한다(『조선비즈』 2016년 7월 9일자). 그만큼 국제사회 속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갈 바를 시사하는 중요한 좌표가 될 만하다.
이처럼 정치, 군사, 외교뿐만 아니라 경영과 조직 및 개인의 인생철학까지 온전하게 담아낸 『손자병법』은 국내에서도 500여 종 이상이 출간되었다. 그 많은 『손자병법』 중 『화산의 온통 손자병법』은 아래와 같은 특징이 있어 확연히 차별화된다.

『손자병법』은 총 13편 6,111자이다. 저자 화산華杉은 중국 광고계의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최고의 컨설턴트로서, 중국 고전과 서양의 철학까지 두루 섭렵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일가를 이루었다. 이 책 『화산의 온전하게 통하는 손자병법』은 20여 년간 꾸준히 『손자병법』을 연구한 저자의 내공이 그대로 축적되어 있다. 저자는 병법의 핵심 사상을 장악한 후 155개 전형적인 전투 사례를 통해 『손자병법』의 본뜻을 상세하고 철저하게 해부했다. 그와 동시에 지난 2000여 년 동안 『손자병법』을 해설했던 11명의 대표적인 주석가 조조曹操, 맹씨孟氏, 이전李筌, 가림賈林, 두우杜佑, 두목杜牧, 진호陳?, 매요신梅堯臣, 왕석王?, 하씨何氏, 장예張預의 연구 성과를 적절히 인용하며 다양한 각도로 손자의 뜻을 조명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주고 독특한 관점의 저자 해설이 수시로 등장하여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특히 한신이 연출한 ‘배수진’, 손빈과 방연의 ‘위위구조圍魏救趙’ 등 전설적인 전쟁을 해설할 때는 마치 우리가 전쟁터 상공에서 쌍방이 교전하는 모습을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손자병법』의 세계로 직행하여 간단하되 심원하고, 소박하되 현묘한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사는 일이 곧 밥그릇을 놓고 다투는 것이니 전쟁의 지혜와 함께 삶의 자세도 가다듬을 수 있는 비범한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1) 『손자병법』 원문 완역 및 역대 주석가 11명의 해설을 철저히 해부하고, (2) 학문적 해설뿐만 아니라 군사학적 해설에 좀 더 방점을 두며, (3) 생동감 넘치고 힘있는 문장과 함께 (4) 필요한 경우 소제목으로 각 원문을 분리하여 좀 더 상세하게 언급하였다. 그와 더불어 손자의 핵심 사상과 독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손자병법』의 구절 및 사상을 저자 화산은 아래와 같이 명쾌하게 지적하여 해설하였다.

1. 손자는 강으로 약을 이기라는 것이지, 약으로 강을 이기라는 것이 아니다
『손자병법』의 첫 편은 「계」편이다. ‘계’는 음모가 아니라 ‘계산計算’의 계計이다. 현대 용어로 바꾸면 SWOT 분석이다. 아군과 적군의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비교하고 계산하는 것이다. 비교할 것은 다섯 분야이고 계산할 항목은 일곱 항목이니 ‘오사칠계五事七計’라 했다. 점수가 높은 측이 당연히 이긴다. 이것을 손자는 간명하게 말했다. “승산이 높으면 이긴다. 승산이 낮으면 이기지 못한다.” 계산 점수가 적보다 높게 나왔으면 이길 수 있다. 계산했는데 점수가 적보다 낮게 나왔다면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 패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손자는 약弱으로 강强을 이길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약으로 강을 이긴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지극히 낮은 일이다. 전쟁에 대해 손자는 이렇게 말했다. “전쟁이란 국가의 대사로서 생사가 갈리는 지점이고 존망이 걸려 있는 길이니 자세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존망과 백성의 생사를 지극히 낮은 확률의 도박에 ‘올인’할 수는 없다.

