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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어의 성립
번역어의 성립
저자 : 야나부 아키라
출판사 : 마음산책
출판년 : 2011
ISBN : 9788960901179

책소개

유럽에서 일본으로, 다시 한국으로 번역어가 탄생하기까지!

『번역어의 성립』은 일본 학계에서 번역어와 번역 문화 연구 분야에서 독보적인 학자로 평가받는 야나부 아키라의 저서로, 서구어가 일본 근대를 만나 새로운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을 파헤친다. 이 책은 현대 사상의 기본이 되는 10개의 한자어를 중점적으로 해부한다. 번역 대상인 영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 서구어의 원래 뜻이 무엇이었고 그것이 어떤 번역 과정을 거쳤는지 짚어가며, 당시의 여러 사전과 잡지, 학술서 등을 근거로 정교하게 고증했다. 번역어를 통해 수용된 이문화가 문화 전반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한 비교문화론이자 문명비평론으로,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가 당연시하는 단어들이 필연적인 것은 아니며, 근대 서구 문명이 어떻게 일본으로 수용ㆍ변용되었는지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 이 책은 2003년에 출간된 (일빛)의 개정판입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사회’라는 말 이전에 ‘사회’란 개념은 없었다
―당연하게 보이는 한자어의 이면


김동인은 한국 소설에 ‘그’라는 3인칭대명사를 처음 쓴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와 ‘그녀’는 각각 he와 she의 번역어로, 근대 초창기에는 이 번역어가 없었다. 김동인은 남녀 구분 없이 모두 ‘그’를 썼으며 염상섭은 일본어 ‘彼’와 ‘彼女’를 그대로 썼다. 서구어 he와 she가 일본어 ‘彼’와 ‘彼女’로 번역되었고, 그것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그’와 ‘그녀’다.
이처럼 우리가 무심코 쓰는 한자어는 대부분 서구의 언어를 일본에서 번역한 것들이다. ‘사회’ ‘개인’ ‘근대’ ‘존재’ 등, 학문·사상 용어가 특히 그렇다. 지금은 ‘society=사회’란 등식을 누구나 당연히 여긴다. 하지만 애초에 ‘사회’란 말은 없었다. 그에 해당하는 개념과 현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사회’는 society를 번역하기 위해 일본 지식인들이 만들어낸 말이었고, 다른 번역어들을 거쳐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단어다.
『번역어의 성립』은 서구어가 일본 근대를 만나 새로운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을 파헤친 책이다. 저자 야나부 아키라는 일본 학계에서 번역어와 번역 문화 연구 분야에서 독보적인 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중국문화 혹은 서구문화의 번역으로 생성된 일본 학문과 사상의 기본 성격을 ‘번역어’의 성립 과정을 단서로 밝혀내는 데 주력해왔다. 번역어를 통해 수용된 이문화가 문화 전반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한, 비교문화론이자 문명비평론이다.
그의 대표 저서인 이 책은 2003년 국내에서 『번역어 성립 사정』이란 제목으로 출간돼 주목받은 바 있다. 그 후 절판이 되어 아쉬워하는 독자들이 많던 터에, 이번에 새로 번역한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초판본의 크고 작은 오류를 잡아내고 빠짐없이 옮겨 완성도를 높였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당연시하는 단어들이 ‘필연적으로 그것이어야만’ 했던 것은 아니란 사실을 일깨운다. 근대 서구 문명이 어떻게 일본으로 수용, 변용되었는지 살필 수 있어, 그 연장선상에 있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큰 책이다.

낯선 한자어는 보석상자였다
―‘카세트 효과’로 유행하고 살아남은 말들

이 책은 현대 사상의 기본이 되는 10개의 한자어를 중점적으로 해부한다. 번역 대상인 서구어(영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의 원래 뜻이 무엇이었고 그것이 어떤 번역 과정을 거쳤는지 짚어간다. 당시의 여러 사전과 잡지, 학술서 등을 근거로 정교하게 고증했다.
일본은 일찍이 중국과 서양의 선진 문명을 한자어로 ‘번역’해 받아들인 나라다. 19세기 중엽 서구어를 번역하기 전, 일본에는 그 말에 해당하는 현실이나 개념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번역 과정은 언어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문화·사상적 문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영어 단어 individual은 처음에 그 뜻을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것은 society가 뜻하는 넓은 인간관계가 일본에 없었고 따라서 표현할 말도 찾기 힘들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individual은 초기에 ‘혼자’ ‘일인’ ‘사람’ 등으로 번역되었다. 문제는 그런 평이한 말로는 individual의 사상적인 의미를 담아내기 부족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당시 지식인 번역자들은 ‘인민각개’나 ‘일신의 품행’ ‘독일개인’과 같은 한자어를 택했다. 이후 ‘일개인’으로 정착되는 듯하다 ‘일’이 떨어져나가, 1891년 무렵부터 ‘개인’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들 중 어느 한자어도 원어의 뜻에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번역자 임의로 정한 약속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일본의 오랜 전통으로 인해 ‘어려워 보이는 한자어에는 뭔가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믿고 그 말을 썼다.
이러한 현상을 저자는 ‘카세트(cassette, 보석상자) 효과’라 부른다. 사람들은 보석상자에 무엇이 들었는지 몰라도 그 자체에 이끌린다. ‘사회’나 ‘개인’과 같은 번역어 역시 낯설고 어려워 보였기에 오히려 동경의 대상이 되고, 손쉽게 쓰게 되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사회’나 ‘개인’ ‘근대’와 같은 신조어를 번역어로 쓰든, ‘자연’ ‘권리’ ‘자유’와 같이 기존에 쓰던 한자어에 새로운 뜻을 더하든 혼란과 모순이 생겨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이런 번역어는 일상적으로 쓰는 말과 동떨어져 있다. 또한 모호하기 때문에 이념 전파의 도구가 되기도 하고, 누가 어떤 맥락에서 쓰는가에 따라 동경 혹은 증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언어와 문화로 근대를 탐구하다
―한국 근대어 연구의 토대

