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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놓을 용기: 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실전 평어 모험 (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실전 평어 모험)
말 놓을 용기: 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실전 평어 모험 (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실전 평어 모험)
저자 : 이성민
출판사 : 민음사
출판년 : 2023
ISBN : 9788937426186

책소개

“한국말에는 이제 반말과 존댓말이 있고,
또한 평어가 있다.”

평어는 한국어를 다른 것이 아닌, 바로 그 한국어로 극복한다. 한국어의 내부에서 한국어를 뛰어넘는다. -김진해(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여러분도 평어를 통해 새로운 우정을 경험하길 바란다.
-윤여경(그래픽디자이너, 디자인교육자)

나이와 경력에 따른 수많은 호칭과 직함이 존재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수직적 관계 구조를 타파하고 수평적 소통을 이뤄 보려는 숱한 시도들이 있어 왔다. 직함 대신 영어 이름을 부르는 기업 문화가 유행하고, ‘착한 반말’이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 언어로 활용되는 현상은 한국 사회에 수평적 소통을 향한 열망이 새싹이 되어 피어나고 있었음을 증명한다. 민음사에서 출간된 철학자 이성민의 책 『말 놓을 용기: 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실전 평어 모험』은 한국 사회에 ‘평어’라는 또 하나의 튼튼한 새싹을 내어놓는다.

평어는 ‘이름 호칭+반말’의 형태를 갖춘 상호 존중의 언어다. 저자 이성민이 ‘디학’(을지로 소재의 디자인 대안 학교)에서 처음 시도했던 평어 사용은 여러 학습 공동체, 기업, 학교, 매체 등의 관심 속에서 점차 바깥으로 퍼져 나갔다. 민음사는 잡지 《릿터》를 경유한 ‘회사에서 평어 쓰기’를 지속해 나가고 있으며,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김진해 교수는 ‘강의실에서 평어 쓰기’를 시도해 ‘스브스뉴스’ 등 매체에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인터뷰 미디어 「요즘 것들의 사생활」의 이혜민 디렉터는 삶 자체에 집중하는 인터뷰를 위해 ‘평어로 인터뷰하기’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여러 독서 모임, 학습 공동체 등에서 평어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세공되고 개발되며 구체적인 현재를 갖게 되었다.

평어의 탄생과 실천, 그리고 평어가 가져다줄 새로운 미래에 대한 고찰을 담은 『말 놓을 용기』는 한국말의 현재에 깃든 근본적인 결핍을 마주하게 하는 진단서이자, 한국말의 다음 단계를 가늠해 볼 수 있게 하는 훌륭한 안내서다. 평어가 회사, 학교, 매체, 모임 등 다양한 현장에서 시도될수록 ‘한국말의 다음 단계’는 뚜렷한 형상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회사에서 평어로 대화하는 장면 속에 놓여 볼 수도,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상대와 이름을 부르고 눈을 맞추며 소통해 볼 수도, 평어로부터 피어날 새로운 농담을 주고받아 볼 수도, 그리고 평어로부터 개발된 은유를 갖춘 문학을 쓰거나 읽어 볼 수도 있다. 이렇듯 제힘으로 만들어 낸 언어와 사회의 미래는 더욱 정답고도 풍성할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문화라는 착각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한국인이라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서로 나이를 공유하고, 그에 걸맞는 호칭을 정리한 뒤, 마땅한 예절을 갖추어 대화를 나누는 풍경이 무척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성인이 된 이후 회사, 학교, 소모임 등에서 벌어지는 만남의 현장에서 비슷한 상황을 숱하게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런 풍경을 두고 ‘한국 문화’라고 일컫는 명명 역시 결코 낯설지 않다. 철학자 이성민은 우리에게 익숙한 강고한 수직적 문화에서는 문화적인 근거보다는 오히려 문화적인 결핍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가족 바깥의 관계에서도 한두 살 나이를 민감하게 따지며 호칭을 나누게 만드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정확한 문화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외려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더욱 명확해지는데, “그것은 역시 친구나 동료다.” 한두 살 나이 차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어린 시절의 또래 관계 속에서 우리는 보다 자연스럽고 유연했으며, 그래서 자유로웠다. 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을 이 또래 관계가 성인이 된 이후 소멸해 버리는 이유는,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라 ‘문화’라는 벽 앞에서 시도되지 못했던 탓이다. 어릴 적 또래 관계에서 누렸던 오래되고 익숙한 자연스러움을 회복하기 위해 이성민은 평어라는 이름의 용기를 낸다.