2. 전쟁에 이겨도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모든 행동에는 대가가 따른다. 전쟁의 대가는 특히 크다. 이극李克이 위 문후魏文侯에게 했던 말은 “삭승필망數勝必亡”이었다. 여러 번 이기면 필히 망한다는 것이다. 매번 승전했다면 그때마다 치러야 할 대가가 있을 것이고 그만큼 자원을 소모하게 된다는 말이다. 백전百戰을 겪으면 병졸은 피폐해지고, 백승百勝을 거두면 군주는 교만해진다.
한 무제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한 무제는 무력으로 영토를 확장하여 혁혁한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백성이 겪는 고통은 실로 상상을 초월했다. 한 무제 말년, 중국은 정부에서 민간 백성에 이르기까지 전부 파산했고 국가는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정치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한 무제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죄기조罪己詔’를 발표하게 된다. 스스로 자신을 비판하는 글을 전국에 반포한 것이다. 그 내용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짐이 즉위한 이래 행동이 도의를 벗어나 미친 사람처럼 살았기에 천하 만민이 걱정하고 불안했으니 후회막급입니다.”

3. 정병正兵으로 교전하고 기병奇兵으로 승리한다. 분전법은 기본 전술
“정正으로써 대결하고, 기奇로써 승리한다(以正合, 以奇勝).” 『손자병법』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이 ‘기奇’는 기수奇數(홀수) 우수偶數(짝수)라고 할 때의 기奇인데, ‘여기餘奇’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餘奇’를 한글로 옮기면 ‘우수리, 나머지’의 뜻이다. 따라서 ‘기병奇兵’은 따로 빼놓은 예비 병력을 가리킨다. 손에 쥐고 있되 아직 펼치지 않은 카드이니 결정적인 순간에 예비 병력, 즉 기병을 투입하여 승리를 결정짓는 것이다. 이것을 일러 분전법分戰法이라 하며 가장 기본적인 용병술이다.
한신의 배수진도 마찬가지였다. 한신이 모든 병력을 강가에 몰아넣고 배수의 진을 쳤던 것이 아니다. 그랬다가는 전부 고기밥이 되었을 것이다. 한신은 병력의 일부를 미리 떼어내 매복시켰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내보냈기에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4. 선승후전先勝後戰, 먼저 이긴 후에 싸우라
『손자병법』은 스스로 강해지라고 조언한다. 먼저 자신을 단련해야 하며 남을 어떻게 이길까만 궁리하지 말라고 했다. 손자가 말했다. “전쟁을 잘했던 자는 먼저 적이 나를 이길 수 없게 만들고 이어서 내가 적을 이기게 될 때를 기다린다. 불패不敗는 나에게 있고, 이길 수 있음은 적에게 있다.” “승리를 예상할 수 있지만 억지로 승리할 수는 없다.” “전쟁을 잘하는 자는 미리 이겨놓고 싸운다.” 싸움을 걸어놓고 이기려 하지 말고, 이겨놓고 싸움을 걸라는 뜻이다. 먼저 나를 강하게 단련하여 허술한 구석이 없게 하면 적이 나를 이길 수 없다. 그런 후에 적이 허술해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만일 적이 나보다 약하지 않거나 서로 비슷하다면 그리고 적이 실수가 없고 허점이 없다면 나는 공격할 수 없다. ‘이길 수 있음은 적에게 있다’고 했는데, 적이 실수를 범할 때나 허점을 드러낼 때를 가리킨다.

5. 기다릴 수 있어야 하고 참을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기다림은 최고의 전략이다. 『손자병법』에서 가장 많이 해주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기다림의 화신이다. 그는 참고 견디고 타협하는 데 도사였다. 오다 노부나가가 패권을 잡았을 때 그는 부하로 버텼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패권을 잡았을 때 그는 제후로 견뎠다. 그는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타협했다. 도요토미 가문이 강성할 때 그는 줄곧 제후에 만족했다. 도요토미가 죽고 17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차분하게 세상을 접수했다. 그의 가문은 일본을 265년 동안 통치했다.

