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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뒤샹
마르셀 뒤샹
저자 : 매슈 애프런
출판사 : 필라델피아미술관(현실문화연구)
출판년 : 2018
ISBN : 9780876332856

책소개

20세기의 위대한 예술가 마르셀 뒤샹에 대한
‘가장 쉽고 친절한 소개서’

마르셀 뒤샹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창의적인 작품을 통해 미술사에 거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이다. 그는 모던 아트의 역사에서 핵심 인물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실제로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 사이에서 뒤샹의 명성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뒤샹과 그의 유산에 대한 더욱 폭넓은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출간된 이 책 『마르셀 뒤샹』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뒤샹 컬렉션을 중심으로 작가의 작품 시기를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 설명한다. 제일 먼저 뒤샹의 초기 그림과 아방가르드에 경도되었던 시절을 소개한 뒤, 이후 회화를 버리고 레디메이드를 고안하게 된 경위를 따라간다. 그 다음 뒤샹의 또 다른 자아인 에로즈 셀라비의 등장과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광학 실험들, 그리고 생애 마지막의 20년에 걸쳐 몰두한 [에탕 도네](1946-1966)를 다룬다.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일반인에게 현대미술은 ‘난해함’ 그 자체로 인식된다. 미술 전문가에게도 현대미술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어느 순간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고, ‘오늘날 현대미술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마치 인생이 무엇인가라는 물음 같은 답하기도 쉽지 않지만 저마다 자기 식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아포리아(aporia)가 되어버렸다.

국내에서 마르셀 뒤샹은 피카소 같은 예술가에 비해 대중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미술이 탄생하는 데 있어 뒤샹의 역할은 피카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독보적이며, 그가 이룬 예술적 성취와 유산은 르네상스 이래 견줄 대상이 없을 정도이다. 바르토메우 마리(전 국립현대미술관장)는 뒤샹 이후의 현대미술이 ‘뒤샹에 대한 각주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이는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에는 뒤샹에 대한 이해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미술은 어렵기만 한 것인가?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현대미술의 면면만 봐서는 그렇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현대미술이 탄생하는 시점에 무슨 일이 있었으며, 예술가들이 어떤 작품들이 선보였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 인식은 바뀔 수 있다. (이미 그때 현대미술의 근간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생생하게 목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뒤샹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뒤샹은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관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뒤샹을 이해한다면 현대미술이 더는 어지럼증만 느끼게 하는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뒤늦었지만 이것이 우리가 뒤샹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르셀 뒤샹』은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뒤샹 사후 50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순회전의 도록으로 제작된 책이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은 뒤샹의 주요한 작품을 포함해 150여 점에 이르는 방대한 뒤샹 컬렉션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마르셀 뒤샹』은 한국과 일본, 호주 순회전의 일환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선보이는 전시 개막에 맞춰 도록으로 제작된 것이기는 하지만, 내용 구성은 그 어떤 단행본보다 더 충실하게 뒤샹의 삶과 예술을 잘 담아내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뒤샹의 작품 세계 전모를 볼 수 있는 이 전시는 현대미술을 즐기는 관객과 독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뒤샹의 주요 작품을 포함해 166개의 도판이 수록된 이 책에는 뒤샹 예술 전문가들이 대중적 눈높이에 맞춰 집필한 다양한 형태의 글을 포함해 뒤샹의 글, 그리고 그의 생생한 육성이 남긴 인터뷰 및 두 편의 강연 원고 「창조적 행위」(1957)와 「’레디메이드‘에 관하여」(1961)가 담겨 있다.

궁극의 아방가르드 예술가, 신화는 계속된다

수많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이 명멸하던 20세기 초반에 뒤샹은 그중에서도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아방가르드 예술가로서의 뒤샹의 신화는 흔히 1917년에 남성 소변기에 서명을 덧붙여 전시에 출품한 「샘」이라는 작품과 더불어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엄청난 논란과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지만 오늘날 미술 교과서에 소개될 만큼 현대미술의 교과서적인 이 작품은 서양 미술을 뒤샹 이전과 뒤샹 이후로 분명하게 가를 만큼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논란의 핵심은 과연 이것을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오늘날 비엔날레를 비롯한 현대미술의 현장에서 일반인이 흔히 되묻게 되는 현대미술의 경험과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레디메이드(기성품)’라는 개념이 현대미술에 도입되는 국면이었다(뒤샹의 최초의 레디메이드는 이보다 이른 1913에 제작된 「자전거 바퀴」였다).

