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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사막
저자 : 르 클레지오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08
ISBN : 9788954606943

책소개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르 클레지오의 후기 대표작!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르 클레지오의 아름다운 소설『사막』. 광대한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사막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와 역사를 감각적으로 풀어내었다. 사막 민족의 후예인 소녀 랄라가 깨닫게 되는 사막의 숭고함과 자유로운 삶에 대한 자각을 그리고 있다. 랄라와 그녀의 조상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히면서 펼쳐진다.

'청색인간'으로 불렸던 사막의 용맹한 투사들의 후예인 랄라는 사막 변두리의 빈민촌에서 살지만 사막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소녀이다. 어느 날, 도시에서 온 나이 많은 남자가 돈을 내세워 랄라와의 결혼을 추진하자 그녀는 이를 피해 목동 하르타니와 사막 한복판으로 도피한다. 하지만 결국 하르타니는 떠나고, 랄라는 그의 아이를 임신한 채 차갑고 물질화된 프랑스의 도시로 보내진다. 그래도 그녀의 눈길은 언제나 고향 사막에 머무르는데….

이 소설은 대도시의 복잡하고 혼란스런 삶 속에 던져진 랄라가 삶을 헤쳐가는 모습과, 그녀의 조상인 사막 민족의 역사적 사건을 교차시키면서, 한 집단의 운명과 그 집단의 후예인 개인의 운명을 동시에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랄라를 통해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원시적 정신과 순수한 감수성을 지닌 채 살아가는 삶의 형태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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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아카데미 프랑세즈 그랑프리 상을 수상하였다. 르 클레지오의 데뷔작 〈조서〉가 현대문명의 난폭함과 현대인의 정신적 공황을 다룬 초기 대표작이라면,『사막』은 그러한 공황에서 벗어나 문명을 탈출하여 자연으로 회귀함으로써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과 원시의 힘을 발견하는 후기 대표작이다. 작가는 랄라가 자신의 문화적 유전자를 깨닫고 회복해가는 과정을 투명한 시적 언어로 들려준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르 클레지오의 대표작 『사막』출간!

2008년 10월, 스웨덴 한림원이 드디어 르 클레지오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했다. ‘받을 만한 작가가 받았다’라는 평가와 함께 세계인의 주목을 끈 르 클레지오. 그의 후기 대표작인 『사막』이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우연』과 함께 그의 가장 아름다운 소설 중 하나로도 꼽히는 이 작품 『사막』은 저 멀리 사하라 사막을 무대로 르 클레지오가 가지고 있는 문학적 재능을 가장 감각적이고 스케일 크게 그려낸, 그야말로 세기가 지나도 기억될 ‘명작’이다.

아름답고도 광활한 자연에 대한 신화적 서사시

20세기 초, 누르

서구 제국주의가 날로 강성해지던 20세기 초, 사하라 사막이 서구 군대에 점차 점령되면서 사막민족들은 끝없는 유랑길에 오른다. 몇 달, 몇 년을 이들은 안식처를 찾지 못한 채 사막을 떠돌다가 더위와 추위, 배고픔과 피로로 하나둘 쓰러져간다. 대족장 마 엘 아이닌은 사막의 동지들의 구원을 기대하지만, 이미 대부분 다 변절하여 서양과 손을 잡았거나 더이상 힘이 없는 무리들일 뿐이다. 무기 하나 변변하지 못한 사막의 전사들은 결국 대부분 서양 군대에 궤멸되고, 신비로운 능력의 성자였던 마 엘 아이닌마저 사막 한복판의 오두막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는다. 이 모든 이야기는 유랑민 소년 누르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그는 이 모든 비극적인 역사를 지켜보며 마 엘 아이닌의 임종에 함께 하고 뿔뿔이 흩어지는 자기 민족을 바라보며 사막에 홀로 남는다.

현대, 랄라

청색인간의 후예인 랄라는 자연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사막의 소녀이다. 사막 인근의 빈민촌에서 고모와 함께 살아가는 고아지만, 그녀는 사막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살갗을 태우는 태양, 숨 막히는 열기, 사정없이 얼굴을 때리는 모래바람, 붕붕거리며 날아드는 파리와 말벌, 맨발바닥을 찌르는 엉겅퀴, 영웅과도 같은 자태의 흰 갈매기, 그리고 끊임없이 모양이 바뀌는 모래언덕과 막막한 바다, 수평선, 이 모든 자연은 그녀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다. 랄라의 친구는 하르타니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지만, 자연의 아이들인 둘 사이에 인간의 언어는 필요 없다. 서로 마주보는 시선과 둘을 둘러싼 자연의 변화만으로도 둘은 충분한 교감을 이룬다.