6. 한 방에 끝내라. 이겨도 끝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전쟁에서 승리는 수단일 따름이지 목적이 아니다. 목적은 평정平定이다. 백승을 했는데도 평정하지 못해 계속 싸워야 한다면 지금까지 백 번이나 싸운 게 별 의미가 없다. 손자의 뇌리에는 보전保全 사상이 대단히 강하게 박혀 있다. ‘보전’이란 온전하게 보호한다는 뜻이다. 자신을 보전하고, 백성을 보전하고, 성을 보전하고, 재산을 보전하라는 것이다. 심지어 적의 병사까지도 온전히 보호하고 이어서 굴복시켜 아군으로 수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적국의 모든 병사가 아군이 되면 천하를 평정한 것과 다름없다.
전국시대 4대 명장 중 한 명인 조나라 장군 이목李牧. 이목 장군이 변경을 지키고 있었다. 성벽을 단단히 쌓아 진지를 굳게 지키고, 훈련에 열중할 뿐 10년 동안 오로지 방어에만 전념했다. 싸우지 않으니 사람이 죽어날 일도 경제적인 손실도 없이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10년, 흉노가 안일해질 때를 기다려 이목은 미리 병력을 매복시켜 일거에 흉노 10만 기마병을 궤멸했다. 10년 동안 싸우지 않다가 단 한 번의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7. 속임수는 중요하지 않다
“전쟁이란 속이는 길이다(兵者, 詭道也).” 『손자병법』의 이 한마디를 많은 사람들은 오해하고 있다. 『손자병법』이 ‘삼십육계’처럼 온갖 휼계와 속임수를 가르치는 책으로 여긴다. 하지만 아무리 속임수를 쓴다고 해도 상대방이 걸려들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손자가 속임수를 언급했지만 그것은 『손자병법』의 핵심이 아니다. ‘손자병법과 삼십육계’를 한데 묶어 단행본으로 내놓은 출판사도 많다. 『손자병법』을 그렇게 읽는다면 ‘수박 겉핥기’가 될 것이다.

8. 지피지기, 관건은 나를 아는 데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 더없이 유명한 구절이다. 사람들은 위 구절을 상기할 때마다 어떻게 해서든 상대방을 알려고 한다. 나를 아는 것은 전혀 문제로 삼지 않는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설마 모를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피지기’에서 관건은 ‘지기(知己)’ 나를 아는 데 있다. 일단 나를 잘 파악하여 나를 불패의 위치에 올려놓으면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할 수는 없다. 온갖 방법과 수단을 다 동원하여 상대방을 알려고 안달해봐야 자칫하면 상대방의 속임수에 걸려들 뿐이다.

『손자병법』이 이것저것 많이 이야기했지만, 그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기본기를 잘 갖추라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라. 너 자신을 먼저 잘 관리하라. 너 자신을 강하게 만들고 승기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라. 그리하여 승산이 서고 가장 자신이 있을 때 공격하라. 일단 공격했으면 한 방에 평정하라.

[책속으로 추가]
『손자병법』은 한 방에 끝내라는 것이다. 전쟁이란 치고받고 하염없이 싸워서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역량을 키우고 모았다가 적시에 일어나 일거에 끝장내야 한다는 것이다. 국경을 방어하는 장군이 10년 동안 백전백승했다면 그로서는 혁혁한 전과를 올렸는지 모르겠으나 그토록 오래 싸우는 과정에서 희생된 병졸은 또한 얼마나 많았으랴. 장군이 퇴직할 때 국경의 문제는 해결되었는가? 새로운 장군이 부임해도 계속 싸워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목은 10년 동안 싸우지 않다가 단 한 번의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므로 한 방에 철저히 해결하는 장군이 진정한 명장인 것이다. 백전백승이라니 대단한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백 번을 싸울 때까지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계속 싸웠기 때문이다. 그런 전쟁에서 백승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백전백승을 했다면 실은 병법을 모르는 자일뿐더러 전쟁도 할 줄 모르는 자라 하겠다. 게다가 이 세상에 백전백승이 어디 있겠는가. 패전을 숨겼을 뿐이다. (83쪽)

