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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작업실
예술가의 작업실
저자 : 박영택
출판사 : 휴먼아트
출판년 : 2012
ISBN : 9788958624530

책소개

예술가의 작업실을 통해 그들의 치열한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물질과 연장 그리고 작가의 영혼이 뒹구는 창조의 방 『예술가의 작업실』. 이 책은 미술평론가 박영택이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2명의 작업실을 방문하여, 그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섬세한 시각으로 되짚어 본 책이다. 1990년 금호미술관 큐레이터가 된 후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작가들의 작업실을 부지런치 찾아다닌 저자는 이 책에서 작가들마다 다루는 개성 강한 물질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작품이 어떤 것인지를 말하고, 아울러 작가들이 현재 현대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12명의 작업실 사진과 작품으로 다채롭게 구성했으며, 저자가 직접 그린 작업실 드로잉을 각 장의 마지막에 수록하여 한 작가가 생을 걸고 견뎌 내는 노동의 공간으로 안내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물질의 편애로 이룬 내밀한 창조의 방,
예술가의 작업실을 가다


《예술가의 작업실》은 미술평론가 박영택이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2명의 작업실을 방문하여, 그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섬세한 시각으로 되짚어 본 책이다.
박영택은 1990년 금호미술관 큐레이터가 된 후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작가들의 작업실을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숨어서 작업하는 작가들, 형편이 어려워 전시회를 열지 못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직접 찾아가지 않고는 볼 수 없었던 것이다. 20여 년 동안 그는 그 누구보다 작가들의 삶과 작품에 밀착하여 그 흔적과 상처를 보듬어 왔다. 작가와 작업실에 대한 첫 번째 기록을 2001년 《예술가로 산다는 것》으로 선보였고,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두 번째 기록 《예술가의 작업실》을 내놓았다.
박영택은 지금 이 순간 가장 눈에 띄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하여 그들이 다루는 물질과 연장, 그리고 매일매일 자기 자신이라는 가장 높은 벽에 대항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예술혼을 가까이서 들여다보았다. 《예술가의 작업실》은 그 기록을 담은 생생한 다큐이자, 예술가와 작업실을 둘러싼 내밀하고도 솔직한 이야기이다.

작업실의 몽상가들,
12가지의 풍경으로 만나다


“나는 작업실을 다닐 때마다 그들이 다루는 물질과 함께 손때가 반질거리는 연장 보기를 더없이 좋아한다. 그 연장들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오랜 시간을 함께했을 작가의 몸놀림, 노동의 흔적을 떠올려 본다. 그것들 역시 작품 못지않게 한 작가의 모든 것을 감지하고 이해하기 위한 통로이다. 더불어 작가의 감각과 사유의 내부로 비집고 들어가기 위한 불가피한 매개이다. 그래서인지 작가들의 작업실에 들어가면 그 물질과 함께 보낸 시간의 무게가 육중하다. 나는 작업실에서 한 작가가 생을 걸고 물질을 대하는 어떤 흔적을 보았다.”_본문 5쪽에서

박영택은 작가를 만나러 갈 때마다 정작 작품보다도 그 작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물질과 연장들이 눈부셨다고 한다. 작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작품과는 별개로 또 다른 빛을 내는 그것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고, 일종의 경건함 혹은 먹먹함 같은 걸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 방문한 작가들의 작업실을 떠올렸고, 작가들마다 다루는 독특한 물질과 연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 책에 소개되는 작가와 작업실은 가능한 한 다양한 물질과 재료를 다루고, 엄청난 작업량과 뛰어난 작품성을 지녔다고 생각되는 작가들과 그들의 공간이다.
그렇게 해서 파스텔의 민경숙, 아크릴 물감의 안창홍, 먹과 붓의 김호득, 수많은 드로잉 작업을 하는 이강일, 신문지에 볼펜과 연필로 선을 긋는 최병소, 고무판을 칼로 저미는 도병락, 유화 물감을 다루는 홍정희, 장지壯紙와 천연 안료로 전통채색화를 그리는 정종미, 철을 다루는 최기석, 대리석으로 일상의 사물을 재현하는 박용남, 못으로 그림을 그리는 유봉상, 사진 인화지 위에 무수한 칼질을 하는 조병왕의 작업실이 선택되었다.
박영택은 이 작업실 방문기를 통해 작가들마다 다루는 개성 강한 물질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작품이 어떤 것인지를 말하고, 아울러 이 작가들이 현재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공을 들인다. 책은 작가 12명의 작업실 사진과 작품으로 다채롭게 꾸며졌으며 저자가 직접 그린 작업실 드로잉이 각 장의 마지막에 배치되어 은근한 여운을 남긴다.

한 작가가 생을 걸고
지독한 노동의 시간을 견뎌 내는 곳


“작가들은 결국 제각각의 연장으로 어떤 물질을 주무르고 더듬고 매만지면서 모종의 경지로 육박해 나가는 존재들이다. 그 물질을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렇게 보여줄 수 없는 상태로 드러내는 이들이다. 그것은 인연이고 운명인 듯하다. 자신에게 맞는 물질을 가지고 끝까지 가보는 것이다. 누구는 물감을, 그 누구는 먹을, 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흙과 나무, 돌, 철을 한평생 다루면서 늙어 간다.”_본문 4쪽에서