그러던 어느 날, 큰 도시에서 나이 많은 남자가 찾아와 여러 가지 물건들로 현혹하며 랄라와 결혼을 추진하자, 랄라는 이를 피해 목동 하르타니를 찾아간다. 이들은 사막 한복판으로 도피하지만 결국 하르타니는 떠나고, 랄라는 하르타니의 아이를 가진 채 프랑스의 항구도시 마르세유로 간다.
이제 차갑고 물질화된 도시에서 랄라의 삶이 시작된다. 가난한 이주자인 랄라에게 도시의 삶은 황폐하기 이를 데 없다. 흐릿한 눈길의 남자들은 성숙한 소녀인 랄라를 음탕한 눈길로 좇고, 관리들은 고압적이다.
하지만 자연의 구석구석 작은 것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교감하던 랄라는 똑같은 예민함과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도시에서 버림받은 자들, 거지, 매춘부, 부랑자를 애정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한낱 삼류 호텔 청소부로 일하지만, 늘 사막의 태양을 갈구하는 그녀는 어느새 여느 도시인과는 다른, 감히 아무도 범접 못할 특별한 아름다움을 풍기게 된다.
어느 사진사가 우연히 그녀를 보고 그녀의 사진을 찍게 되면서 그녀는 유명 모델이 된다. 그리고 문명인들은 그녀의 또렷한 윤곽, 구릿빛 피부, 약간 냉소적인 미소, 그리고 그 예사롭지 않은 눈빛에 매료된다.

사막의 소녀 랄라가 도시인들에게 전파하는 힘, 그 영감은 어느 무도장에서 절정을 맞는다. 춤추는 사진을 찍으러 사진사와 함께 현란한 무도장에 간 랄라는, 영감에 이끌려 미친 듯이 춤을 추어 무도장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도취시킨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춤을 따라 하고, 그녀는 분출의 절정에 이르러 쓰러진다.

그리고 랄라는 다시 사막으로 돌아온다. 부른 배를 안고. 그녀는 엄마가 그녀를 낳았을 때처럼, 사막 바닷가에서 홀로, 무화과나무의 굵은 가지에 매달려 아이를 낳는다. 청색인간의 후예가 탄생한 것이다.

르 클레지오의 문학적 탐구: 자연 속 자유로운 삶을 향한 시적 모험의 세계

랄라의 가치관은 언제나 자연에 있다. 그리고 고모에게 항상 엄마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는 등,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는다. 자연은 때로는 광폭하기도 하지만 인간은 그 속에서 적응하며 자연의 법칙에 순종한다. 이 소설의 중간 중간에 배치되어 있는 랄라의 조상 청색인간의 이야기는 바로 그런 삶을 제시하고 있다. 그들, 사막의 유랑민들은 사막을 떠돌며 그들의 생명력을 이어나간다. 황폐하고 광활한 곳에서 그들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지만 신을 찬양하고, 때로는 침입자에게 짓밟혀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언제나 다시 침묵하며 일어선다. 신을 경외하고 자연과 합일되는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신선하고도 숭고한 느낌을 선사한다.

프랑스인과 영국인 사이에 태어난 정통 유럽인인 르 클레지오가 유럽과 영미의 문명 - 흔히 우리가 더 발전했다고 믿어온 - 을 부정하고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아프리카, 자신이 선택해서 정착한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 다른 세계에 관심을 갖는 것이 일견 의외로 느껴지기도 한다. 스스로 “프랑스인인 동시에 아프리카인”이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내리는 르 클레지오는 서구인과 서구 세계를 동경해온 비서구인에게 역시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우리가 흔히 잊고 살던, 과연 존재하는지조차 망각하고 살던 ‘사막’이라는 공간. 그 공간을 서구 문명의 냉혹함과 대비하여 아름답게 그려내는 르 클레지오의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다보면 생에 대한 즐겁고 순수한 의지와 함께 사막 한복판에서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짙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는 느낌을 절실히 받을 것이다.

여행과 글쓰기: 감각적인 동시에 고요한 문장들

르 클레지오의 작품들은 지금-여기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 않다. 그의 눈길은 항상 저 먼 곳에 머물러 있다. 그는 여행하는 작가이며, 여행지는 서구가 그동안 망각한 채 지냈던 제3세계인 아프리카, 중동,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지이다. 서구인들이 보기에 그러한 공간은 낯설고 비루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언어는 현대인에게 가슴 두근거리는 인류의 시원으로 데려가준다. 그가 그려내는 장소는 더이상 외면 받아왔던 장소가 아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이유 모를 막막함과 외로움, 스트레스가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겐 존재하지 않는다. 생에 대한 뼈저린 자각과 삶을 향한 강인한 의지만이 있을 뿐.

이렇듯 르 클레지오에게 여행은 글쓰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의 경험은 소설 속에 그대로 녹아나오고, 그의 소설은 흔히 여행지를 스쳐 지나간 후 쓰는 피상적인 여행기가 아닌, 그 장소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내면을 깊이 있게 다루는 소설로 승화된다. 그의 지향점은 언제나 서양 혹은 현대 물질문명에 대비되는 자연 그대로의 삶이며, 그는 그곳에 철저히 동화된다.

르 클레지오는 “글을 쓴다는 것은 단지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만은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일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그는 직접 세계를 여행하며 세상의 숨겨진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삶과 문화를 발견하고 글로써 그것을 표현한다. 그러면서 그의 작품은 감각적 이미지와 깊이 있는 문장들로 우리를 소설을 읽는 순수한 희열의 세계, 지금-여기를 벗어난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작가가 독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행복
노예들의 땅에서

작가 소개 및 작품 해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