관우의 죽음은 곧바로 장비 및 유비의 죽음으로 이어졌으니 도원결의桃園結義 삼형제의 시대는 저물고 말았다. 관우는 전형적인 백전백승의 장군이었으나 단 한 번의 패배로 사라졌다. 『손자병법』은 말한다. 진정으로 전쟁을 잘하는 장군에게는 지혜로운 명성이 없고 용맹한 공훈도 없다는 것이다. 전쟁을 잘하는 장군은 그렇게 많이 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쉽게 승리할 전쟁만 하며 변화무쌍한 전쟁은 피하니 그에게 감동적이고 눈물겨운 전쟁 스토리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일반 백성들은 전설 같은 전쟁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그런 면에서 관우는 『손자병법』이 요구하는 장군과는 완전 반대의 인물이다. 하지만 관우는 너무 유명하다. 도덕과 지혜와 무공을 모두 겸비한 천고의 영웅으로 백성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다. 하지만 병법을 다루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관우는 사실 국사를 그르친 장군이었다. (106~107쪽)

『손자병법』은 작전을 전개함에 있어 졸속拙速으로 해야지 고난도 전략을 오래 펼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졸속은 ‘어설프고 빠름’이니 흔히 부실함으로 오해하지만 『손자병법』에서 처음으로 언급한 ‘졸속’은 그런 뜻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해 증국번曾國藩은 느낀 바를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졸속이란 ‘부질이속不疾而速’, ‘서둘지 않지만 빨리 이루다’의 뜻이라는 것이다. 착실하고 성실하게 차근차근 준비하면 설령 진도가 느리더라도 매일 조금씩 발전할 것이고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20년 후에 그 분야에서 으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은 평소에 장기간 축적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다. 장기간에 걸쳐 느릿느릿 바보처럼 노력을 하므로 얼핏 보기에 졸렬拙劣하여 졸拙이지만, 결국은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니 속速인 것이다. 『손자병법』의 졸속은 본디 이런 개념으로 사용한 것이다. (149~150쪽)

진정 전쟁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명장名將’의 타이틀이 없다. 명장이란 어떤 사람인가?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이긴 자이다.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이겼기에 이름이 난 것이다. 항우項羽니 이광李廣이니 하는 천고의 명장들이 그렇게 이름이 난 장군이다. 하지만 진정 전쟁을 잘했던 장군은 어떠했을까? 그들은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또한 절차에 따라 순서대로 수행하기에 한 치의 실수도 없다. 그들이 전쟁에 이기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당연한 일은 사람들의 관심 밖이니 그들은 명장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흥미로운 질문이 있다. 『손자병법』을 저술한 손자 본인은 명장이었을까? 손자의 명성은 『손자병법』에서 비롯된 것이지 어떤 전쟁에서 멋진 승리를 거두었다는 역사적 기록이 전혀 없다. 손자와 함께 오나라에 근무했던 오자서란 장군이 있었다. 오자서야말로 강렬한 슈퍼 명장이었다. 복수로 일생을 보냈는데 특히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장렬하게 갚았으나 정작 본인 또한 억울하게 죽은 열혈 대장부였다. 그런데 손자는 오나라로 들어가 장군이 되자 많은 공헌을 했다고만 그저 밋밋하게 기록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결여되어 있다. 심지어 나중에 어떻게 죽었는지도 알 수가 없다. 평범하게 죽은 자의 죽음을 굳이 역사에 기록할 리 있겠는가. 그러니 손자는 자기 집 침상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았을 것이다. 오자서처럼 모함을 받아 억울하게 죽었다면 필경 기록에 남았을 것이기에 말이다. (277~278쪽)

『손자병법』에서 사람들이 가장 오해하는 한자는 ‘기奇’이고, 그로 인해 아래 구절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정正으로써 대결하고, 기奇로써 승리한다(以正合, 以奇勝).” 여기에서 ‘기奇’를 중국어로 읽을 때 qi[치]로 읽지 않고 ji[지]로 읽을 때 오해가 풀리기 시작한다. ji[지]로 읽을 때의 ‘기奇’는 수학용어에서 짝수 홀수라고 할 때의 ‘홀수’를 뜻한다. 옛날에는 ‘여기餘奇(yuji)’라고도 불렀는데 한국어로 옮기면 ‘우수리, 나머지’의 뜻이다. 전쟁을 할 때 먼저 투입되는 병력을 일러 ‘정병正兵’이라 하고, 정병이 한창 싸울 때 장군이 지켜보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이다 싶으면 앞서 따로 빼놓은 나머지 예비 병력, 즉 ‘기병奇兵’을 투입하여 승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병’이란 따로 빼놓은 나머지 예비 병력을 가리킨다. (308~309쪽)