『마르셀 뒤샹』은 레디메이드라는 기존의 고답적인 예술을 어떻게 전복했는지를 에피소드를 곁들여 자세히 다루고 있다(본문 64~65쪽 및 152~156쪽 ‘레디메이드’ 참조). 뿐만 아니라 1919년에 소개된 「L.H.O.O.Q.」를 비롯해, 1923년 최종적으로 미완성작으로 선언한, 「그녀의 독신남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 조차도」(흔히 「큰 유리」로 알려져 있음), 그리고 에로티시즘과 비의(秘義)로 가득 찬 「에탕 도네」(본문 127~1948쪽)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현대미술의 기념비적인 신화로 자리 잡은 그의 아방가르드 작품들을 자세하고 분석하고 있다.

뒤샹의 신화는 그의 생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진정한 신화는 사후인 1960년대 후반부터 개시된다. 뒤샹의 재발견과 더불어 만개한 개념미술이 그것이다. 개념미술은 오늘날의 현대미술을 있게 한 가장 중요한 자양분의 하나이다. 개념미술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누구든 현대미술의 개념적인 속성을 결코 건너뛸 수 없다. 뒤샹은 생전부터 수많은 논란을 야기하면서 기성의 미술 관념을 가장 급진적으로 전복시킨 진정한 아방가르드 예술가였다. 하지만 뒤샹은 결코 지난 시대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로 치부할 수 없다. 뒤샹은 개념적인 속성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많은 작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영감을 제공하는 작가인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예술적’이지 않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뒤샹은 평생에 걸쳐 자신의 삶과 예술을 ‘자유’와 ‘창의성’을 위해 바쳤다. 그는 이것을 위해서라면 국적이든 무엇이든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이것들을 가로막는 동료들의 미학이든 무엇이든 가장 급진적인 방식으로 전복하고자 했다. 뒤샹이 1915년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나는 명성과 부를 좇기 위해 예술가의 삶을 사는 것은 아니네”라고 한 말은 그의 삶과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본문 52쪽). 뒤샹은 이미 1912년에 당시 가장 급진적인 모임이 주최하는 전시에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No.2)」를 출품했지만 결국 거부되고 만 것을 보고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본문 35~36쪽). ‘작가가 손수 만든 것’만을 중시하는 기존의 예술 관념이 존속하는 한 기계와 산업제품, 대중매체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계에 의한 새로운 감수성, 새로운 미학은 설 자리가 없게 된다(본문 43쪽, 63쪽, 65쪽, 152~156쪽).

뒤샹은 「자전거 바퀴」를 제작할 시기에 이미 자신의 노트에 “‘예술적’이지 않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는다(본문 65쪽). 전통적 의미의 예술적 기술이나 미에 순응하지 않고 예술작품의 위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그의 의도를 잘 드러내고 있다. 레디메이드는 전통적인 미학에서 볼 때 분명 예술적이지 않은 것이었다. 이후 보다 급진적인 제스처를 선보이는 「샘」이나 「큰 유리」, 심지어 마지막 작품인 「에땅 도네」에 이르기까지 자유와 창의성을 추구하는 뒤샹의 태도는 일관된 것이었다. 그것이 당시의 눈으로는 아무리 비예술적인 것으로 보였을지라도.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서문 / 티모시 럽
인사말/ 바르토메우 마리
뒤샹을 다시, 새로이 맞으며 / 이지회

들어가는 글 / 매슈 애프런

뒤샹의 핵심 / 매슈 애프런
화가의 삶
‘‘예술적’이지 않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에로즈 셀라비
우리 욕망의 여인

핵심 용어
레디메이드 / 마이클 R. 테일러
정밀 광학 / 알렉산더 카우프만
회화적 유명론 / 존 빅
인프라신 / 세실 드브레이

인터뷰와 강연
제임스 존슨 스위니가 엮은 뒤샹의 말(1946)
제임스 존슨 스위니와의 인터뷰(1955)
창조적 행위(1957)
‘레디메이드’에 관하여(1961)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