평어란 무엇인가
그리하여 ‘이름 호칭+반말’이라는 형태의 평어가 탄생하였다. 반말과 달리 평어는 어느 한쪽만 사용하는 말이 아니라, 정의상 서로 사용하는 말이다. 손윗사람은 반말을, 손아랫사람은 존댓말을 사용하듯 “너는 존댓말을 써, 나는 평어를 쓰겠어.”라고 제안하는 문장은 성립이 불가능하다. 다음으로, 반말과는 달리 평어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말이다. 아직 그 역사가 짧은 만큼, 사용자의 손에서 더욱 활발히 개발되어야 하는 언어다. 또한, 평어는 함께 공동의 목표를 추구해 나가는 공동체에 잘 어울리는 언어다. 이성민은 전쟁과 같이 적대적인 상황에서는 초면인 당사자들이 서로 대뜸 반말을 한다고 해도 누구도 어색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수평적인 대화가 가능한 우호적인 상황에는 무엇이 있을지 골몰했다. 강렬하되 적대적인 상황인 ‘전쟁’ 대신, 강렬하되 우호적인 상황에 어울리는 무엇. 이성민은 그것을 ‘모험’이라고 정의 내린다. 우리는 함께 모험을 할 때에 서로 어색함 없이 평등하다. 공동의 학습 목표를 위해 토의하거나, 동일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관계, 그리고 같은 꿈을 꾸는 수많은 ‘함께’ 속에서 평어는 든든한 배가 되어 줄 것이다. “모험은 과정이 결과만큼이나 중요한 대표적 활동”(시인 강보원)이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함께 떠나는 평어 항해 중 순간순간 뜻밖의 즐거움을 마주할 수도 있다.

함께 만들어 가는 미래의 언어
평어의 미래는 사용자의 다양성만큼 다채롭다. 저자 이성민은 이 책을 통해 평어의 가능한 미래를 몇 가지 제시해 둔다. 경직된 수직 구조에서는 오가기가 어려웠던 ‘농담 자원’이나 ‘은유 자원’이 평어를 통해 더욱 활발히 개발될 수 있으며, 비즈니스 평어나 평어 축사, 평어 연설, 새로운 평어 표현 등 상황에 따른 평어 소통 방식이 더욱 구체화될 수도 있다. 『말 놓을 용기』를 통해 이성민이 그러하였듯, 평어 경험자들은 저마다 다른 평어의 현재와 미래를 제시한다. 소설가의 손에서 평어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평어를 쓰는 소설”에 대한 꿈을 품기도 하고(소설가 임선우), 미디어 디렉터의 손에서 평어는 “나이와 경력을 넘어 삶 자체에 집중하는” 언어가 되기도 하며(「요즘 것들의 사생활」 이혜민 디렉터) 직장 동료들과 평어 사용을 경험한 회사원의 손에서는 “회사 동료들과 업무 밖 영역을 상의할 수 있는 창구”이자 “내가 원하는 바를 더 정확히 말할 작은 자유”가 되기도 한다.(편집자 맹미선) 지금처럼 평어에서 미래를 발견한 공동체가 하나둘 쌓여 간다면, 언젠가 그것을 하나의 사회라 부를 수도 있겠다. 평어로부터 가능해진 새로운 사회는 왠지 보다 정다울 것 같다. 고개를 꾸벅 숙이는 대신 서로 눈을 맞추고 손을 흔드는 평어 인사법처럼.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서문 11

평어와 또래 생각 19
우리는 수평적인 사회적 관계를 (얼마나) 원할까? 47
모험의 언어 75
평어와 세 개의 현실 95
기현, 안녕? 125
은유 충동 155

후기 171
추천의 글 177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