항우의 병력이 유방 일행을 추격했으므로 상황이 긴박했다. 유방은 마차에 사람이 많아 속도가 안 난다고 여기고 아들과 딸을 발로 차서 마차 밖으로 떨어뜨렸다. 하후영이 기겁하여 말을 세우고 내려가 유방의 아들과 딸을 안고 올라왔다. 사마천의 『사기』 원문에는 ‘如是者三(여시자삼)’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하길 세 번’이나 그랬다는 것이다. 그때마다 하후영은 말을 세우고 아기들을 주워 올라왔다. 애들이 놀라서 울고불고했을 것이다. 하후영은 바로 말을 몰아 허겁지겁 달린 것이 아니라 천천히 마차를 몰면서 애들을 달랬고, 애들이 안정을 되찾자 비로소 질주했다. 그사이에 유방은 성질이 나서 하후영을 죽이려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마부를 죽이면 누가 마차를 몰겠는가. 여하튼 천우신조로 유방 일행은 탈출에 성공했다.
유방은 성격적으로 결함이 없어 보인다. 죽음을 불사하는 성격이 전혀 아니다. 부모고 처자식이고 언제든지 다 팽개치는 성격이니 냉정하다 못해 냉혹하다. 쉽게 화내는 성격도 아니다. 고결한 품성과는 거리가 멀다. 살려고 별짓을 다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유방이란 사람은 『손자병법』이 경고하는 장군으로서의 성격적 결함이 없다. 인격적으로 이처럼 더러운 자를 누가 이기겠는가? 그러니 천하무적이었다. (591~592쪽)

역사책에 등장하는 수공水攻 이야기는 상당수가 소설에 가깝다. 이를테면 한신이 용저龍且의 군대를 수몰시킨 따위가 그러하다. 한신이 사병들에게 명해 모래 가마니를 1만 개 준비하여 상류를 차단하고 용저의 군대가 도하할 때 모래 가마니를 빼내 수장시켜버렸다. 증국번은 이 전역戰役을 연구한 결과 그것은 불가능한 일로 결론을 내렸다. 실험해보니 그렇게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천군만마를 수몰시킬 정도의 물을 상류에 가두려면 일종의 댐을 건설해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거니와 설령 그 많은 물을 가두었다 해도 일거에 모래 가마니를 빼내 대량의 물을 흘려보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로 수력발전소를 건설해도 일단 강물을 옆으로 돌리고 콘크리트 구조물을 차례대로 세우고 연결하여 합치는 작업이 대형 토목공사라서 전전긍긍하는데, 그 당시에 병사들이 모래 가마니를 들고 물길을 막았다니 그게 될 법이나 한 일이냐는 것이다. (888쪽)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지은이 서문
옮긴이 서문

제1편 계計
01 『손자병법』의 가치관
02 손자의 경외심
03 손자의 우열 분석법: ‘오사칠계’의 오사五事
04 한마음이면 승리한다
05 천시天時는 군사 기상학이다
06 행군은 필히 무인지경, 격돌은 필히 유리한 지형
07 상대를 믿고 그 믿음을 상대가 알게 하라
08 장군 된 자의 업무는 군대의 경영
09 이른바 도道는 곧 소프트파워
10 오사칠계로 승리를 확신하면 싸우라
11 바른 길과 속이는 길
12 기다리지 못함은 심각한 성격적 결함
13 한 방에 끝내야 진정한 명장
14 관건은 그럴듯한 연기
15 정책 결정의 책임은 지도자의 몫
16 “내가 치른 전쟁은 아니었다!”
17 세 가지를 삼가라, 그중 첫째는 과욕 금지
18 승리할 수 없다면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19 본래 임무를 망각함은 모든 이의 병폐이다
20 순간의 자존심에 목을 걸지 마라
21 피곤하게 만들어라
22 우리는 왜 이간질에 당하는가?
23 방심하면 당한다
24 은밀해야 이루어지고, 새어나가면 깨진다
25 ‘삼십육계’는 영양가 없으나 사람들은 좋아한다
제1편 계計 원문 및 풀이

