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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성과 자아의식 (전환기 사회와 철학)
근대성과 자아의식 (전환기 사회와 철학)
저자 : 차인석
출판사 : 아카넷
출판년 : 2016
ISBN : 9788957334997

책소개

이 책은 차인석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근대성과 자아의식’을 소재로 1990년대에 발표한 글 여섯 편을 엮은 것이다. 이 글들은 세기말의 시대와 사회를 진단하고 다가올 세기를 전망하면서 철학에 부여된 과제를 모색하는 내용을 주제로 삼는다. 이는 전환기의 문명이 처한 위기를 점검하는 일인 동시에 인류가 진보를 이루어가는 역사에서 사상가들이 담당한 사유와 행위의 모습과 그 의의를 설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국제철학인문학협의회 회장 등 국제적으로 다양한 학술 활동을 펴온 원로 철학자의 고민과 성찰이 담긴 이론적 탐구의 궤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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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근대성,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통과의례

‘근대성’은 중세와 르네상스 이후의 근대 시기와 연관된 이념, 양식 등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문명의 발달과 사회 구조의 분화 과정에서 성원들이 맞게 되는 개체화 그리고 신교도의 윤리와 시민계급의 인권 신장에서 비롯하는 인간의 자기해방에 대한 자각이 그 중추를 이룬다. 이 개체화와 자각이 달리 말해 ‘자아의식’이다. 지은이는 이 ‘근대성(과 자아의식)’을 유럽 사회가 발전해간 모습과 꼭 같은 길을 가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숙한 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모든 사회가 거쳐야 하는 하나의 “단계”로 인식한다. 이는 인류의 역사는 자기해방의 도정이라는 역사관에서 비롯하는 관점이기도 하다.

물질의 근대화와 의식의 역근대화에 놓인 한국 사회

그러면 한국 사회는 ‘근대성’을 이루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지은이는 부정적이다. 한마디로 비대칭적인 근대화가 한국 사회의 현재라고 진단한다. 고도의 산업화와 과학기술의 현저한 진보로 물질(생산력)에서는 근대화를 이루었지만, 의식(문화, 정치 등)에서는 오히려 퇴행을 가속하는 역근대화의 모순적 상황에 우리 사회가 놓여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역근대화의 대표적 사례로 지난 세기 후반의 권위주의 통치와 ‘복을 바라고 화를 면하려는[祈福除禍]’ 무속문화의 잔존을 꼽는다. 시민들의 정체성과 자아의식의 성장을 억제하고 봉쇄하는 정치와 깊은 사유의 매개 없이 ‘쾌락’을 원칙으로 삼는 기복제화의 문화가 우리 사회를 리비도의 단계에 머물게 했다는 것이다. 특히 후자는 감각의 만족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소비문화와 친연성을 나타내며 우리 사회의 문화적 특징을 “외래의 상품 숭배와 토속의 물신 숭배(의 결합)”으로 규정짓는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자아의 상실에 맞서는 철학의 도전

이러한 의식 영역에서 지체를 극복하고 근대성을 이루는 자아의식의 확립에 기여하는 일은 철학의 몫이다. 자아의 문제는 인간이 마주하는 자연과 사회를 인식하는 가운데서 제기되는 나에 대한 해명이며, 이것은 곧 철학의 과제가 된다. 17세기 시민 계층으로 하여금 중세의 주술과 마법에서 벗어나 인간을 발견하는 계몽의 기능을 한 근세의 경험론과 합리론, 인간이 주위 세계에 부여하는 의미(주체성)를 한껏 강조하면서 주체로서의 인간과 객체로서의 세계를 상호주관성으로 매개한 해석학,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의 자기소외를 지적하며 ‘업적’이 삶의 원칙이 되어 말살되는 자아의 현실을 경고하는 마르쿠제 등의 비판 이론 들이 그러한 과제를 수행한다. 지은이는 이처럼 인류 역사에서 자아의 위축 또는 상실에 맞선 철학의 도전을 책의 곳곳에서 소개하며 한국 사회에서 요청되는 철학의 모습을 그려나가도록 제언한다.