책에 등장하는 12명의 작가는 각기 다른 재료와 연장으로 작품 세계를 만들어 간다. 민경숙(閔庚淑, 1964~ )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파스텔 조각으로 세상의 풍경과 사물을 그린다. 그는 일상이라는 평범한 시간과 공간 속에 담긴 경이로움을 파스텔로 환생시킨다. 안창홍(安昌鴻, 1953~ )은 아크릴 물감의 두툼한 살들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실 바닥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닭똥 같은 물감은 그가 작업실에서 얼마나 고된 노동을 했는지 가늠케 한다. 김호득(金浩得, 1950~ )은 먹과 붓을 통해 깊고 넓은 동양화의 세계를 그린다. 먹을 흠뻑 빨아들이고 내뱉기를 반복한 김호득의 붓들은 그의 작업실에서 기이한 빛을 낸다. 이강일(李康一, 1958~ )은 수채화 물감과 아크릴 물감을 두루 다루며 엄청난 양의 드로잉을 보여준다. 컨테이너 박스 같은 작은 방에서 하루 종일 신문지 위에 볼펜을 그어 대는 최병소(崔秉昭, 1943~ ). 그는 그러한 작업을 통해 신문지를 까맣게 타버린 물질로 만들어 버린다. 도병락(都秉洛, 1958~ )은 타이어처럼 두껍고 단단한 검은 고무로 꽃을 피운다. 한국 화단에서 작업량이 가장 많기로 자타가 공인하는 일벌레 화가 홍정희(洪貞憙, 1945~ )는 두통이 일 정도로 기름 냄새와 유화 물감 냄새가 진동하는 작업실에서 색채 추상의 진경을 선보인다. 정종미(鄭鍾美, 1957~ )는 작업하기에 적합한 구조로 돌변한 아파트에서 직접 한지를 뜨고 천연 안료를 만들어 작품을 만들어 간다. 그는 작가인 동시에 장인이다. 최기석(崔起碩, 1962~ )은 철과 스테인리스강을 가열해 자르고 두드려서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일으켜 세운다. 박용남(朴勇男, 1963~ )의 작업실은 그야말로 돌 공장이다. 그는 여기서 대리석과 하루를 보내며 누구도 애써 조각하려 들지 않는 것을 깎고 다듬는다. 못작가 유봉상(劉奉相, 1959~ ). 그는 12만 개가 넘는 스테인리스 핀못으로 빛을 만들어 낸다. 그는 못을 사용해서 걸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빛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조병왕(趙炳王, 1969~ )은 단출한 작업실에서 사진 인화지 위에 칼질을 한다. 그의 작업은 이른바 ‘기하학적 칼 드로잉’이다.
저자 박영택은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시간과 노동의 무게를 작업실에서 보았다. 집과 작업실이라는 단조로운 동선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예술가는 작업실에서 늙어 간다. 그들은 하루 종일 ‘그 일’을 다만 한다. 한 영혼이 물질과 연장을 통해 또 다른 정신으로 태어나는 곳, 능수능란하게 연장을 다루며 지독한 노동을 감내한 흔적이 처연하게 드리워진 공간, 그곳이 다름 아닌 작업실이다.

작가의 삶을 오래 지켜보고
자세히 들여다본 평론가의 눈


박영택은 작가의 삶을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이다. 이 책은 단지 ‘유명한 작가의 멋진 작업실’을 몇 차례 방문하고서 그 순간적인 감흥으로 쓴 글이 아니라, 오랫동안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만큼 되새김한 후에 쓴 글이다.(민경숙, 홍정희, 김호득, 최병소, 이강일, 도병락, 정종미 등은 적어도 20년이 넘는 인연이다.) 그래서인지 큐레이터가 되고 난 후부터 ‘작가-평론가’의 관계로 만남을 이어온 그들은 고스란히 그 시간의 결을 간직하고 있다. 글 곳곳에서 작가와 함께 동행해 온 평론가의 우직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한 작가의 작업실을 일정한 시간을 단위로 반복해서 다니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작가들의 작품이 자연스레 바뀌고 그 변화의 추이를 평론가들은 따라가게 마련이다. 그렇게 달라져 가는 작업의 과정을 보지 않고서는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작가의 ‘생의 동선’과 함께 그에 비례하는 작업 변화의 양상을 따라가 보아야 한다.”_본문 40쪽에서

이 책은 결국 ‘예술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한다. 저자는 물질과 연장,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의 영혼이 뒹구는 작업실의 풍경을 통해서 결국 한 작가의 작품 세계에 가 닿는 경로를 보여준다. 단지 매혹의 공간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공간에서 개개의 예술이 탄생하는 과정을 면밀하게 드러낸다. 작업실을 떠나지 못하고 자기 자신과 힘겨운 싸움을 하는 예술가들, 예술혼을 불태우는 작업실이라는 현장, 그리고 그 결과물인 작품에 대해서 나지막히 애정과 응원을 보낸다. 이 책은 다시 한 번 예술가의 치열한 삶 속으로 들어가 그 에너지에 흠뻑 젖어 나오는 경험을 안겨 줄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들어가며

방문 하나. 민경숙
파스텔 가루가 잔뜩 묻은 화가의 손

방문 둘. 안창홍
두툼한 물감의 살들

방문 셋. 김호득
먹과 모필이 이룬 신묘한 세계

방문 넷. 이강일
춤추는 듯 경쾌하고 유연한 붓질

방문 다섯. 최병소
신문지에 불펜과 연필로 선을 긋는 남자

방문 여섯. 도병락
검은 고무 속에서 피어나는 꽃들

방문 일곱. 홍정희
색채의 황홀한 개입

방문 여덟. 정종미
전통 회화에 깃든 장지와 안료의 정체

방문 아홉. 최기석
철의 피부에 새긴 뜨거운 시간

방문 열.박용남
누가 힘들게 그 무거운 돌을 쪼겠는가

방문 열하나 유봉상
수평을 꿈꾸는 수직의 못

방문 열둘. 조병왕
기하학적 칼 드로잉

나오며

작가 약력 소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