제2편 작전作戰
01 전쟁은 돈 싸움
02 위대한 한 무제도 군비에 망했다
03 ‘졸속拙速’이란 준비는 천천히, 공격은 빨리 하는 것
04 먼저 손해를 고려하고, 그 후에 이익을 고려하라
05 전쟁의 원가를 낮추면 승산을 높일 수 있다
06 살림을 해봐야 물가가 비싼 줄 안다
07 분노와 탐욕으로 사병을 미치게 하라
08 가장 먼저 성벽을 오른 자가 누군지 확인하라
제2편 작전作戰 원문 및 풀이

제3편 모공謀攻
01 최선은 공격할 필요가 없는 항복
02 최고의 전략은 적국의 전략을 사전에 차단
03 동료가 돼지라고 당신도 돼지가 되어야 할까?
04 적을 이겼다고 승리한 것이 아니다
05 실패를 전제로 생각하는 습관
06 우세한 병력을 집중하여 섬멸전을 펼쳐라
07 병력 분산 작전법
08 패배를 인정하는 것도 지혜
09 황제는 군사를 몰라도 되나 장군은 정치를 모르면 안 된다
10 뭐니 뭐니 해도 판단이 가장 어렵다
11 당신의 휘하 사병 숫자는 당신의 관리 능력 지수
12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욕심을 같게 하려면
13 ‘만일萬一’을 진정으로 인식하라
14 지도자가 자신의 판단을 적당히 포기하는 법
15 지피지기의 문제는 자기를 모르는 데 있다
제3편 모공謀攻 원문 및 풀이

제4편 형形
01 먼저 이겨놓고 싸우라
02 성공은 상상 밖의 고독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
03 지혜로운 장군의 공로는 본인밖에 모른다
04 『손자병법』의 핵심: 이긴 후에 싸우라
05 영원한 기초
제4편 형形 원문 및 풀이

제5편 세勢
01 조직 편제와 관리 체계는 영원한 과제
02 『손자병법』에서 가장 오해하는 한자 ‘기奇’
03 정병과 기병의 움직임을 알면 전쟁이 보인다
04 축구 경기에도 정병과 기병이 있다
05 준비는 철저하되 끝내기는 한 방으로
06 용감과 비겁은 사람의 문제가 아닌 상황의 문제
07 사람을 가려 뽑고 대세에 맡긴다
제5편 세勢 원문 및 풀이

제6편 허실虛實
01 적도 허실이 있고 나도 허실이 있다
02 홈경기를 하라
03 흥분하지 마라, 흥분하면 다 잊는다
04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05 허실의 극치, 신출귀몰
06 철군과 추격은 간단한 전술이 아니다
07 평생 성공은 성공으로 실패를 덮은 것
08 다수로 소수를 공격함은 허실의 문제
09 언제 어디서 교전할까? 내가 선정한다
10 지피지기의 전술 요점
11 나를 배우면 살고, 나를 닮으면 죽는다
12 승패는 대등하지 않다
제6편 허실虛實 원문 및 풀이

제7편 군쟁軍爭
01 일단 교전하면 생각나지 않는다
02 헛걸음도 걸음의 일부다
03 행군도 전투의 일부분, 숙영도 전투의 일부분
04 지형을 알아야 생명을 구한다
05 전쟁의 ‘속임수’는 축구의 페인트 모션
06 풍림화산, 다케다 신겐의 『손자병법』
07 군대가 약탈하는 법, 그것은 ‘비공식 복지 시스템’
08 군대다움은 지휘 시스템에 달렸다
09 기세가 승부를 결정한다
10 리더가 무능하면 조직 전체가 무능해진다
11 사기士氣를 다스리는 방법
12 마음공부가 모든 것의 근본이다
13 정책, 전략, 전술이 있어야 한다
14 그래서 병법이 사람 잡는다!
15 자신을 미끼로 걸어야 상대가 바늘을 문다
16 장평 전투를 분석한다
17 싸워야 할 때와 싸우지 말아야 할 때
18 사람들이 책을 헛되이 읽는 이유는?
19 의지력이 다르면 전투력이 달라진다
제7편 군쟁軍爭 원문 및 풀이