이 가운데 상대주의적 진리의 기준으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마르크스주의자들로부터 크게 비판받은 실용주의를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한 점이 눈에 띈다. 지은이는 실용주의 철학의 시조 격인 찰스 퍼스, 윌리엄 제임스, 존 듀이의 사상을 아펠(K. O. Apel), 로티(R. Rorty) 등의 해설을 곁들여 한 꼭지(「공동체적 탐구 논리와 진보적 사회사상」)에 걸쳐 상세히 소개한다. 즉, 미국의 철학으로 일컬어지는 실용주의 철학을 열려 있는 태도, 공동체의 중시, 이론과 실천의 통합으로 규정하면서, 통일된 유일한 이론의 존재를 의심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여러 구미 철학자들에게서 공통으로 제기된, 대화를 통해 합의에 도달하는 ‘진리의 합의설’이 선취된 학문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는 듀이의 ‘위대한 공동체 사상’을 바탕으로 “신자유주의의 대항마”로서 “개혁 자유주의 모델”을 내세운 지은이의 최근 주장(『우리 집의 세계화』)의 이론적 배경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새로운 인간학의 제시라는 또 다른 철학의 도전

지은이가 세기말에 내다본 한국 사회의 전망은 ‘사이버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것이었다. 과학과 기술의 진보가 이루어낸 사회의 변화는 ‘가상현실’의 모습으로 현재에 가장 크게 다가온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가상의 개인들’과 맺는 관계는 현실 공간에서 활동 또는 노동으로 관계 맺던 인간을 상정한 종래의 철학적 인간학을 넘어서는 또 다른 모색의 과제를 철학에 부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개체화하기보다는 원자화할 우려가 크며, 정보의 독점 등을 통해 구현되는 기술 지배를 경계해야 한다고 넌지시 경계한다.

지은이 차인석의 학문 여정은 “근대성을 위한 철학적 투쟁”(파트리스 베르메랑 파리대학 교수)이라고 규정되며, 그의 철학적 사유 과정과 보폭 넓은 활동은 “한국 사회의 근대성을 위한, 동시에 인류의 진정한 해방을 위한 잰걸음”(백종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책은 이러한 지은이의 학문적 지향점과 그것이 기대선 철학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빠져서는 안 될 책이다. 또한 구래의 전통문화를 뛰어넘고 미래의 기술문화를 대비하여 근대성과 자아의식의 확립을 21세기 한국 사회에 가져다줄 철학은 무엇일지 가늠하는 데 긴요한 책이다.

추천의 글

르네상스 이래 능동적 인간상이 탄생했고, 이어서 개인 스스로 신과의 관계를 정립한다는 신교도의 윤리와 시민계급의 인권사상이 신장하였다. 이로부터 인간의 자기해방을 향한 개인의 자아의식 곧 근대성의 확립은 철학의 중심 과제가 되었다.
“근대성은 사회 성원 다수가 사고와 행동의 책임 있는 주체라는 자아의식을 가질 때 시작된다.” 그리고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근대성의 단계를 거쳐야만 성숙한 사회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 이러한 개념 아래서 차인석 교수는 일생 이 “근대성을 위한 철학적 투쟁”을 해오고 있다. 그의 철학적 사유 과정은 한국 사회의 근대성을 위한, 동시에 인류의 진정한 해방을 향한 잰걸음이다. 이 책은 그의 보폭과 지향점을 보여준다.
백종현(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머리말



근대성을 향한 철학

1. 철학과 사회

2. 근세철학의 흐름

3. 근대성의 확립과 철학

4. 사이버 시대의 철학



탈전통 사회의 문화적 모순

1. 노동과 문화

2. 무속신앙과 시장경제

3. 기복제화의 감각주의와 사변의 부재

4. 합리성으로의 탈전통



한국의 현실과 자아의식의 확립

1. 근세철학과 인간 주체성

2. 근대성과 자아의식

3. 보편 원리로서의 합리성

4. 도구적 이성과 실천적 이성

5. 주체성과 사회의 상호주관성

6. 문명 비판으로서의 철학



삶의 양식으로서의 철학

1. 인간의 자기해방과 철학사의 내적 일관성

2. 과학과 기술: 인간의 존재 양식

3. 주체성의 도야



공동체적 탐구 논리와 진보적 사회사상

1. 절대성과 상대성을 넘어서

2. 인식의 사회성

3. 실용주의와 개혁 자유주의

4. 대화정치와 참여민주주의





기술적 합리성과 세계의 운명

1. 인간과 역사

2. 자본주의 이성의 비이성화

3. 기술적 진리와 일차원적 사유

4. 사회주의의 탈인격화

5. 경제의 근대화와 정치의 역근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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