저자는 단언한다. 한 번역어가 선택되고 살아남은 이유가, 그것이 의미상 가장 적절한 단어이기 때문은 아니라고. 분명한 건 ‘번역어다운’ 말이 정착한다는 점이다. 번역어는 모국어의 문맥 속으로 들어온, 다른 태생에 다른 뜻을 지닌 말이다. 일본어에서 음독(音讀)을 하는 한자어는 본래 이국 태생의 말이었다. 일본어는 이국 태생의 말의 이질적인 성격은 그대로 남긴 채로 고유의 말과 혼재시켜왔다. 근대 이후의 번역어에 두 자로 된 한자어가 많은 것도 이런 전통의 원칙을 자연스럽게 따른 것이다.
서로 다른 문화권이 만날 때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번역, 그 대상이 되는 언어와 번역어는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는다. 하나의 언어로 고정할 수 없으며 번역자의 의도가 개입되고 사회적으로 쓰이면서 새로운 의미를 낳는다.
저자는 번역에서 생기는 문제를 ‘문화적인 사건의 한 요소’로 보고 그것을 둘러싼 학문과 사상, 사회와 문화 체계를 살핀다. 일본의 근대를 정치·경제적 관점이 아니라 언어와 문화라는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했다는 의의가 있다.
『번역어의 성립』에서 다루는 개념어들은 한자문화권인 한국과 중국에서도 함께 쓰인다는 점에서 동아시아의 근대 언어라고 부를 수 있다. 19세기에 형성된 일본의 번역어가 이후 한국과 중국에 전파되면서 언어와 문화, 정치적 영역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다. 따라서 이 책은 동아시아 근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탐구서이자, 한국 근대어를 연구하는 데 유용한 토대가 될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책을 내면서

사회社會
society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번역법

society에 해당하는 일본어가 없었다
후쿠자와 유키치의 번역어 '인간교제'
'인간교제'의 전망
나카무라 마사나오의 다양한 번역어
'사社'나 '회會'에서 '사회'로
'사회'와 '세상'
뜻이 명확하지 않아 오히려 남용되는 번역어

개인個人
후쿠자와 유키치의 고군분투

이해하기 힘든 단어였던 individual
'혼자''인민각개'일신의 품행'
후쿠자와 유키치의 번역어 '사람'
평이한 단어를 쓴 번역의 어려움
벽에 부딪힌 후 후쿠자와 유키치의 좌절
'일개인'에서 '개인'으로

근대近代
지옥의 '근대', 동경의 '근대'

가치가 부여된 말
번역어 분석 방법
'근대'란 시대 구분인가?
표면적인 의미와 이면적인 의미
'근대'라는 번역어의 성립 과정
유행하는 번역어
남용에서 의미의 정착으로

미美
미시마 유키오의 트릭

번역어 '미'의 탄생 과정
'미'와 유사한 일본어
'문학과 자연'논쟁에서의 '미'
'몰이상沒理想' 논쟁에서의 '미'
모리 오가이의 언어관에 나타나는 문제점
미시마 유키오의 '미'에 숨겨진 트릭
번역어의 마술

연애戀愛
기타무라 도코쿠와 '연애'의 숙명

일본에는 '연애'가 없었다
서양의 '연애'와 일본의 '연'
'연애'라는 단어의 탄생 과정
'연애'의 유행
기타무라 도코쿠와 '연애'의 숙명

존재存在
존재한다, ある, いる

사전에 등장한 번역어 '존재'
와쓰지 데쓰로의 being 번역론
'~데아루(~이다)'는 번역을 통해 탄생했다
'존재'는 '존+재'가 아니다
'아루ある'와 '유有'는 같지 않다
'私はある(나는 있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일상어의 뜻을 버린 번역어

자연自然
번역어가 낳은 오해

혼재하는 두 가지 뜻
엇갈린 논쟁
nature와 '자연'의 의미 비교
'자연'은 명사가 아니었다
'자연'이 활발히 쓰인 세 분야
'자연도태'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도태'를 의미했다
의미의 혼재를 알아차리기는 어렵다
일본어 '자연'의 의미 변화

권리權利
권리의 '권', 권력의 '권'

right는 번역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후쿠자와 유키치의 '통의通義'라는 번역어
헵번의 번역어
'권權'과 right의 의미의 어긋남
'권'은 힘이었다
right는 힘이 아니다
regt를 '권'으로 번역하게 된 유래
니시 아마네의 용례에 나타나는 '권'의 모순
'민권'운동에서의 '권'

자유自由
야나기타 구니오의 반발

오해받기 쉬운 말 '자유'
'자유'는 부적절한 번역어였다
'자유'는 기피 대상이었다
부적절한 번역어가 왜 살아남았을까
'자유'를 받아들이는 방식

그, 그녀彼, 彼女
사물에서 사람으로, 그리고 연인으로


번역어 '그彼''그녀彼女'의 역사
he와 그'彼'는 다르다
불필요한 말이었던 '彼''彼女'
주어가 필요 없는 문장
다야마 가타이의 '彼'
'그彼'에 의한 '나私'의 창조

옮긴이의 말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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