제8편 구변九變
01 발전이란 자신의 무능을 계속 발견하는 과정
02 죽음을 앞당길지언정 죽음을 기다릴 수는 없다
03 정책 결정의 심리학
04 싸우지 않음, 이것도 전투의 일환이다
05 쿠데타는 신속해야 성공한다
06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다
07 군주의 명령을 받지 않을 수 있다
08 이해득실의 철학
09 사람 잡는 병법, 우선 남에게 당하지 말라
10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한다
11 지도자의 성격적인 결함 다섯 가지
12 성격은 운명
제8편 구변九變 원문 및 풀이

제9편 행군行軍
01 요행심은 결정권자의 치명적인 약점
02 수전水戰 병법, 육전陸戰 병법이기도 하다
03 송 양공의 겉멋은 촌극일 뿐 인의仁義가 아니다
04 다 아는 병법이니 괴롭다
05 습지 전투와 평지 전투
06 손자가 알려주는 긴급 피난법
07 위험한 지형 여섯 가지
08 적의 동정을 관찰하는 32가지 방법(1)
09 적의 동정을 관찰하는 32가지 방법(2)
10 적의 동정을 관찰하는 32가지 방법(3)
11 인재는 손수 키운 병력 안에서 구하라
12 서로 길들여지는 것
제9편 행군行軍 원문 및 풀이

제10편 지형地形
01 여섯 가지 지형의 용병술(1): 유리한 지형을 선점하라
02 여섯 가지 지형의 용병술(2): 영웅은 기다릴 줄 안다
03 여섯 가지 지형의 용병술(3): 필승이란 없다
04 여섯 가지 필패(1): 모두 장군의 책임이다
05 여섯 가지 필패(2): 정예 부대의 필요성
06 손자의 직업관
07 수십 년 꾸몄다면 그것은 진심이다
08 상관이 적보다 무서워야 한다
09 이세민의 지피지기: 상대를 모르겠거든 자기라도 알라
제10편 지형地形 원문 및 풀이

제11편 구지九地
01 아홉 개 지세의 작전법(1): 사기, 정예, 분전법
02 아홉 개 지세의 작전법(2): 사기의 관건은 의지력
03 아홉 개 지세의 작전법(3): 제삼자와 연맹하다
04 아홉 개 지세의 작전법(4): 신속히 통과하라
05 아홉 개 지세의 작전법(5): 포위망 돌파는 묘책으로
06 ‘사지로 몰아넣은 후에 살아남’은 구사일생이다
07 임전 지휘의 급선무는 적을 교란하는 것이다
08 양병천일養兵千日, 용병일시用兵一時
09 상산에 사는 뱀
10 리더는 바쁘게 돌아다닐 것이 아니라……
11 성공은 꾸준함에 있다
12 적의 국경을 넘어서면 일치단결해야
13 글자 하나에 얽매이지 말라
14 쇠를 두들기려면 본인이 먼저 단단해야 한다
15 의심과 망설임이 없으면 천하무적
16 사지로 몰아야 산다면 누가 감히 전쟁을 할까
17 바른 소리는 귀에 거슬리나 행동에 이롭다
제11편 구지九地 원문 및 풀이

제12편 화공火攻
01 화공火攻의 대상
02 화공은 적을 뜸떠주는 것
03 화공의 다섯 가지 변화
04 승리하기는 쉬우나 지키기는 어렵다
제12편 화공火攻 원문 및 풀이

제13편 용간用間
01 간첩에게 쓰는 돈은 간첩의 가격이 아니라 당신의 가격이다
02 간첩 사용법(1, 2, 3): 모든 의심은 자기를 의심하는 것
03 간첩 사용법(4, 5): 생간과 사간
04 진평은 돼지고기를 균등하게 잘랐다
05 거물 주변의 시시한 자를 주목하라
06 다섯 종류의 간첩 중에 반간이 핵심
07 이길 수 없으면 싸우지 말라
제13편 용간用間 원문 및 풀이

지은이 후기
옮긴이 후기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